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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잘게 쪼개 쾌속 의사결정 … 직원이 주인 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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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모리 명예회장이 직접 써준 교세라 사훈 경천애인(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라).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한국 기업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에게 “한국 기업들의 강점과 약점을 짚어달라”고 묻자 “많이 알지 못해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한국의 경우 ‘재벌 기업’이 국가를 이끌고 나간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고 했다. 교세라도 세라믹·태양광·전자제품 등 다양한 산업에 촉수를 뻗고 있다. 한국식 그룹 시스템이다.

글로벌 혁신 기업인, 미래 50년을 말하다 <2> 이나모리 교세라 명예회장
이나모리의 100년 기업 조언
아메바처럼 소조직화해 권한 분배
현장 직원까지 사업계획에 참여
일본 600여 개 기업서 도입 실천

 하지만 ‘이나모리 경영법’엔 다른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아메바(Amoeba) 경영’이다. 이나모리 회장은 “조직을 단세포 동물인 아메바처럼 작은 소집단으로 나눈다”며 “각 아메바 지도자가 중심이 돼 업무 계획을 세우고 조직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목표를 달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장 직원이 주인이 되는 ‘전원 참가 경영’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끊임없이 분화(分化)해 새로운 생명을 얻는 특성처럼 ‘아메바 체제’는 ‘미래형 조직’이다. 갈수록 권한이 분산되고 업무가 전문화되는 조류에 맞춰 쾌속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선 600여 개 기업이 도입해 실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시작되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지난해 5월 이와 유사한 ‘셀(Cell) 조직’을 도입했다. 6개월 넘게 걸리던 신규 서비스 출시를 한 달 반으로 줄이는 효과를 봤다. 금융업을 하는 메리츠화재도 조직을 쪼개 채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 7월엔 이나모리 회장이 빚더미 일본항공(JAL)의 구조조정을 맡아 회생시킨 과정을 담은 『1155일간의 투쟁』이란 책을 임직원에게 배포하기도 했다.

 이나모리 회장의 ‘아메바 경영’과 직원 중심의 ‘필로소피 경영’은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는 다른 국내 기업에도 시사점이 크다. 포스코경영연구소 천성현 수석연구원은 “국내 기업은 조직 규모의 적정성을 제대로 알지 못해 막연히 일이 많아지면 사람·부서를 늘린다”며 “독립 채산이 가능해지면 개별 직원이 자신의 수익성을 파악할 수 있어 관료주의 병폐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인간 위주 경영법에 대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 교수는 “직원 훈련·교육 등은 비용처럼 보이지만 결국 내부 구성원 성장을 이끌면서 미래에도 살아남는 기업을 만드는 비결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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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찬(가톨릭대 경영학 교수) 세계중소기업협의회 회장은 “직원을 도구화하면 실패한다는 깨달음이 최근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한 반성”이라며 “사람(직원)을 통해 사람(소비자)을 만족시키려는 시도가 있어야 창의성이 담긴 제품이 나온다”고 말했다. 근는 "특히 미국식 경영학은 수익이 회사 외부의 산업구조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기에 내부 직원은 원가 절감의 대상으로 여길 때가 많다”고 말했다.

 ‘조직행동론·리더십’에서 세계 최고의 석학으로 꼽히는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의 제프리 페퍼(69) 교수는 “무능한 종업원도 춤추게 하라”며 구성원 존중의 경영법을 강조했다. 페퍼 교수는 저서 『지혜 경영』에서 이나모리 회장의 ‘필로소피 경영’과 비슷한 직원·공동체 중심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김현기 연구위원은 “낙오자·갈등을 부르는 ‘개인 차등’의 성과주의 대신 팀워크·협업을 이끄는 방식으로 경영이 진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식 필로소피 경영’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부산엔 동신유압이란 사출성형기 업체가 있다. 이 회사 김병구(48) 대표는 ‘거리 경영’을 모토로 내걸었다. 직원들에게 ‘웃을거리·즐길거리·희망거리’를 주려 노력했더니 매출이 4년 만에 두 배가 됐다. 김기찬 회장은 “한국인 특유의 ‘흥’과 ‘꿈’을 접목해 미래 100년 기업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특유의 가치에 직원 중심, 협업 정신을 살린 ‘K 경영학’(코리아 경영학) 개척에 미래 먹거리가 달려 있다.

김준술·임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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