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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 관계없이 모든 학생에게 ‘소프트웨어 DNA’ 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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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상 성균관대 총장은 소프트웨어에 강한 대학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정 총장은 “인문학적 소양 위에 소프트웨어란 옷을 입히려 한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정규상(63) 성균관대 총장은 “모든 학생에게 소프트웨어 유전자(DNA)를 심어주겠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이 대학에 들어오는 모든 신입생은 전공과 관계 없이 소프트웨어를 필수 교과목으로 이수해야 한다. 인문·사회 등의 전공을 갖춘 4년제 일반대가 필수과목으로 소프트웨어를 넣은 것은 이례적이다. 정 총장은 24일 소프트웨어가 강한 대학을 목표로 하는 비전 선포식을 24일 한다.

[대학의 길, 총장이 답하다] 성균관대 정규상 총장


 -인문계 학생에게도 소프트웨어 교육이 필요한가.

 “물론이다. 주위를 보자. 요즘 모두가 제조업의 한계를 얘기하고 있다. 샤오미·알리바바 같은 중국 기업이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소프트웨어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소프트웨어 사회로 이미 진입했음을 실감한다. 인문계 학생들도 필수로 수강해야 하며 연계 전공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아예 전공할 수도 있다.”


내년 신입생부터 SW 필수과목 교육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해 무엇을 학생들에게 주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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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단순히 소프트웨어 교육을 교양 수준에서 하려는 게 아니다. 졸업생들을 미래 사회의 주역으로 키우려는 것이다. 10년 후 대한민국이 직면할 과제를 생각해보자.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의 과학기술과 무관하게 살 수 없는 게 우리의 미래다. 대학 역시 우리 사회의 도전 과제에서 피해나갈 수 없다고 본다.”

 -융·복합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인가.

 “그렇다. 인문계 학생들에게도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는 것은 사실 새로운 시도는 아니다. 지금까지 부분적으로 시행해왔던 제도를 확대해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모든 학생에게 기초 코딩 교육을 할 예정이다. 이런 교육을 통해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요한 사고 방식)을 갖추게 하겠다.”

 -많은 대학이 융합 교육을 강조한다.

 “대학은 이질적인 학문 단위의 전문가와 학생이 모여 있는 그 자체로 융합적인 존재다. 하지만 학문 간 장벽에 가로막혀 서로 융합하지 않으려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총장 취임 후 가장 신경 쓰고 있는 게 학문 간 화학적 융합이다. 인문계와 이공계 교수, 외부 전문가가 함께 모여 관심 주제에 대해 논의하고 새로운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융합의 장(성균PUSH포럼)을 운영하고 있다.”


SW특기생 매년 100명 선발, 100% 장학금

 -성균관대가 인문·사회 분야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대학의 모습이 좀 바뀌겠다.


 “전체 학생이 유학사상에 대한 공부를 한다. 유학(儒學)이 교시(校是·학교의 기본 교육 방침)다. 여기에 각종 첨단기술과 기초과학을 키우는 등 실사구시(實事求是)적인 학풍도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한다는 것은 인문학적 소양 위에 소프트웨어의 옷을 입히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특기자도 매년 100명씩 뽑겠다. 이들에게 100% 장학금을 주려 한다. 이 학생들은 소프트웨어 학과뿐 아니라 이공계의 다양한 전공을 이수하게 된다. 그래서 미래 한국 사회의 필요한 인재로 키워내겠다.”

 -현재 한국의 대학 교육이 산업계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산업계와 대학 사이의 미스매치(mismatch·불일치)는 대학이 풀어야 할 오래된 숙제다. 최근 우리 대학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이슈다. 그동안 정부가 지원하는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LINC)에 선정되는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아직 산업현장의 수요와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성대 엔터프라이즈(SKKU Enterprise)를 설립할 계획이다.”


공대, 산업단지 있는 곳으로 이동 추진

 -대학 기업을 말하는 건가.


 “대학이 대학 안에 세우는 기업의 의미가 아니다. 대학이 대학 울타리를 벗어나 기업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물리적 융합으로 하겠다는 의미다. 대학이 보유한 다양한 연구 실적을 기술이전이나 특허등록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민간 회사를 말한다. 이를 위해 공대를 산업단지가 위치한 곳으로 물리적으로 이동시키려 한다. 이렇게 해서 기업, 스타트업(신생 창업벤처)과 함께 호흡하면서 대학이 보유한 기술과 특허를 산업화할 계획이다.”

 -총장의 전공이 법학인데 이공계 쪽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이공계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성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 10년간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에 등재된 논문 수가 282%(1568편에서 4427편) 증가했다. 그런 결과로 기초과학연구단(IBS)이 지원해주는 대형 센터 2개가 우리 대학에 있다. 여기에 산학협력 중심의 공학, 최근 융·복합 분야에서 각광 받고 있는 생명과학을 3대 축으로 학교를 키워보려 한다.”

 -우리나라 대학 중 세계 100위권에 드는 대학이 몇 개 없다.

 “교수 연구력을 기준으로 세계 50위 안에 들려 한다. 이를 위해선 앞으로 SCI 논문 수가 7000편 정도 돼야 한다. 단과대학별로 연구력을 키우는 프로젝트를 마련했고 우수한 교수를 스카우트할 수 있도록 단과대학장에게 권한도 줬다. 여기에 글로벌 명문대학의 교수와 학생, 교과목뿐 아니라 수업·학점도 공유하는 글로벌 전략도 마련했다.”


교수 연구력 기준 세계 50위 안 진입 목표

 -요즘 대학가의 관심은 단연 정부의 대입정원 감축인 것 같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입학정원 축소는 불가피하다. 수도권에 있는 대학도 여기서 피할 수 없다. 우리 대학도 2017년까지 전체 입학정원의 4%(141명)를 감축하기로 했다. 이를 기회로 연구중심대학으로 체질을 바꾸려 한다.”

 -취임한 지 9개월 됐다. 어떤 학생을 키우고 싶은가.

 “원래 성균(成均)이란 의미가 아직 성숙하지 못한 인재를 성취시키고 고르지 못한 풍속을 가지런히 한다는 데 있다. 한마디로 수기치인(修己治人·스스로 수양하고 세상을 다스린다)이다. 스스로의 능력을 키워 인류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글로벌한 인재를 길러내고 싶다.”

만난 사람=강홍준 사회1부장 kang.hongjun@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정규상 총장=1952년 경남 함양 출신. 농사짓는 총장이다. 서울 구파발 근처 텃밭에서 농작물을 직접 키우고 이웃들에게 나눠준다. 83년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며 전공 분야는 민사소송법이다. 89년부터 성균관대 법대 교수로 재직했다. 올해 1월 총장이 된 뒤엔 ‘진정(truly)’이란 말을 즐겨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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