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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연 “46년 만의 외도 ? 이 또한 연기를 위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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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연에게 임권택 감독과 부산영화제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은 아버지 같은 존재다. 그는 “젊은이들과 대화가 통하고, 끊임없는 호기심을 갖고 사는 두 분처럼 늙고 싶다”고 했다. [사진 전소윤(STUDIO 706)]

네 살 때 연기를 시작해 46년간 배우의 길을 걸어온 강수연(49). ‘씨받이’(1987년)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년)로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한국 여배우 최초로 월드스타 반열에 올랐다. 자신의 삶에 연기 외의 다른 계획은 없다던 그가 외도를 했다. 지난 7월 부산국제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에 선출되면서다. 이용관 집행위원장과 함께 영화제를 이끄는 그는 올해 20주년을 맞은 영화제의 막바지 준비에 여념이 없다. 잠시 짬을 내서 만난 그는 “이 또한 연기를 위한 길”이라고 했다.

공동 집행위원장 맡은 까닭은 …
영화제 자꾸 힘들어져 나선 것
자생력 갖추는 묘책 찾는 중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베테랑’명대사, 내 술자리 멘트
결혼은 몰라도 연애는 좀 했으면

 - 집행위원장 직을 수락한 이유는 뭔가.

 “몇 년 전부터 제안받았지만, 한 번도 내 일이라 생각하지 않았기에 고사했다. 하지만 올해 영화제가 힘들어지면서 내가 필요하다면 나서야겠다고 결심했다. 위기에 처한 영화제를 지키고, 돕는 것도 연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 지난해 세월호 사고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으로 부산시와 갈등을 빚고, 올해 국고 지원이 대폭 삭감되면서 영화제가 위기를 맞았다. 부산시와의 갈등은 봉합된 상태인가.

 “올해 영화제를 잘 치러내는 게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올해 갑자기 국고 지원이 삭감돼 상당히 힘들다. 하지만 영화계와 해외 유수의 영화제 관계자들이 자기 일처럼 나서줘 큰 도움이 됐다. 이젠 영화제가 독립적으로 힘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중국 등이 예술영화제를 시작하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 아시아 영화와 작가 발굴에 더욱 주력해, 부산영화제만의 색깔을 가져야 한다.”

 - 상영작에 대한 정치적 논란이 간혹 불거지는데 어떤 원칙이 있나.

 “우리 영화제는 자국 검열 때문에 빛을 못 보는 해외 영화를 상영하거나, 목숨을 위협받는 망명 작가를 초대해왔다. 상업적 논리나 정치적 상황, 법률적 잣대 때문에 영화를 가려서 상영한다면, 그 영화제가 무슨 의미가 있나. 어떤 소재든 완성도만 좋다면 상영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 부산 국제영화제와 관련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몇 년 전 영화제에 갔을 때 단편을 출품한 신인 감독이 ‘1회 때 선배님을 모셨던 자원봉사자였다’며 내 손을 꼭 잡았다.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그날 그 친구와 밤새 술을 마셨다.”

 강수연은 영화계의 대표 주당이다. 1200만 관객을 넘은 영화 ‘베테랑’에 나오는 대사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자존심을 뜻하는 속어)가 없냐’는 그가 술자리에서 자주 하는 말을 류승완 감독이 따온 것이다. 강수연은 “소주 두 병은 거뜬히 마신다”며 “얼마전 류 감독이 사례하고 싶다고 하길래 ‘소주로 합의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깡다구’ 있는 여배우란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사실 난 여린 여자다. 지금보다 훨씬 보수적인 사회에서 여자의 몸으로 4살 때부터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강하게 보여야 했다. 그리고 내가 한창 영화 하던 시대엔 여배우들의 캐릭터가 다 강했다. 영화 때문에 실제와는 다른 이미지가 씌워진 거다.”

 - 여성성을 드러내는 역을 맡지 못해 아쉽지는 않나.

 “앞으로 기회가 있겠지. 연륜과 깊이를 가진 연기자가 됐으면 좋겠다. 배우로서 최종 목표는 연기 잘하는 할머니가 되는 거다. 여든이 됐을 때 ‘집으로...’(2002년)의 할머니 같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내년엔 오랜만에 장편영화에 출연할 계획이다.”

 - 연기판에 일찍 들어온 걸 후회한 적은 없나.

 “내가 길거리 캐스팅의 원조다. 부모님이 반대해 영화 관계자들이 학교에서 날 납치해 촬영장에 데려가기도 했다. 서른 살까지는 후회를 많이 했다. 성장 과정에서 결핍된 게 있으니까. 하지만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잘 늙는 것에 대해 고민하기로 했다. 결혼까진 몰라도 연애는 좀 해야겠다.”(웃음)

 - 연기자로서 어떤 고민을 하나.

 “연기를 죽을 때까지 하겠다고 결심하고 영화에만 집중한 고2 때부터 늘 절벽 끝에 서있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이걸 제대로 못 해내면 다시 기회가 없을 것 같은 불안, 한 작품 끝내면 발가벗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부담 때문이다. 그건 할머니 배우가 돼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정현목·지용진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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