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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고무줄 잣대의 메르스 손실보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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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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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스더
사회부문 기자

정부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피해를 본 의료기관에 대해 추석 전까지 손실보상금 100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런데 지원 대상 선정 기준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메르스 환자가 거쳐갔거나 환자 치료를 담당했던 병원 일부가 지원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국립중앙의료원·서울대병원 등 메르스 확진자·의심환자 치료를 맡은 병원 45곳과 확진자가 나오거나 경유해 복지부가 명단을 공개했거나 폐쇄한 병원 88곳 등 의료기관 133곳을 이번 지원 대상에 포함시켰다. 그러면서 삼성서울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등은 보상 대상에서 제외했다. 복지부의 기준을 적용한다면 두 병원도 보상 대상에 들었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에선 확진자 90명이 나왔고 이로 인해 40여 일간 부분 폐쇄됐다. 확진자 44명의 치료를 맡기도 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141번 환자가 거쳐갔고, 142번 환자의 치료를 담당했다. 그런데 뚜렷한 이유 없이 빠졌다. 그런가 하면 메르스 1차 진원지가 된 평택성모병원은 이번에 11억원의 보상금을 받게 됐다.

 병원의 공과(功過)를 따진 끝에 그런 결론을 낸 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복지부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아직 진행 중이고, 손실보상 여부와 규모를 결정하는 위원회는 꾸려지지도 않은 상황이다. 보상금 지급 기준을 묻는 기자에게 복지부 관계자는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의심환자를 제때 보고하지 않은 문제로 강남구 보건소가 고발한 상태라 대상에서 제외했고, 강남세브란스병원은 메르스 사태 당시 142번 외엔 치료를 맡지 않겠다고 해 보상할 근거가 없다. 평택성모병원은 메르스 확산지이기는 하나 최선의 방역을 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병원들이 경영난을 호소해 일단 선(先)지급한 뒤 조만간 손실보상위원회를 꾸려 보상금 액수를 확정할 것이라 덧붙였다.

 메르스 보상금은 국고에서 나가는 돈이다. 그런 만큼 명확한 근거와 엄정한 기준에 따라 지급해야 한다. 비슷한 상황에 놓였어도 누구는 주고, 누구는 주지 않는 식의 두루뭉술한 잣대를 적용해선 곤란하다. 정부에 대한 불신만 쌓일 수 있다. 최근 병원가에선 ‘A병원은 메르스 환자가 스쳐가기만 했는데도 수억원을 지원받고, B병원은 손해가 막심한데도 한 푼도 못 받는다더라’는 뒷얘기가 무성하다.

 보상금을 주는 건 메르스 사태 때 정부 지침에 따라 ‘자기 할 일’을 하다 불의의 손해를 입은 병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잘한 병원을 치하하고 못한 병원을 벌주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병원의 잘잘못이 가려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보상금을 주면 나중에 또 다른 감염병이 찾아왔을 때 병원들의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이에스더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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