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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내가 잘했다면 세월호 아이들을 살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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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안
디지털 에디터

디지털 뉴스가 왜 중요한가.

 지난 21일 중앙일보 창간 50주년 기념 콘퍼런스에 참석한 마크 톰슨 뉴욕타임스 최고경영자(CEO), 토니 매덕스 CNN인터내셔널 총괄 부사장, 라주 나리세티 뉴스코프 전략담당 수석부사장 같은 미디어 거물들이 댄 이유만 해도 10가지가 넘는다.

 나는 디지털 뉴스를 생각하면 세월호 사고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심한 죄책감과 함께.

 세월호의 비극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어제(23일)도 마음 아픈 기사들이 잇따랐다.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소식도 그렇지만, 이 사고 때문에 지난해 10대 사망자 수가 예년보다 크게 늘었다는 통계가 또 한번 가슴을 아리게 한다.

 JTBC 사회2부에 근무하면서 세월호 사고 직후부터 특보 방송에 참여했던 나에게는 트라우마로 남은 몇 장면이 있다. 그중 하나는 단원고 학생 고 김시연양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디지털 기사다. 시연양의 전화에서는 “부디 한 명도 빠짐 없이 안전하게 (수학여행을) 갔다 올 수 있도록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아멘”이라고 기도하는 동영상이 나왔다. 침몰하는 배 안에서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아이들의 모습이다. 이와 함께 세월호 사고 기사를 캡처한 파일이 발견됐다. 아이들이 마지막까지 휴대전화로 뉴스를 검색하며 상황을 알아보려 했다는 증거다. 이 기사가 복사된 시각은 오전 9시59분. 침몰이 시작된 지 1시간 넘게 지났지만 아직 희망이 있었다는 얘기다. 기사 내용은 이렇다.

 “학생들은 배가 기울어지자 부모들에게 ‘배가 침수 중이다’며 전화를 걸고 있는 상태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지만 배가 20도가량 기울어진 상태로 물이 새어들어 오고 있어 구조가 시급한 상황이다.” 빨리 배에서 탈출해야 한다는 내용이 없다.

 선내 방송에서 “단원고 학생들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말라”고 지시하고 현장에 도착한 해경은 배 안에 들어가 학생을 구하지도, “빨리 배를 탈출하라”고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는 상황. 선장과 선원들은 저 살겠다고 아이들을 버리고 달아날 때, 우리라도 디지털 기사로 학생들에게 ‘무조건 밖으로 뛰어내리라’고 알려줬다면 어땠을까. 이 기사를 보는 순간 심한 자책이 밀려왔다.

 당시 나는 특보 방송을 위해 스튜디오와 보도국을 미친 듯이 뛰어다니면서도 아이들에게 모바일 뉴스를 통해 뭔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만약 거기에 생각이 미쳤다면 배가 기울 때 어떻게 해야 살 수 있는지 전문가에게 물어 디지털 기사를 아이들 휴대전화에 보내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몇 명이라도 부모 품에 돌아올 수 있지 않았을까.

 디지털 시대가 언론에 던지는 숙제는 많다. 클릭 수도 중요하고 수익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누군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을 때 그의 휴대전화로 찾아가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세월호 아이들에게 용서를 빌 수 있다.

강주안 디지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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