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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미디어 콘퍼런스]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 "모바일 분야 중국의 성장에 공포감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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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미디어네트워크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중앙 미디어 콘퍼런스`가 21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렸다.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김상선 기자]


"모바일 분야 중국의 성장에 공포감 느낀다."

김범수 다음 카카오 의장은 21일 중앙 50년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강연에서 중국의 모바일 분야가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우리보다 2년은 앞서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형적인 얼리 어답터인데, 어느날 문득 샤오미 체중계가, 밴드가 집에 들어차고 있는 것을 보며 놀랐다. 중국은 이미 모바일 앱만으로 모든 생활이 가능해졌으며 중국 회사들이 게임의 룰을 바꿔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날 마지막 세션 '뉴 미디어 시대의 개척자'의 두번째 연사로 나서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PC통신 유니텔 에서 카카오 택시의 성공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걸어온 길을 이야기하며, "새로운 세상의 새로운 신호(New Signal), 즉 조짐(兆朕)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을 만들어 누구에게 팔것인가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 누구를 참여시켜 어떻게 연결할까를 고민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래는 강연 전문.

안녕하십니까. 다음카카오 의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범수입니다.

오늘 저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란 주제로 얘기를 할 텐데요. 거창한 얘기가 아니라 제가 걸어온 경험을 통해서 여러분에게 어떤 실마리와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에 이 자리에 섰습니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있지 않을 뿐이다(The future is already here. It‘s just unevenly distributed)." 제가 좋아하는 말입니다. 이 말로 오늘의 강연을 시작하겠습니다. 미래의 어떤 조짐들은 항상 단절돼있지 않고 현실에 있기 마련이고, 그게 일시적 유예, 또는 미래에 널리 퍼질 사건으로 우리에게 포착될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처음 널리 퍼지지 않은 미래를 체감한 순간이 있습니다. 대학원 시절 후배 사무실에 우연히 놀러갔다가 접한 PC통신 화면이 이후의 내 운명을 결정하게 됩니다. 그동안 대학원에서 어떤 진로를 선택해야 할까 고민하던 저에게 이 단 하나의 페이지는 제가 몰랐던 또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멀리 있는 사람과 채팅을 하고 자료를 공유하고 하는 단순한 행위였지만 직감적으로 저는 앞으로 놀라운 세상이 펼쳐질 거라는 직감을 했고, 이 세계로 뛰어들것을 결심합니다. 그래서 그동안 준비했던 논문을 다 때려치우고 후배 사무실에서 3개월간 합숙하면서 인터넷 세계, 그당시 bbs라고 하는 PC통신의 세계에 빠지게 됩니다. 이후 PC통신과 관련된 논문을 쓴 후 삼성 SDS에 입사를 하게 됩니다. 단지 컴퓨터를 마음껏 다룰 수 있는 회사라는 이유 하나로 전격적인 선택을 한 것이죠. 그리고 또 운명처럼 삼성 SDS에서 PC통신 유니텔이라는 신사업을 하게 됩니다. 이것에 참여하게 되면서 제 운명의 길이 펼쳐져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고 당장 자원을 하게 되었고, 사업부에서 모든 역량을 펼쳐 영업·마케팅·개발에서 서비스 기획까지 배우고 익히면서 한단계 성장하게 됩니다.

그러던 찰나에 또 한번의 운명적인 큰 흐름의 널리 퍼지지 않은 미래와 만나게 됩니다. 당연히 지금은 널리 퍼져 있죠. 하지만 당시에는 www(월드와이드웹)이 불러온 작은 변화가 무엇을 의미할 지, 암시하는 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저는 그 선봉에 서 있었고, 인터넷이 펼쳐갈 놀라운 세계에 언제든지 뛰어들 준비가 돼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창업이 IMF 시기와 겹치는 바람에 주머니에 돈도 없었고 통장을 통통 털어도 마이너스 200만원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찰나에 이런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PC방을 하면 인터넷을 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입니다. 당시에는 회사를 하며 인터넷을 깔면 돈이 꽤 많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PC방을 하면서 모서리에 조그만 방을 하나 만들어서 플랜트를 준비했어요. 그런 시간을 잠깐 보내고 여러분들도 지금 아시는 어쩌면 세계 최초로 인터넷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한게임이 탄생하게 되고 온라인 게임이란 한 장르를 최초로 열게됩니다.

그리고 나서 이해진 의장이라는 파트너를 만나 네이버와 합병을 통해 지금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인터넷 기업의 넘버원이 되었죠. 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람 중 한명이었고 어느 정도 안정된 자리에 있으면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제가 회사에 밸루(가치)를 더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면 저는 전문적으로 배운 것도 없고, 상상하고 기획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훌쩍 미국으로 떠나게 됩니다. 당시에 '배는 항구에 머물 때 가장 안전하다. 그러나 그것이 배의 존재이유는 아니다'라는 거창한 출사표를 던졌죠.

그런데 미국에 가니 또 운명적으로 아이폰이 미국에서 출시됩니다. 저는 현장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직감적으로 새로운 미래가 펼쳐질 거라는 예감이 왔고, 그래서 NHN을 퇴사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새로운 미래를 꿈꾸기 시작합니다. 2년 정도는 한국에 스마트폰이 들어오지 않아 고전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2009년 9월 아이폰이 출시됩니다. 저와 동료들은 이미 10만개의 앱이 있는데 무엇을 만들까 고민을 했어요. 모바일 혁명이 무엇을 가져다 줄까. 생각하면 답은 커뮤니케이션이었습니다. 직원들이 그동안 해온 모든 프로젝트를 정리하고 커뮤니케이션으로 몰입을 하게 됩니다. 당시 직원은 20명이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도 아는 카카오톡이 탄생했고 전직원이 카카오톡에 매달렸죠. 다행히 여러가지 경쟁관계도 있었고 사연도 많았지만 승승장구를 했습니다.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하는 우상향 곡선의 그래프를 그리게 된 거죠. 그리고 방문자가 3900만명, 대한민국 스마트폰을 쓰는 유저 중에 92프로가 쓰고 있구요. 하루 메시지는 80억건입니다. 이 전까지는 메시지수가 하루 3억건 정도였는데 이게 엄청난 숫자로 늘었죠.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실행된 앱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니즈가 폭발했다는 반증이기도 하구요.

서비스는 성공을 거뒀고, 온국민이 사용하는 앱이 됐죠. 비즈니스의 기회를 만들어야 할 시기였습니다. 대부분의 비지니스는 무엇을 어떻게 팔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는데 저희들은 누구를 참여시키고 이들은 서로 어떻게 연결할까라는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연결의 프레임인데요. 첫번째가 이모티콘이었습니다. 이모티콘을 만들때 작가들에게 외주비를 주고 제작해서 우리가 팔면 간단했을 겁니다. 하지만 저희는 누구를 참여시키고 어떻게 연결할까라는 경영철학이 있었기 때문에 마켓을 만들면 정산과 파트너 찾고 하느라 훨씬 오래 걸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시작을 했다. 그리고 다행히 여기 참여한 작가들이 의미있는 수익을 만들어내면서 첫 비즈니스가 됐습니다. 하지만 그 규모가 크진 않았지요.

두번째 하이라이트입니다. 게임 개발사와 접촉했는데 우리랑 비즈니스를 하자고 하면 사람들이 '메신저에서 무슨 게임을 해'하면서 거절을 했어요. 큰 업체들에는 거절당하고 작은 업체들과 시작했습니다. 초창기에 다행히 여러분도 아시는 애니팡이라는 국민게임이 탄생하면서 대한민국, 전세계 모바일게임의 판도가 바뀌었습니다. 메신저에도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는 것이 전세계에 퍼지면서 엄청난 폭풍을 일으켰구요. 더불어 또 한가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것이 화가나 작가, 만화가 등의 창작자가 돈을 벌 수 있는 마켓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의미있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2년 간은 매출이 안났어요. 다행히 2년 동안 끊임없는 업데이트, 수정과 관심 속에서 다행히 누적 가입자 630만명, 작품 수 9500개, 월매출 40억원으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대되는 영역입니다. 다음카카오는 여러 연결을 통해서 디지털 콘텐트 창작자들과 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플랫폼을 만드는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전세계를 강타한 우버라는 게 있었죠. 모바일을 이용한 우버라는 회사의 등장으로 인해서 기존 운송사업이 파괴되는 혁신이 일어나게 됩니다. 전세계가 깜짝 놀랐고, 지금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디지털 콘텐트를 사용자들과 연결하며 수익을 내던 찰나에 오프라인 직업군과 연결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해보자는 생각을 했고, 그 첫번째 프로젝트가 카카오 택시입니다. 나중에 프로젝트를 진행한 팀장에게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요. 디지털 콘텐트만 다루던 사람들이 밖에 나가서 PC를 다뤄본 적 없는 택시기사분들과 얘기하면서 완전히 다른 세계를 살고 있는 사람들을 접하게 된 거죠. 힘든 프로젝트였지만 6개월만에 의미있는 성과를 냈습니다. 초장기 유저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놀라웠구요. 청각장애인이 카카오택시를 이용하는 상황, 유저뿐 아니라 택시 기사들도 다양한 메시지를 줬습니다. 도로에서 택시를 잡지 않고 호출하는 것도 또다른 미래라고 할 수 있겠지요. 매출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택시기사들도 만족하는 프레임이 짜져서 다행이고, 6개월만에 엄청난 성과를 거뒀습니다. 다음카카오는 이렇게 각 분야에 있는 다양한 직업군과 연결을 해서 새로운 가치를 더해 매출이나 편의성을 높이는 쪽에 많이 포커싱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저희 팀과 저는 5년 정도 달려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새로운 조짐들이 읽혀집니다. 리더는 조짐을 읽어야 하는데 그 조짐이란 배에 기스 즉 스크래치가 나 있는지를 체크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더라구요. 배에 스크래치가 나면 침몰하게 되니까요. 저는 3년 전부터 금융 부분에 관심이 있어 은행권과 신용카드 회사분들과 같이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이에 어떤 플레이트를 완성하는데 무려 2년이 걸렸습니다. 정말 먼저 시작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사이 중국에서는 알리페이, 텐페이 등 모바일 인터넷 은행이 허용되면서 저희보다 훨씬 빠른 속도록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미 우리보다 1년 이상 앞서고 있는 상황이구요

3년 전에 중국에서 지금 가장 성장하고 있는 회사의 최고경영층 20명이 저희 회사를 방문했습니다. 모바일이 가져다 줄 변화와 비즈니스 플랫폼에 대한 경험담을 듣기 위해 방문한 것입니다. 작년에 제가 중국을 다녀왔습니다. 이번에 가보니 중국이 우리보다 2년 정도 앞서 있는 것 같습니다. 무려 2년입니다. 중국에서는 지금 이 시장은 전 중국이 폭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마사지를 받는 플랫폼이라고 하면 우리는 마사지를 호출하고 연결해주는 것을 생각할텐데 중국은 차원이 다릅니다. 마사지와 관련된 산업 자체가 완전히 바뀌고 있습니다. 마사지사를 고용하고 퀄리티를 높이고 연결하고 피드백을 받아서 또 퀄리티를 높이고 이런 식의 과정이 전분야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의 거대자본이 들어가고 사람들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게 우리보다 2년이 앞서서 지나가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정말 아무것도 없이 앱만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생활체계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퀄리티도 높구요. 우리는 한참 더 가야할 길인 것 같습니다.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는 샤오미는 더 이상 말씀드릴 필요도 없구요. 제가 얼리 어댑터인데, 최근 어느날 문득 샤오미 체중계가 있고, 밴드가 있고 점점 중국제품, 샤오미가 우리 집안에 파고들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것이 일시적 유행일까요. 아니면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단초일까요.

게임의 룰이 바뀌고 있습니다. 샤오미가 만들어내는 제품들의 가격은 우리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가격대입니다. 샤오미는 공장도 없고 소프트개발자 몇 명이 만들어낸 회사라서인지, 하드웨어가 모바일 서버와 연결돼 만들어낼 다음 세계를 보고 있습니다. 이 후폭풍이 어떻게 될지는 예상이 안됩니다. 저는 어떤 조짐을 읽으면 항상 기회가 먼저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기회보다 공포감이 먼너 느껴지는 것은 처음입니다. 죽어라고 뛰고 있는데 차가 휙 지나가고 있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있으신가요. 엄청난 해일이 조만간 대한민국을 덮칠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방법을 찾아야겠지만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서 실마리나 아젠다를 던질 수 있으면 정말 좋겠지만 사실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열심히 상생해서 게임회사를 키웠더니 중국회사에서 그 회사들에 거대 자본을 투자해버렸습니다. 그 회사들과 해외로 나가려는 꿈은 한순간의 꿈이 되어버렸습니다. 오늘은 시간이 짧아 이 정도 아젠다로 제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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