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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미디어 콘퍼런스] '뉴스미디어와 그린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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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중앙50년 미디어 콘퍼런스 내일로 통하다`가 열렸다. 세션 3 에서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마이크 펄리스 포보스 미디어 사장, 크리스티 루 스타우트 CNN인터내셔널 앵커, 라주 나라세티 뉴스코르 전략 담당 부사장(오른쪽부터)가 뉴스미디어의 그린라이트의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사진 오종택 기자]


중앙 50년 미디어 컨퍼런스 행사장에 ‘그린 라이트’가 등장했다. 홍석현 중앙일보·JTBC 회장이 진행하고 마이크 펄리스 포브스 CEO, 라주 나리세티 뉴스코프 수석부사장, 크리스티 루 스타우트 CNN 앵커가 참여한 대담에서 JTBC 예능 프로그램 ‘마녀사냥’에서 인기를 끈 그린 라이트를 사용한 것이다. 홍 회장은 “미디어 홍수의 시대에 뉴스 미디어의 청신호를 어떻게 밝힐 수 있을지 논의해 보자”며 말문을 열었다. ‘전통 미디어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인가’라는 질문엔 3명의 패널 가운데 나리세티 부사장만, ‘퀄리티 저널리즘은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라는 명제엔 세 명 모두 그린 라이트를 켰다.

다음은 대담 요지.

홍 회장=많은 사람들이 전통 미디어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으로 얘기한다. 미래 전략이 뭔가.

나리세티=미디어의 미래를 논의하는 컨퍼런스에 가보면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컵에 물이 절반이 찼다는 사람이 있고, 컵에 물이 절반 밖에 없다는 사람이 있다. 나는 미디어 업계가 물을 다시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뉴스 수요가 지금처럼 많은 적이 없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 모두 종이신문 구독자가 줄었지만 디지털 독자가 그만큼 늘어 전체적으론 비슷하다. 종이신문은 상당 기간 남아있을 것이다. 뉴스코프의 여러 매체를 보면 60~80%까지의 매출이 아직도 종이신문에서 나온다. 신문사 편집국은 지금까지 ‘내일 아침 신문’이라는 초상화를 그리는 일을 했다. 이제 초상화가 아니라 24시간 영화를 찍는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그 24시간 중 어느 한 시점에 사진을 찍으면 그게 그냥 내일 신문이 돼야 한다. 우리는 언제 어디에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뭘 그만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고 자산과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페이스북은 이제 우리의 독자도 모자라 콘텐트까지 가져가려 한다. 이럴 때 언론사의 브랜드 가치가 중요하다. 같은 광고도 영향력 있는 매체에 실으면 그만큼 퀄리티가 높아지는 거다. 이렇게 우리는 페이스북, 애플 뉴스 등과 싸울 수 있다. 또 다른 매체와의 경쟁에 신경쓰기보다 독자의 시간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우리 쪽으로 가져올 수 있을까 생각해야 한다.

홍 회장=네이티브 광고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유의해야 할 점은 없나.

나리세티=네이티브 광고를 어떻게 광고라고 표시할 지에 대해서는 논의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기자직과 경영직을 다 해 본 입장에서 미다어 브랜드는 훌륭한 콘텐트를 어떻게 생산할 수 있을지만 생각해야 한다. 그런 (네이티브 광고에 대한 윤리적인) 논의를 하는 대신 명확한 기준을 확립한 뒤 그냥 마케팅을 해야 한다. 저널리즘과 네이티브 광고에 똑같은 정성을 들여야 한다. 요즘 특히 네이티브 광고를 의미있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애드 블록(광고 제거) 소프트웨어의 등장 때문이다. 훌륭한 네이티브 광고는 애드 블로커들을 향한 강력한 무기가 된다.

홍 회장=CNN은 오래된 브랜드다. 영향력이 여전한가? 시청자를 늘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스타우트=CNN은 200개국 이상에서 방송되고 있다. 우리가 시청자에게 다가간다기보다 그냥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CNN은 또 다양한 소셜미디어에 노출되고 있다. 어떤 스토리가 중요한지 알고, 뉴스메이커를 찾아가고, 시청자와 교류하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 최근 CNN이 주관한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토론 방송도 시청자들이 해시태그를 사용해 소셜미디어에서 토론을 하면서 봤다. 가장 활발하게 공유한 순간은 칼리 피오리나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에게 맹공을 퍼부은 순간이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과거 구글 행아웃을 통해 인터뷰하면서 실수로 파키스탄에서 드론을 운영하고 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홍 회장=소셜미디어는 부작용도 있을 것 같다.

스타우트=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대학에서 총기 사고가 났을 때 소셜미디어에 여러가지 소식이 돌아다니지만 결국 CNN은 뭐라고 보도했는지 확인해보자고 한다. CNN은 2℃라는 기후변화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다. 기후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사실에 근거한 논쟁을 하기 위한 콘텐트를 소개할 것이다.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의 사악함도 큰 문제다.

홍 회장=젠더(性)는 글로벌 뉴스룸에서 어떤 의미인가. 한국의 편집국은 과거엔 남성중심적이었는데 요즘은 여기자가 많이 늘었다. 야심있는 젊은 여기자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겠나.

스타우트=난민들과 함께 이동하며 취재하는 CNN 기자는 여기자다. ‘리딩 우먼’이라는 프로그램도 있다. 나는 골퍼 미셸 위, 출판사 CEO 애나 윈투어, 멜린다 게이츠 빌&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을 인터뷰했다. 내가 줄 수 있는 조언은 미친듯이 호기심을 갖고 항상 질문하라는 것이다. 또 자기 생각만 하지 말고 팀플레이를 해야 한다. 우리는 자매다. 우리끼리 지켜줘야 한다. 타이밍은 지금이다. 한국의 대통령은 여성이다. 여러분은 어머니, 할머니가 못한 걸 할 수 있다.

홍 회장=최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포브스는 수많은 기고자를 콘텐트 생산에 활용한다고 소개했다.

펄리스=미디어 시장은 더 이상 일방적인 선언이 아니라 양방향 소통이 됐다. 2010년 우리는 인터랙티브하고도 세련된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었다. 기고자는 전문가 가운데 글쓰기에 열정있는 사람들로 굉장히 신중하게 선택했다. 포브스닷컴의 1750명 기고자들은 자기 관심분야에서 하나의 커뮤니티를 만든다. 콘텐트의 퀄리티가 높아 인정받고 성공할 수 있었다. 또 우리는 네이티브 광고라는 말이 나오기 전부터 마케터들에게 사이트를 개방해 광고가 아니라 하나의 어젠다를 내놓는 형식의 참여를 유도했다.

홍 회장=1750명이나 참여하는 건 참 놀랍다. 경쟁자는 아니지만 허핑턴포스트도 기고자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기자와 기고자, 돈을 주고 생산하는 콘텐트와 자발적으로 생산하는 콘텐트를 비교해 달라.

펄리스=나는 소프트뱅크 캐피탈에서 허핑턴포스트와 함께 일한 적이 있다. 포브스가 블로거들에게 기고를 타진할 때 허핑턴포스트 모델을 참고했다. 기고자들의 실적에 따라 보상 프로그램도 있긴하다. 기자와 기고자 둘다 좋지만 그냥 좀 다르다고 생각한다.
홍 회장=같은 질문을 여러분 모두에게 드리겠다. 맞다고 생각하면 그린 라이트를 켜달라. 전통 미디어는 살아남겠지만 온라인 미디어의 등장으로 영향력이 쇠퇴할 것이다. 어떤가? (나리세티 부사장만 그린 라이트)

나리세티=쇠퇴한다기 보다 영향력이 줄어들 가능성에 대해 우려한다. 버즈피드 같은 스타트업은 매각하면 그만이다. WSJ는 120년이 넘었고, 앞으로도 세대를 넘어 존재할 것이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언론사들이 값진 콘텐트와 데이터 등을 페이스북 등에 줘버리려고 하는 점이다.

홍 회장=페이월(유료화)은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또 나리세티만 그린 라이트)
나리세티=음, 나만 자꾸 벗어나는 답변을 하는 것 같다(웃음). 페이월은 필요하지만 모든 문제에 대한 해법은 아니다. 언론사의 독자 데이터는 굉장히 가치가 있다. 구글 서치는 몇 초 뿐이다. 지나가는 독자, 뉴스레터 모델, 구독자를 넘어 요즘엔 멤버십 모델을 매력적이다.

홍 회장=퀄리티 저널리즘은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없으면 구현하기 어렵다? (세 명 모두 그린 라이트) 아, 드디어 모두 같은 의견인 답변이 나왔다.

스타우트=저널리스트로서 세계의 경영인들에게 ‘저널리즘을 싸게 팔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아까 박근혜 대통령은 ‘언론은 등대’라고 말했다. CNN 프리덤 프로젝트는 품격있는 탐사보도로 1000명 이상의 난민을 구해냈다. 이런 게 영향력이다. 퀄리티 저널리즘에 투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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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