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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미디어 콘퍼런스]싸이 "전문성 있고 성실하다면 차세대 뉴미디어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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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미디어네트워크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중앙 미디어 콘퍼런스`가 21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렸다. 가수 싸이(psy)가 `뉴미디어 시대의 개척자`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 김상선 기자]


행사장 안에 앉아있었던 100여명의 청중이 동시에 스마트폰을 꺼내 촬영을 시작했다. 이 중엔 마크 톰슨 뉴욕타임스 최고경영자(CEO), 얼 윌킨슨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사무총장 등 해외의 저명한 미디어 관계자 20여명도 포함됐다. 21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중앙 50주년 미디어 콘퍼런스’ 네 번째 세션에서 진행된 가수 ‘싸이(PSY)’의 강연 얘기다.

싸이는 “부끄럽게도 나는 ‘강남스타일’ 타이틀곡을 발매할 때 인터넷과 친한 사람이 아니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음반을 발매하던 날 회사 직원들이 ‘빅뱅’이나 ‘2NE1’을 좋아하는 해외 팬들이 혹시나 찾아볼 수 있으니 올리겠다고 해 그러라고 했는데, 그것이 유투브 조회수 ‘24억’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또 “돌이켜보니 아무런 의도 없이 평소 전문성과 자부심을 가지고 열심히 했던 일을 성실하게 한 것이 그런 우연과 행운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강연 요약.

성공이라고 하기가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 외람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제 성공이란 건 의도치 않게 사람들이 움직여서 현상 같이 일어나는 일이어서요. 제가 의도했다거나 계산해서 반응을 도출해낸 건 아닙니다. 저희 일이라는 게 주로 그런 성격이 많은 편입니다.

‘강남 스타일’이라는 한 곡의 댄스곡으로 이렇게 다양한 자리에서 후일담을 나누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막연하게 ‘두 쌍둥이 딸의 아버지가 오빠 소리를 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에 만든 노래가 이렇게 됐어요. 강남 스타일은 저의 6집 음반 타이틀곡이었습니다. 2012년 7월에 발매했구요. 여기 계신 한국 분들은 대부분 아시겠지만 늘상 하듯이 유쾌한 가사, 익숙하지만 처음 들어본 멜로디, 신나는 반주에 재밌는 춤, 다른 가수들과는 달리 쉽고 만만한 안무. 이정도를 가지고 데뷔 12년차를 맞이하면서 야심차게 내놓은 타이틀이었습니다.

창피한 얘기지만 저는 인터넷과 친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때만해도요. 이메일을 주고받는 정도랄까요? 받은 편지함에 메일 500개씩 있는 사람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앨범을 내던 날 회사 직원분들께서 뮤직비디오를 유투브에 올리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거기 왜 올려요?“라고 물었습니다. 답은 ”다른 나라 분들도 보실 수 있으니 올리겠다“고요. 그래서 저는 다시 ”다른 나라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아시냐“ ”나를 10년간 안봤으면 내가 하는 게 이해가 가시겠냐“고 되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대답이 ”해외 팬들 분 중에 저와 같은 회사 소속 가수인 ‘빅뱅’과 ‘2NE1’을 좋아하면 혹여나 볼 수 있으니 올리게만 해달라“고 해서 그러라고 했어요.

그 뒤로도 저는 늘상 하듯이 무대에서 땀흘리며 말춤을 추고 있었죠. 그런데 이상한 얘기들이 조금씩 들리더라구요. ‘외국 누군가가 트위터에다 저를 트윗했다’ 같은 얘기였습니다. 처음엔 무슨 뜻인지 몰랐었습니다. 그냥 ”잘됐네“라고만 해줬죠. 그때만 해도 뉴미디어의 파괴력이나 위력에 대한 인지가 적었던 상태였습니다.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항상 커다란 현상이 되는 일들은 의도 없이 하는 일이 많이 그렇게 되는 거 같습니다. 그 이후로 의도를 가지고 3년 째 하고 있기 때문에 만만치가 않습니다. (웃음)

날이 갈수록 이름을 들었을 때 깜짝 놀랄만한 해외 유명인들이 강남스타일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들여다보니 유투브 영상을 페이스북에서 공유할 수 있게 되며 순환이 되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일이 이렇게 계속 가면 커질수도 있겠다,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얘기를 들었습니다. CNN에 너가 나왔다. 제가 아는 CNN이 맞더라고요. ‘한국의 이상한 춤을 추는 사람의 비디오가 너무 웃기지 않느냐’는 주제로 뉴스에서 짧게 소개를 했다고 합니다.

깜짝 놀랐어요. 생일 전날은 설레고 생일 당일은 정신없고 다음날은 허무하잖아요. 정신없던 어느날 정신을 차려보니 강남 스타일 유투브에 마돈나가 나오고 계시더라고요. 그때 처음 정신을 차렸습니다. ‘아, 이게 대단한 일이구나.’ 그 후로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콘텐트가 중요하구나.’ 뉴미디어의 플랫폼은 진화하겠죠. 아마 새로운 게 계속 나올테고. 그렇지만 제가 뉴미디어로부터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자체를 의식하지 않고 뭔가 해보려고 노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뉴미디어의 선택을 받았던 세계 시장에서 저를 알렸던 모든 일들이 의도하지 않았던 일에서 비롯됐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강남스타일’이란 노래가 가수로서 저에게 대단한 기쁨을 줬지만, 노래와 안무를 만드는 사람으로서는 고통의 시작이었습니다. ‘얘랑은 달라야 한다’ ‘얘보다 잘돼야 한다’는 것 때문이겠죠. 말춤은 심각하게 고안해서 만들어낸 춤입니다. 안무팀과 몇날며칠을 머리를 맞댄 후 ‘이거야!’ 해서 나온 안무입니다.

강남스타일 후에 젠틀맨, 행오버라는 노래를 냈었습니다. ‘젠틀맨은 강남스타일만 못했다’ ‘행오버는 젠틀맨만 못했다’란 평가가 많습니다. 사실입니다. 사실은 앞으로 제가 내는 그 어떤 노래가 강남스타일보다 결과만 놓고 볼 때 더 나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강남스타일은 유투브 조회 수가 24억번입니다. 5000만의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이 생각도 안해봤던 수입니다. 다만 뉴미디어가 저를 선택했던 이유는 의도하지 않았고 애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저라는 전문직 종사자 자기가 평소에 하던 전문적인 일을 성실히 하던 과정에서 사람들에 의해 선택이 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의도하지 않고 애쓰지 않으려고 노력할 예정입니다.

저는 신곡이 나왔을 때 이 곡이 앞으로 뉴미디어와 어떻게 만나 어떻게 상호작용을 일으킬지 궁금합니다. 이 모든 것은 팬들이 정해주시는 거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 일을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겠죠. 하지만 의도하지 않고 본인이 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잘해낸다면 그 누구라도 뉴미디어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조혜경 기자 wisel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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