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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참혹함 연주하던 '시리아 피아노맨' 결국 유럽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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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째 내전이 계속되는 시리아에서 꿋꿋이 피아노를 연주해 세계에 감동을 준 '시리아 피아노맨'이 결국 난민이 되어 유럽으로 향했다. 무장 테러조직이 그의 피아노를 눈 앞에서 불태워버린 게 결정적 계기였다. AFP통신은 20일(현지시간) '시리아 피아노맨'으로 알려진 아이함 알-아흐마드(27)가 터키로 넘어가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아흐마드를 유명하게 만든 건 절망 속에서도 계속된 피아노 연주였다. 그는 지난해부터 시리아 야르무크의 거리에서 주민들의 처참한 현실을 알리는 노래와 연주를 해왔다. 그가 피아노를 치며 어린이들과 함께 부른 곡 '내 형제여, 야르무크는 당신을 그리워합니다'는 유튜브 등 동영상사이트에 공유되며 큰 반향을 불렀다.

정부군의 오랜 봉쇄로 야르무크에서는 수백 명이 굶거나 병들어 죽었다. 오랜 굶주림으로 20대 남성인 아흐마드의 몸무게도 45㎏에 불과했다. 먹을 게 전혀 없던 가족들은 고양이를 잡아먹었다. 시리아의 안타까운 현실은 아흐마드의 음악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희망을 노래했던 그에게 지난 4월 시련이 찾아왔다. 수니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인 알누스라 전선이 야르무크에서 교전하면서 주민들은 불안에 떨기 시작했다. 지난 4월 17일, 피아노를 안전한 곳에 두려고 트럭을 타고 이동하던 그는 테러조직의 검문에 걸렸다. 이들은 피아노를 눈 앞에서 불태워버렸다. 이슬람 원리주의를 신봉하는 두 조직에게 음악은 엄격히 금지된 항목이었다. 그는 "내 생일날, 친구 이상의 존재였던 피아노를 잃은 슬픔은 무척 컸다"고 말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난민의 길을 택한 그는 이달초 야르무크에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거쳐 터키 국경까지 갔다. 피란길은 1500km가 넘었다. 가는 곳곳에 사체가 널브러져 있었다. 그렇게 터키에서 두 번째로 큰 항구인 이즈미르항에 닿았다. 난민 70여 명과 그리스행 작은 배에 몸을 실었다. 밀입국 주선자에게 1인당 1250달러(146만원)를 내야했다. 험난했던 여정 끝에 그는 16일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닿았다. 그는 AFP에 "독일 베를린 거리에서 연주하고 싶다"며 "시리아 난민들의 감정과 고통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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