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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미디어 콘퍼런스] 마크 톰슨 "고품질 언론의 가치 지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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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일보.]


마크 톰슨(58) 뉴욕타임스(NYT) 최고경영자(CEO)는 21일 창립 50주년 기념 중앙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미디어 격변에 대응하는 모든 디지털 혁신은 언론의 본질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일”이라고 역설했다. 그가 말하는 근본적 가치는 “신뢰할 수 있고, 통찰력 있고, 상업적 이해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언론”이다.

첫 연설자로 나선 톰슨은 NYT는 디지털 시대에 맞게 경영 전략을 변화시켜왔다고 설명했다. NYT는 2011년에 온라인 기사 유료화 시스템을 도입해 약 4년 반만에 10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톰슨은 “많은 전문가가 유료화에 실패할 것이라고 예견했지만 보란듯이 성공했다. 유익하고 필요한 온라인 콘텐트에는 '비용 지불 의사'가 있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톰슨은 이어 NYT가 진행해온 디지털 혁신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해에 외부로 알려진 NYT의 내부 보고서인 ‘혁신 리포트’는 신문ㆍ인터넷 홈페이지ㆍ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 등의 다양한 뉴스 전달 매체에 최적화된 내용과 형식의 콘텐트를 차별화해 담을 것을 제안했다. 톰슨은 “리포트가 제시한 모든 개혁안을 충실히 따랐다”고 말했다.

연설 뒤의 인터뷰에서 톰슨은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변화를 회피하는 언론사는 회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 결국 본질적 가치를 지키기 힘들어진다. 따라서 디지털 혁신은 ‘좋은 언론’이 되기 위한 필수적인 작업이다”며 혁신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본질적 가치를 가진 언론사는 어떻게 다른가.
“그들에게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정확성과 전문성이 만드는 권위, 통찰력을 갖춘 편집력, 독창적인 콘텐트 창조력이다.”
디지털 혁신이 정말 언론 본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작업인가.
“언론사가 전통적 지위를 활용해 비싼 광고료를 받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새로이 시장에 등장한 다양한 광고 수단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변화에 대응하지 않고 그대로 머물러 있으면 매출 감소를 막을 수 없다. 경영을 지탱할 힘이 없으면 가치도 지킬 수 없다. 이는 냉엄한 현실이다.”
NYT는 온라인 콘텐트 유료화에 성공했지만 전세계의 많은 언론사들은 이를 도입하는 데 망설이고 있다. 유료화의 성공 조건은.
“마케팅 등 다른 요소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트 품질이다. 다른 것보다 싸거나 다른 것보다 질이 뛰어난 물건은 팔린다. 그게 시장의 법칙이다. 미디어 생산물이라고 해서 다를 게 없다. 게임ㆍ영화ㆍ음악 등의 분야에서 이미 입증됐고, 언론에서는 우리가 증명하지 않았나.”
한국의 미디어 시장에서는 몇몇 포털 사이트가 뉴스를 싸게 공급받아 광범위하게 전달한다. 포털의 시장 지배성 때문에 온라인 콘텐트가 제 값을 받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당신의 주장은 유효한가.
“차별화된 가치를 지닌 고급 콘텐트를 만들어 포털과 차별화해야 한다. 차 만드는 회사가 시장 상황이 안 좋다고 직원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면 차의 품질은 더 떨어지게 된다. 결국 망하는 지름길로 가는 것이다. 언론사라고 다를 것이 없다. 투자를 하지 않으면 좋은 생산물이 나오지 않는다.”
디지털 혁신의 필요성과 성공 가능성을 의심하는 언론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2000년대 후반 NYT에도 미래에 대한 비관이 팽배했다. 그 속에서도 우리는 뛰어난 콘텐트 생산을 위해 시간과 자원을 투입하면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개혁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그 결과 디지털 분야가 매출의 30%를 차지하면서 총 매출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5년 내에 디지털 분야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상언 기자 lee.sangeon@joongang.co.kr

◇주요 연설 내용
매일 약 1만4000부의 영어로 쓰여진 한국의 중앙데일리가 인터내셔널 뉴욕타임스와 함께 배포됩니다. 최근에는 중앙일보가 독자들에게 뉴욕타임스 기사의 일부를 정기적으로 번역해 게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어떤 협력 언론사보다 중앙데일리가 자랑스럽습니다.

오늘 우리는 중앙일보의 5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최근 164주년을 맞은 뉴욕타임스에 비하면 중앙일보는 아직 활력과 생기가 넘치는 젊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이를 막론하고 세계의 모든 언론사들은 공통의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언론 산업은 급속히 변하고 있고, 우리는 하는 일을 달리 생각해 볼 것과 실험과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일 것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기술, 새로운 사업 모델, 새로운 독자 취향에 대응해야 합니다. 저는 잠시 뒤에 뉴욕타임스는 이 도전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설명하겠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변화에 집중하면서 엄청나게 많은 시간과 자원을 보존해야 할 ‘그 무엇’에 쏟아부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신뢰할 수 있고, 통찰력 있고, 두려움 없는 언론이라는 위대한 비전에 대한 책무입니다. 정보의 생산과 유통이 보편화된 시대에 이것은 더욱 우리를 명확히 차별화하는 점이 됐습니다.

1896년 뉴욕타임스를 인수한 아돌프 옥스는 ‘정당이나 특정 분파, 이익 집단에 얽매이지 않고 두려움이나 편애 없이 공정하게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라고 말했습니다. 12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이는 우리가 핵심적으로 지향하는 것이고, 이를 지키는 데 필요한 바탕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의 사업 모델을 발전시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변화무쌍한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우리는 우선 전략과 사업 모델을 바꾸었습니다.

우리의 전략은 기본적으로 ‘크로스 플랫폼(cross-platformㆍ뉴스 전달 수단의 다각화)’입니다. 우리는 인쇄물, 퍼스널컴퓨터(PC), 태블릿 PC, 스마트폰이 공존하는 시대에 살고 있고, 머지 않아 다른 새로운 정보전달 수단이 등장할 것입니다. 독자 대부분은 이미 그중 두 가지 이상의 수단을 통해 뉴욕타임스를 읽습니다. 이러한 각 전달 수단에 가장 적합한 내용을 담는 것이 바로 크로스 플랫폼 전략입니다. 우리의 사업 모델은 매출 다변화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2012년 이미 광고보다 구독ㆍ판매가 매출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도 수익성이 뛰어나지만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종이 신문 사업과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디지털 사업의 조화가 필요합니다.

이제 디지털 부분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뉴욕타임스는 2011년에 디지털 유료화를 시작했고, 4년 반이 채 안된 지난 7월 후반에 1백만 명의 디지털 유료 독자를 확보했습니다. 이는 그 어떤 전세계의 언론사에서도 달성하지 못한 성과입니다. 새로운 독자를 확보하고 독자와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것은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도전 과제입니다. 그중 최우선은 우리의 웹사이트와 어플리케이션 더욱 발전시켜 우리의 독자들이 보다 충실하게 뉴욕타임스를 읽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제3의 디지털 플랫폼으로도 영역을 확대하는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페이스북의 ‘인스턴트 아티클스’, 애플이 최근에 시작한 뉴스앱(News App), 스타벅스의 어플리케이션과 제휴해 뉴스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이런 실험 정신은 뉴욕타임스뿐 아니라 다른 언론사들에게도 중요한 것이라 믿습니다.

지난해 외부로 유출돼 세상에 알려진 뉴욕타임스의 ‘혁신 리포트’는 매우 뛰어난 보고서입니다. 우리의 디지털 전환에 대한 솔직한 평가와 현명한 제안들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제안들을 충실히 따른 결과 더 좋은 조직으로 변신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편집국장 딘 베케이의 리더십에 따라 우리는 편집국에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3개의 팀(독자개발팀, 분석팀, 전략팀)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재능 있는 사람들을 모았습니다. 다른 사업 분야에 있는 내부 인재를 끌어오기도 했고, 허핑턴포스트나 벤처 회사에서 영입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진정한 ‘디지털 퍼스트’의 정신을 받아들였습니다. 베케이 편집국장은 종이신문의 마감 시간에 덜 구애받으며 디지털 콘텐트들을 생산할 수 있도록 편집국을 변화시키는 조치들을 취했습니다. 우리는 디지털, 그중에서도 특히 모바일 콘텐트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종이 신문 사업에 소홀한 것은 아닙니다. 지난 13일자 일요판의 경우 우리는 2인치(1인치는 2.5㎝)가 넘는 두께로 발행했습니다. 종이 신문 사업이 예전같지는 않지만 생명이 위태로운 단계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종이 신문은 그 고유한 가치를 인정하는 독자와 광고주에게 여전히 소중한 존재입니다.

디지털은 우리의 미래가 놓인 곳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디지털 콘텐트의 고품질을 보장해야 합니다. 우리는 가장 성공적이고 지속가능한 디지털 뉴스 생산의 모델을 만들었다고 믿습니다. 그 일은 독창적이고 권위있는 언론을 위한 최고 수준의 투자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아서 설즈버거 뉴욕타임스 회장은 최근 온라인 유료 독자가 1백만 명이 넘어서자 “그 어느 때보다 뉴욕타임스의 영역은 넓어졌고,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편집국 기자의 수를 줄인 적이 없습니다. 지난해 우리는 170개 이상의 나라에서 기사를 송고했습니다. 그중에는 40개의 분쟁 지역, 에볼라 감염 위험 지역도 포함돼 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기사의 질을 우선시합니다. 우리는 미디어 업체 중 가장 엄격한 품질 관리 프로세스를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들의 조합이 최고의 언론사를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는 격변 속에서도 지켜야 할 것은 지킵니다. 독자들이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이 소중히 여기는 ‘고품질 언론의 가치’가 바로 그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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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