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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톱! 불량 국감] 뚜껑 여니 싱거웠던 정무위, 민원 경쟁장 된 국토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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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23일로 국정감사 전반기 일정을 마무리한다. 후반기 국감은 추석 연휴 이후인 다음달 1~8일 열린다. 전반기만 살펴보면 ‘불량 상임위 지도(地圖)’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국회 정무위와 국토위·안행위 국감 풍경이 비판을 불렀다. 대신 전통적으로 ‘불량 국감장’으로 불렸던 환경노동위원회는 상임위 자체에서 실시한 ‘증인 실명제’ 이후 “정책 국감에 근접했다”는 말을 들었다.

 ◆‘허풍’ 정무위=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출석한 정무위. 전반기의 하이라이트로 불렸으나 국감은 싱거웠다. 지난 7일 신 회장의 증인 채택을 놓고 새누리당 정우택 위원장과 새정치연합 강기정 의원은 주먹다짐 직전까지 갔다. 그런 강 의원의 질의였다.

 ▶강 의원=“국감에서 많은 것을 얻었죠? 롯데의 리더로 인정받았고 언어도 문제 없었고….”

 ▶신 회장=“네, 변명의 기회가 됐고….”

 ▶강 의원=“앞으로 여러 재벌들이 앞다퉈 국감장에 오려고 할 것이다.”

 정 위원장도 “제2 롯데월드에 걸린 태극기가 신 회장의 가슴에 되새겨지는 자리였다”고 했다. 이런 말이 오가는 걸 본 한 야당 의원은 “저런 말을 하려고 다른 상임위의 증인요청을 묵살하고 신 회장을 정무위에 불렀나. 같은 의원이지만 한심하다”고 했다.

 ◆‘민원’ 국토위=지난 11일 국토위의 국토교통부 국감장에서 나온 질문이다.

 ▶이우현( 용인갑) 새누리당 의원=“(용인을 통과하는) 제2경부고속도로를 조기에 착공하시지, 왜 장관님 결정을 못하세요.”

 ▶박수현( 공주) 새정치연합 의원=“천안~논산 고속도로 통행료가 비싸다. 충청산업문화 철도를 건설해야 한다.”

 ▶이찬열( 수원갑) 새정치연합 의원=“‘인덕원~수원 복선전철’ 사업을 조속한 시일 내에 완료해야 한다.”

 ▶박덕흠( 보은-옥천-영동) 새누리당 의원=“충청권 광역철도사업을 일단 옥천까지 확대하면….”

 이들뿐 아니었다. 이날 국감은 의원들의 ‘지역민원 설명회’였다. 지역 사업은 내년 선거에서 업적으로 내세울 ‘총선 재료’다. 야당의 한 초선 의원은 “국감을 앞두고 일부 의원이 다급하게 상임위를 국토위로 바꿨는데 의도가 뭐였겠느냐”며 “솔직히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국감을 하느니 실속이라도 챙기는 게 남는 장사라고 본 것 아니냐”고 했다.

 ◆‘파행’ 안행위=안전행정위 국감에선 정종섭 장관의 ‘총선필승’ 건배사 외에 다른 모든 현안이 사라졌다. 안행위는 국감 첫날인 10일부터 야당이 “중앙선관위 결정 이후 국감을 하겠다”고 집단 퇴장해 ‘반쪽’으로 시작했다. 두 번째로 정 장관을 출석시킨 18일에도 또 파행했다. 이번엔 여당이 정 장관에 대한 야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면서 다시 파행했다.

 안행위는 새정치연합 유대운 의원이 14일 경찰청 국감에서 강신명 경찰청장에게 장난감 권총을 건네며 “순서에 따라 조준 격발하라”고 시연을 요구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1990년대에도 이렇게 하지 않았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새정치연합 문희상 의원까지 유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급반전’한 기재위=기재부 국감은 ‘실세’ 최경환 경제부총리에 대한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최 부총리도 야당의원들의 공세에 정면으로 대응해 한때 파행했다. 새정치연합 홍종학 의원이 7분의 질문 시간을 거의 다 쓴 뒤 답변을 요구하자 최 부총리가 “뭘 답변할지 모르겠다. 질문시간에 답변드리기로 했기 때문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해서다. 그러나 이 상황이 전화위복이 됐다. 시간 문제로 장관과 의원이 다투던 기재위는 간사협의를 거쳐 의원이 7분을 다 질의하고, 답변 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결국 오후엔 의원이나 장관이 다 만족스러워하는 반전이 일어났다.

 ‘누가 증인을 불렀는지’ 공개하는 상임위 차원의 자체 ‘증인 실명제’를 도입한 환노위는 노동개혁 문제로 여야가 대치하면서 11일 오전 국감이 파행했지만 오후에 재개됐다.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은 사퇴 기간 중 쓴 공금을 야당이 문제삼자 “그럼 나를 해고하라”고 맞대응했다. 하지만 야당 간사인 이인영 의원은 “마음속 노여움을 노출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파행을 막았다. 역시 야당 소속 김영주 위원장도 언성이 높아질 때마다 “서로 존중해 달라”고 달랬다.

이가영·강태화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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