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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월요일] 일식만, 떡볶이만, 카레만 … 한 우물 파는 뷔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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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친지가 한데 모이는 추석 명절이 코앞이다. 외식 한번 하려 해도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요즘, 만만한 게 뷔페다.

 뷔페(Buffet)의 기원은 스칸디나비아 지방의 풍습에서 비롯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8세기 말~11세기 초 바이킹족이 오랜 항해를 마친 뒤 고향에 돌아오면 너른 상 위에 다양한 음식을 차려 놓고 다 같이 덜어 먹었다고 한다. 이것이 스웨덴의 전통적 식사 방식인 ‘스뫼르고스보르드 ’로 이어졌고, 이를 프랑스인들이 뷔페라 부르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여느 나라 이상으로 뷔페 문화가 활성화돼 있다. 결혼·돌잔치·회갑연 등 축하 잔치가 많은 사회 특성이 반영됐다. 요즘은 일식·중식·한식으로 세분화된 뷔페 레스토랑이 대세다. 단일메뉴를 더 깊고 풍성하게 즐기는 ‘고메(Gourmet)’ 뷔페 시대다.



일식·중식 전문 … 하나를 제대로 =뷔페 레스토랑에서 가장 호응이 높은 메뉴 중 하나가 스시다. 종류별로 맛을 즐길 수 있는 데다 요리사들이 즉석에서 손맛을 담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일식 뷔페 ‘수사’는 이 점에 착안해 2013년 스시&그릴 요리 전문으로 열었다. 회를 기피하는 일부 취향을 고려해 지난 8월 일본 각지의 명물 특선을 추가한 종합 일식 뷔페로 탈바꿈했다.

 새우·연어·광어·송어 등 신선한 재료로 내놓는 스시·롤 메뉴가 최고 인기다. 해산물 기피 고객을 위해 우삼겹·새송이 스시 등도 제공된다. 이카텐(오징어)·가마가쓰(어묵) 등 튀김요리와 야키소바·가라이 뎃판야키(철판볶음) 등 선택의 폭이 넓다. 한쪽에선 가이센 라면(해산물 베이스의 퓨전 라면) 등 즉석요리도 제공되는데,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떨어진다. 냉동오징어를 불려 육수 재료로 사용하는 등 가격대를 맞추다 보니 불가피한 결과로 보인다.

 ‘수사’ 상품기획담당 측은 “소셜 미디어 덕분에 잘 알려지지 않은 현지 요리까지 찾는 고객이 늘었다”며 “크림카레우동 등 최신 메뉴도 수시로 반영한다”고 말했다.

 ‘짜장면·짬뽕·탕수육’으로 요약되던 중국 음식도 이젠 대만·홍콩식 등을 따지는 추세다. 서울 송파 가든파이브에 위치한 ‘샹하오’는 원래 일반 중식당(‘화유엔’)이었다가 지난 8월 차이니즈 뷔페로 바뀌었다.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광둥(廣東)·쓰촨(四川) 등 중국 4대 요리를 포함해 대만·홍콩식 등 80여 가지를 제공한다.

 중국 내 대만식 레스토랑으로 이름난 ‘벨라지오’의 총 개발자 출신인 황총이 셰프와 워커힐·신라 등 국내 특급호텔 주방장을 28년간 경험한 방소경 셰프가 이끌고 있다. 이곳의 명물은 징 소리와 함께 제공되는 일명 ‘징 요리’. 황총이 셰프가 매일 오픈 이후 2시간마다 직접 조리해 선보이는 중국 본토 요리다. 셰프가 당일 고른 쓰촨식 칠리크랩과 대만식 갈비튀김, 입안을 얼얼하게 만드는 향신료 ‘마라’를 사용한 마라 생선찜 등의 요리를 선보인다.

채식·카레 뷔페도 … 호텔은 ‘라이브’로=일부 전문 메뉴로 승부하는 ‘특성화 뷔페’는 2000년대 들어 활성화됐다. 고기·해산물·피자 뷔페 등이 잇따라 생겨났다. 가짓수를 줄이되 가격을 낮춰 가족·직장 회식 장소로 호응을 얻었다. 최근엔 틈새 메뉴를 공략하는 이색 뷔페도 늘고 있다.

 충남 금산군 하늘물빛정원 내에 위치한 ‘채담’은 비건(Vegan, 완전채식) 뷔페를 표방한다. 화학조미료는 물론 육류·유제품 등 동물성 식자재를 배제하고 나물·과일 등으로 꾸렸다. 콩고기로 식감과 맛을 재현한 새우탕수·불고기·콩가스 등도 곁들였다.

 3000여 가지에 달하는 향신료 및 재료 배합으로 이뤄진 인도식 카레도 뷔페로 만날 수 있다. 인도 요리 전문점 ‘웃사브’는 카레와 난( 인도 전통 빵)과 바비큐를 맛보는 뷔페 바를 운영한다. 호텔 조식뷔페를 간소화한 브런치 베이커리 카페(‘더 페이머스 램’)와 밀떡·쌀떡 등 10종의 떡과 각종 면 사리를 제공하는 떡볶이 뷔페(‘두끼’)도 있다.

 이에 맞서 각급 호텔은 정통 뷔페 스타일을 유지하되 조리사들이 즉석에서 요리해주는 ‘라이브 키친’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의 안주연 홍보담당은 “‘아리아’ 등 호텔 뷔페는 고급 레스토랑의 엔트리 격”이라며 “고품질 식재료와 서비스, 즉석 요리 강화로 프리미엄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70년대 조선호텔 ‘갤럭시’가 시초=한국의 첫 일반인 대상 뷔페는 조선호텔 ‘갤럭시’다. 1970년대 중반에 문을 연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58년 국립중앙의료원 안에 뷔페 스칸디나비아 클럽이 열긴 했지만 스칸디나비안 3국 의료진의 구내식당 성격이었다.

 초창기 뷔페는 ‘특성화 뷔페’였다. 78년 세종호텔 한식 뷔페는 1인당 4000원이었다. 79년엔 지중해 남부 요리를 전문으로 한 가든호텔 라메르가 문을 열었다. 80년 롯데호텔 중식 뷔페 ‘도림’은 조리사 3명이 30개 메뉴를 제공했다. 가격은 어른이 9800원이었다. ‘한식의 탄생’을 연구하는 박정배 칼럼니스트는 “각국 음식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시절이라 전문 메뉴에 집중한 듯하다”고 말했다.

 80년대 경제성장과 더불어 한식·양식·디저트를 한데 내놓는 현대식 뷔페가 대중화됐다. 81년 문 연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세종호텔 운영)이 1인에 5500원이었다. 신문지면에 뷔페 광고도 급속히 늘었다. 이 같은 풍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91년 9월 16일자 경향신문은 ‘잔치도 인스턴트 시대’라는 제목으로 돌잔치 등을 집 대신 호텔 뷔페에서 하는 흐름을 소개하며 ‘과소비’라고 지적했다.

 최근 특성화 뷔페는 한 세대 만에 되돌아온 현상이다. 이화여대 서선희(식품영양학) 교수는 “외식 빈도가 늘면서 고급화 요구가 있어 왔다”며 “대기업이 식재료 수급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선점에 성공한 모양새”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식 뷔페의 경우 40년 전에 비해 큰 차이 나지 않는 가격(1만2000~2만원)으로 외식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박정배 작가는 “서양 음식을 두루 경험하는 1차 관문이었던 뷔페가 이젠 각 나라 음식을 정밀하게 경험하는 입문 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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