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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첫 국빈 방문 … 오바마와 ‘증신석의’ 이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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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신석의(增信釋疑)의 여행’. 22일 시작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의 의미를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이렇게 규정했다. 신뢰를 증진시키고 의심을 푼다는 뜻이다. 중국의 굴기가 패권 추구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의심에서 비롯된 불신을 해소하고 G2(미·중) 대국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데에 방미의 가장 큰 목적이 있다는 의미다.

 시 주석 본인도 직접 설명에 나섰다. 시 주석은 지난 17일 “중·미 관계의 본질은 호혜공영(윈-윈)에 있다”며 “일부 갈등이 있지만 크게 보고 서로의 핵심 이익을 존중함으로써 전략적 오판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공상업계 포럼에 참가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미국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다. 이튿날엔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을 접견하며 해외 언론에 대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였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시 주석의 희망대로 순탄하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오는 25일 예정된 회담 석상에 ▶남중국해 문제와 ▶사이버 안보 ▶부패 혐의로 실각한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의 동생 링완청(令完成) 중국 송환 등 껄끄러운 이슈가 올라 있기 때문이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대립은 미·중 간 견해 차가 좁혀지지 않는 현안이다.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는 본질적으로 연안국끼리 해결할 사안이라며 미국이 개입할 일이 아니란 입장이다. 반면 미국은 중국이 국제법에 어긋나는 활동을 하고 있으며 군사적 목적도 깔려 있다고 본다.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에 세 번째 활주로 공사를 진행 중이란 보도가 나오면서 중국에 대한 의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증신석의’란 말이 무색한 상황이다.

 사이버 안보 문제에서도 두 나라는 서로를 불신한다. 미 정부는 중국 해커들이 미 기업들의 산업 기밀을 빼내 경제 이익이 침해 당하고 있다고 본다. 반면 중국은 “우리야 말로 사이버 공격의 최대 피해자”라 주장하며 정부 기관 내에선 미국산 정보기기(IT)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6일 “사이버 안보가 정상 회담의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며 “중국의 사이버 공격에 대한 대항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이버 안보에선 서로 협력의 여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뉴욕타임스는 19일 두 나라가 상대국의 인프라 시설을 마비시키기 위한 사이버 무기 선제 사용 금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사이버 공간 군축’에 관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링완청 문제’란 복병도 있다. 링은 지난해 말 중국 공안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미국으로 도피했다. 그의 송환에 중국이 민감해 하는 건 중국 지도부의 기밀을 많이 알고 있을 가능성 때문이다. 베이징에선 올 봄 부패 척결 책임자인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 서기가 미국을 방문해 링의 송환을 매듭지을 것이란 소문이 무성했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시 주석의 방미는 2013년 6월 비공식 방문에 이은 2년만이다. 국빈 자격으론 취임 후 처음이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베이징 아시아경제협력체(APEC)회의 기간 오바마 대통령을 중난하이(中南海)의 안뜰로 초청해 달빛 아래 산책을 하며 장시간 회담하는 파격을 연출했다. 이번 회담에서 얼마나 불신의 벽을 허물 수 있을지 관심이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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