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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샹 국립샤이오극장장 "한없이 느린 음악, 속도에 지친 삶에 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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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제례악’이 울려퍼진 국립샤이오극장은 초청작을 선정하는 기준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프랑스 중앙정부가 재정을 담당하는 5대 극장의 하나로 1937년 개관한 뒤 대중에게 질 높은 공연을 값싸게 제공하는 ‘민중극장’의 소임을 해왔다. 무용수 출신의 디디에 데샹(61·사진) 극장장은 2011년 부임한 뒤 ‘관객이 존재하는 예술’을 기치로 무용 중심으로 다양성을 추구하는 무대를 이끌어왔다.

 - 한국에서도 자주 연주되지 않는 ‘종묘제례악’을 감히 올 시즌 극장 개막작으로 선택한 이유는.

 “한 나라의 뿌리를 표현하고 조상을 기리는 미덕에 충실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아시아 주변국에 큰 영향을 끼친 한국 문화와 유교 전통을 프랑스 관객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낯설고 어려워서 자칫 지루한 공연이 될 수도 있는데.

 “분초를 다투는 경쟁사회에서 이 한없이 느린 음악은 속도에 지친 삶에 위안이 될 수 있다. 끊임없이 달리던 사람들을 잠시 멈춰 서게 해 조용히 생각할 수 있는 정지의 순간을 선사하는 일은 철학적이면서 정치적으로 중요하다.”

 - 평균 20유로(약 2만6000원) 입장료로 모든 계층이 좋은 무대를 즐길 수 있는 배경은.

 “정부가 연 2000만 유로(약 266억원)를 지원한다. 예술은 상품이 아니라 누구나 접근하고 나눌 수 있는 공유재산이어야 한다. 국민 모두가 건강하게 교류하도록 만드는 바탕이 문화다. 계층과 문명 사이에 갈등과 대립이 부글거리는 현대사회에서 그 부패를 막아주는 방부제 구실을 하는 극장 향유, 다시 말해 ‘컬처 쇼핑’의 평등은 중요하다.”

파리=정재숙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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