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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마크 리퍼트와 추궈훙의 공공외교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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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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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혜
정치국제부문 기자

# 오후 1시 서울 용산구 남영동의 아메리칸센터. 1948년 설립된 뒤 포럼과 공연 등을 열어 한국에 미국 문화를 알려온 공공외교의 산실이다. 그 아메리칸센터가 두 달여간의 리모델링을 거쳐 재개관식을 했다. 50평 남짓한 센터는 100여 명의 시민들로 북적거렸다. 2시가 조금 넘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축사에서 “한·미 간 파트너십에서 결정적인 것 중 하나가 일반시민들 간의 교류”라며 “사소한 인터넷을 통한 것이든 뭐든, 이런 인적 관계가 한·미 동맹의 가장 중요한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리퍼트 대사는 30분 남짓 머무는 동안 사진을 같이 찍자거나 악수하자는 요청에 일일이 응했다.

 # 오후 4시 서울 명동에 있는 주한 중국 대사관. 굳은 철문이 활짝 열렸다. 중국대사관이 중국어를 공부하는 한국외국어대·한영외고·신갈고 등 학생 50여 명을 초청한 행사였다.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는 주변국 외교정책의 핵심인 ‘친성혜용(親誠惠容, 친밀·성실·혜택·포용)’을 소개한 뒤 “‘성’은 국가 간에도 신용을 지켜야 한다는 의미인데 중국과 한국은 서로 믿고 진심으로 대하는 관계”라고 말했다. 대사관 관계자가 “대사의 다음 일정이 경기도 용인에서 있는데 여러분을 만나는 게 굉장히 중요해 그걸 뒤로 미뤘다”고 하자 학생들 사이에선 “아~” 하는 탄성이 나왔다.

 지난주 금요일(18일) 미국과 중국 대사관이 공교롭게도 같은 날 ‘의도하지 않은’ 공공외교 경쟁을 펼쳤다. 참석자들의 대부분은 고교생 또는 대학생이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의 미래세대를 상대로 한 주요 2개국(G2)의 구애”라며 “우리 외교가 배워야 할 점”이라고 했다.

 두 나라 대사관 행사에 각각 참석한 이들의 소감은 그런 점에서 다른 듯 같았다. 중국 대사관 개방 행사에 참석한 김봉철 한국외대 국제학부장은 “작지만 이런 행사를 준비한 게 한·중 관계가 고차원적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고 말했다. 아메리칸센터 재개관식에 참석한 김기범(25·대학생)씨는 “한국 속의 미국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사관의 이런 접근이 좋은 것 같다. 미국에 더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듯싶다”고 했다.

 국익에 따라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도 되는 게 국제정치다. 미·중의 러브콜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알 수 없다. 우리를 둘러싼 주변국의 이해는 시시각각 달라지고, 그때마다 한국 외교의 선택지도 바뀌어야 한다. 당장 일본의 안보법 통과로 동북아 정세는 또 요동치고 있다. 리퍼트 대사와 추 대사의 공공외교는 그런 점에서 어려운 외교 문제를 미리 푸는 일종의 ‘선행 학습’이다.

글=유지혜 정치국제부문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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