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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사건은 외환위기 … 최우선 과제는 신성장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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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자립을 못하면 안정과 복지도 없다고 강조한 1965년 9월 22일자 창간특집 3면.

    “아무리 가기 싫다 해도 가야 하는 길. 갈 수 없대서 중단하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는 ‘경제 자립의 길’이다. (중략) 유엔에 의한 64년도 세계 81개국의 1인당 국민총생산은 쿠웨이트가 1인당 3257불(달러)14선(센트)으로 수위인데 한국은 77불41선(한은 총계에는 107불임)으로 최하위로부터 15위에 위치했다.”

중앙일보는 1965년 9월 22일자 창간특집 3면에서 ‘경제자립에의 도정, 어디까지 왔나’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당시엔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미국의 원조가 절대적이었다. 본지는 이 기사에서 “20년의 원조로 점철된 한국 경제의 자화상으로는 쑥스럽기만 하다”고 했다.

이런 쑥스러움은 2009년 11월 25일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의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을 확정하면서 사라졌다. 한국이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OECD에 가입한 것은 96년이지만 원조를 주는 나라의 모임인 DAC의 일원이 된 것은 그보다 13년이 지나서다.

중앙일보가 지켜본 지난 50년의 경제발전은 결코 거저 얻은 것이 아니다. 근로자와 기업가, 정부의 피와 땀, 노력이 있었다. 중앙일보가 보도한 사건 중 한국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무엇일까. 창간 50주년을 맞아 국내 경제전문가 50인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이하 두 가지 복수 응답)으로 97년 외환위기(31명)와 경제개발 5개년 계획(18명), 중화학공업 육성(10명) 등이 꼽혔다. 97년 외환위기는 고도성장을 이뤄낸 기존 성장 정책의 한계가 ‘국가 부도’ 위기를 통해 드러난 사건이었다.

62년에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고도성장의 시발점이었다. 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한국 경제의 발전 경로를 제시한 북극성의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중화학공업 육성에다 ▶70년 경부고속도로 준공(6명) ▶77년 수출 100억 달러 달성(5명) ▶새마을운동(4명) ▶73년 포항제철 완공(2명)까지 넣는다면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의 경제정책과 유산이 외환위기보다 더 많이 언급됐다. 2000년 이후 사건으로 2명 이상의 응답이 나온 것은 2007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유일했다.

한국 경제가 당면한 최대 문제로는 저출산·고령화가 24명으로 가장 많았고 ▶신성장 동력 부재(18명) ▶저성장 고착화(17명) ▶소득 양극화(11명)의 순이었다.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신성장 동력을 찾아내야 한다’는 응답이 27명이었고 ▶노동시장 개혁(11명) ▶규제 혁파(9명)가 뒤를 이었다. 이와 함께 ▶분배구조를 개선하고(9명)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며(6명) ▶대기업 지배구조를 개선(경제민주화)해야 한다(6명)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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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가진 최대 자산이자 강점으론 ‘높은 교육열과 우수한 인력’(34명)이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변화에 대한 빠른 적응력(13명)과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 인프라와 기술(10명)이라는 응답도 많았다. 한국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은 새로운 융·복합 산업(26명)과 서비스산업(11명)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았다. 심상렬 광운대 동북아통상학부 교수는 “지난 50년간 한국 경제는 뛰어난 리더십과 경제주체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기적’에 가까운 초압축 성장을 달성했다”며 “앞으로 저성장이 고착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선 구조개혁을 하면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4만 달러에 도달하는 시기는 ‘15년 이내(2030년까지)’가 20명으로 가장 많았고 ‘10년 이내’라는 응답이 17명으로 뒤를 이었다. ‘달성하기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을 한 사람도 3명이었다. 이종화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10년 안에 4만 달러에 도달하려면 연간 3.5% 성장을 해야 한다”며 “결코 쉽지 않은 목표인 만큼 낙후된 제도를 개선하고 서비스업 등 신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장은 “최근의 저성장은 구조적인 취약점에서 비롯된 것이라 성장 정책만으론 타개하기 어렵다”며 “입시 제도부터 직업·기업에 대한 인식, 정부의 역할과 책임 등 사회 전반적인 제도 개혁과 광범위한 인식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원배·하남현·김민상 기자 oneb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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