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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강경 대장암 수술 표준화로 사망률 0%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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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동 교수는 대장암 복강경 수술이 국내에 도입된 초기부터 연구를 거듭해 초석을 다졌다. ‘대장암은 복강경으로 수술한다’는 원칙으로 적정성 평가 1등급, 사망률 0%를 달성했다. 사진=신동연 객원기자

과거 외과 환자들은 몸에 난 긴 흉터를 훈장처럼 달고 살아야 했다. 수술을 위해선 광범위한 피부 절개가 필수였다. 하지만 복강경 수술이 선보인 뒤 수술의 패러다임은 확 바뀌었다. 피부에 작은 구멍을 뚫는 것만으로 수술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른바 현대의학을 선도하는 ‘최소 침습수술’이다. 기존 수술보다 후유증·회복 기간·흉터·통증은 현격하게 줄이고 생존율은
높인다. 그래서 암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수술로 통한다. 분당제생병원 외과 김일동 교수는 국내 복강경 수술 1세대다. 10여 년 전 일찌감치 대장암 수술에 복강경 수술을 도입해 시술을 표준화하는 등 일가를 이뤘다.
심평원 평가 4년 연속 1등급
원활한 협진시스템 구축
진단 즉시 수술로 치료 성적 ↑

국내 복강경 수술 1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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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강경 수술은 복부에 직경 0.5~1.5㎝ 크기의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내고 그 안으로 내시경 카메라와 특수 기구를 넣어 환부를 자르고 꿰매는 방식이다. 수술 범위와 시야가 제한된 만큼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당연히 수술 시간은 기존 개복수술보다 오래 걸린다. 많은 환자를 수술해야 하는 유명 대형 병원이 완전히 복강경 수술로 전환하지 못하는 배경이다.

김 교수는 2002년부터 대장암에 복강경 수술을 적용했다. 그는 국내에서 복강경 수술을 도입한 의사 중 열 손가락 안에 꼽힌다. 복강경 수술이 표준화되지 못하던 시기다. 수술 성과를 올리기 위해 집중적인 연구가 필요했다. 그는 2004년 복강경 수술 수준을 높이기 위해 연구회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대한대장항문학회 산하에 생긴 복강경대장수술연구회다. 대장항문 전문의 10여 명으로 시작해 복강경 수술의 표준을 마련하고 이를 전파했다. 현재 전 세계 의사들이 복강경 수술을 배우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김 교수는 매년 70건 이상의 대장암 복강경 수술을 통해 부작용·수술 시간 등 수술 지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그 결과 평균 235분이었던 수술시간은 최소 185분으로, 환자의 평균 입원기간은 11.2일에서 10.7일로 줄였다. 김 교수는 “복강경 수술은 출혈량이 적고 회복도 빠른 데다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수술 시간이 긴 게 흠이었다”며 “그동안 꾸준한 수술과 연구를 통해 수술 시간을 단축하면서도 치료 결과를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수술 시간·입원 기간 단축

김 교수의 수술 성적은 평가 결과가 말해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매년 시행하는 대장암 적정성 평가에서 4년 연속 1등급(최우수)을 받았다. 평가 이후 한 번도 1등급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적정성 평가는 전문인력 구성 여부, 진료과정, 진료 결과 등 20여 개 항목의 평가지표 점수를 종합해 각 의료기관을 1~5등급으로 구분한다. 병원과 의료진의 수술 실력과 의료의 전반적인 질을 가늠하는 객관적 잣대가 된다.

분당제생병원은 매년 2~3개 항목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100점(만점)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평가인 2014년 대장암 적정성 평가에서는 종합점수 99.03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전년도에도 98.29점을 거뒀다. 당시 평가 대상 기관 전체 평균점수는 89.97점에 불과했다.

심평원 적정성 평가 결과는 김 교수의 성적표나 마찬가지다. 그가 분당제생병원의 대장암 수술을 거의 도맡아 하고 있어서다. 놀라운 것은 대장암 수술 사망률이다. 분당제생병원은 사망률 0%를 기록했다. 전체 의료기관 평균 1.17%, 같은 규모의 의료기관(종별) 평균 1.98%와는 대조적이다. 김 교수는 “병원에 복강경 수술을 정착한 이래 대장암 수술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며 “수술에 대한 평가는 보통 사망률로 말하기도 하는데 우리 병원은 지금까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우수한 수술 성적에는 원활한 협진 시스템도 기여를 했다. 대장암 환자는 대부분 고령이라 적어도 한두 개의 기저질환이 있다. 이를 잘 관리해야 수술이 가능하고, 수술 후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심장·폐·당뇨 등 관련 전문의와의 협진을 통해 수술 전 관리에 들어간다. 마취 위험을 평가하고, 혈압·혈당 등 모든 지표를 수술이 적합한 상태로 맞춘다.

수술 전 환자 관리 철저

김 교수는 “수술 전 관리가 잘되면 수술 뒤에 생기는 문제가 줄어든다”며 “관리를 얼마나 체계적으로 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아마도 원활하게 잘 이뤄져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겸손해 했다.

그가 대장암으로 진단한 환자를 퇴원시키지 않고 바로 수술에 들어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형 병원의 경우 보통은 수술 날짜가 정해지면 일단 환자를 퇴원시킨 후 수술 하루이틀 전에 재입원시키는 시스템이다. 입원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조치다. 입원 기간은 대장암 평가항목 중 하나로 짧을수록 높게 평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당제생병원은 환자 불편과 관리를 고려해 논스톱으로 수술을 진행한다. 김 교수는 “대부분의 병원은 대장암 환자를 가급적 일주일 이내에 퇴원시키는 것을 강요하지만 우리는 퇴원 없이 바로 수술을 진행한다”며 “환자 입장을 고려한 환자 위주의 시스템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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