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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모양 성장호르몬 주사, 주삿바늘 공포 덜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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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저신장은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스트레스다. 서지영 교수는 "저신장이자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로서 그들의 스트레스를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고 말했다.]


을지병원 성장클리닉. 문을 열고 들어가니 키 작은 의사가 반긴다. 성장클리닉 의사가 저신장이라니, 실례를 무릅쓰고 키를 물었다. 웃음과 함께 "말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온다. 대신 "키 정규분포에서 3% 미만에 해당한다. 그 때문에 키 작은 아이의 스트레스를 누구보다 공감한다. 또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로서 1㎝라도 더 컸으면 하는 부모의 마음도 이해한다”고 말했다. 키 작은 엄마가 있는 성장클리닉, 을지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지영 교수가 어울리는 곳이다.

많은 부모가 아이의 손을 잡고 성장클리닉을 방문한다. 을지병원에도 월 600명 정도가 서 교수를 찾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이는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을 필요가 없다. 실제 주사가 필요한 아이는 70~80명 정도다. 의학적으로 '저신장'은 같은 연령의 키 정규분포에서 3% 미만에 해당한다. 100명 가운데 가장 작은 3명이 저신장인 것이다. 10세 기준 남아·여아 모두 1m25㎝(평균 1m38㎝) 이하라면 저신장에 해당한다. 이 중에서도 성장호르몬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더욱 드물다.

여아 10세, 남아 11세 전후 치료 시작

특별한 이유 없이 키가 작은 '특발성 저신장'이나 비타민D결핍성구루병, 부갑상선호르몬저하증, 터너증후군, 프라더윌리증후군과 같은 질환이 원인인 '병적 저신장'이라면 성장호르몬 치료가 필요하다는 게 서 교수의 설명이다.

"병적 저신장이라면 만 2세부터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일찍 시도할수록 효과가 크다. 병적 저신장이 아닌 특발성 저신장이라면 만 4세부터 투약한다. 일반적으로는 성장곡선이 가파른 사춘기 즈음에 투여한다. 여아는 10세 전후, 남아는 11세 전후다. 성장판이 닫힐 때까지 예상 키보다 3~5㎝ 더 자란다고 보면 된다.”

같은 저신장이라도 부모 키가 작은 '가족성 저신장'이나 나이가 들면서 늦게 크는 '체질성 성장 지연'은 성장호르몬 치료 효과가 크지 않다. 그러나 부모 마음은 다르다. 효과가 크지 않더라도 성장호르몬을 썼으면 하는 게 부모 바람이다. 올 초 서울 강남구 학부모 423명을 조사한 결과, 부모가 원하는 자녀의 최종 키는 남자 1m80.6±3.5㎝, 여자 1m66.7±3.5㎝였다. 이는 우리나라 성인 남녀 평균 키 1m73.4㎝, 1m60.4㎝보다 최대 10㎝는 더 크다. 그러나 서 교수는 이런 부모 마음이 오히려 독이 된다고 경고한다.
생활습관만 바꿔도 5㎝ 성장
병적 저신장은 일찍 치료 시작해야
가족성 저신장에도 보험 적용을

"키가 작은 게 질병은 아니다. 저 또한 작지만 문제 없이 자랐다. 그런데 몇몇 부모는 마치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아이를 대한다. 그러면 아이도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 의기소침해지는 거다. 생활습관만 교정해도 예상 키보다 5㎝는 더 클 수 있다. 키가 작다고 걱정할 게 아니라 다른 쪽으로 자신감을 심어줘야 한다.”

그렇다고 아이가 클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지금 작은 아이가 나중에 클지, 아니면 계속 작을지 모를 일이다.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가 크다면 효과가 크지 않더라도 성장호르몬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고 서 교수는 설명했다.

개인에 따라 효과가 나타나는 정도에 차이가 있다. 서 교수는 “키 때문에 아이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다면 성장판이 얼마나 열렸는지, 예상 키는 얼마인지 검사해 제한적으로 성장호르몬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장호르몬은 주사로 투여한다. 문제는 주사에 대해 아이가 가질 공포. 하루 한 번, 자기 전에 주사를 찔러야 하는 공포와 스트레스가 매우 크다.

"매일 한 번 스스로 주삿바늘을 찌르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가 심하다 보니 복약 순응도마저 떨어진다. 주삿바늘에 대한 공포를 없애는 게 중요하다.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 중 주삿바늘이 보이지 않게 디자인된 제품이 좋다. 장난감처럼 생겨 주삿바늘이 보이지 않는 데다 투약 용량이 자동으로 조절돼 스스로 투여하기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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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호르몬 주사 비용 부담 커

서 교수는 저신장 아이가 정서적으로 겪을 우울과 불안을 없애기 위해 건강보험 급여가 확대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성장호르몬 주사는 몸무게 40㎏ 기준, 한 달에 35만~60만원에 이른다. 한 번이 아니라 몇 년에 걸쳐 치료를 받아야 하는 만큼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현재 병적 저신장은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다. 지난해부터 특발성 저신장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병적·특발성 저신장이라면 전체의 30~50%만 본인이 부담하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돈마저 부담스러워 치료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 게다가 특발성 저신장은 ‘저체중으로 태어난 경우’에 한해 혜택이 제공된다. 이들이 부담을 조금 더 덜길 바란다. 더불어 특발성 저신장뿐 아니라 가족성 저신장 아이에게도 혜택이 돌아갔으면 한다.”



김진구 기자 kim.jin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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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