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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요마 옆 피아노 치는 그녀 … 명성보다 마음 동행 30년

올해 만 60세가 된 첼리스트 요요마(오른쪽)는 피아니스트 캐서린 스토트와 30년 동안 호흡을 맞췄다. 요요마는 “우리는 그동안 수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음악으로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사진 소니뮤직]


1978년 영국 런던. 갓 결혼한 첼리스트 요요마가 집에서 첼로 연습을 하고 있을 때였다. 한 여성이 열쇠로 문을 열고 집에 들어왔다. “당신은 누구죠?” 요요마도 똑같은 질문을 했다. “그러는 당신은요?”

기념 음반 ‘인생 궤적의 노래’ 발매
런던서 셋집 계약 착오로 첫 인연
친구로 지내다 아내 권유로 반주
스토트, 상상력 뛰어나고 관대해
요요마 “해석 논쟁, 늘 그녀가 옳아”



 집주인의 착오였다. 같은 집을 두 사람에게 세 준 것이다.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요요마는 “그날은 둘 다 놀랐지만 이내 친구가 됐다. 그는 피아니스트였고, 우리는 서로 나눌 만한 음악 이야기가 많았다”고 했다. 불청객으로 만났던 친구의 이름은 캐서린 스토트(57). 몇 년 동안 친구로 지내던 요요마와 스토트는 85년 처음으로 함께 연주했다. 요요마는 “아내가 ‘친구로만 지내지 말고 무대에도 함께 서보라. 캐서린은 아주 좋은 피아니스트다’라고 귀띔했던 것이 계기”라고 기억했다.



 스토트는 독주자, 실내악 연주자로 활발히 활동하는 영국 피아니스트다. 하지만 요요마에 비하면 세계적으로 덜 알려진 것이 사실이다. 요요마는 5세에 데뷔한 후 55년째 전세계에서 연주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껏 음반 90장을 냈고 그중 18장은 그래미상을 받았다.



 요요마는 30년째 스토트를 반주자로 고집하고 있다. 엠마누엘 엑스, 다니엘 바렌보임 같은 유명 피아니스트와도 간혹 연주했다. 하지만 가장 오래, 자주 함께하는 피아니스트가 스토트다. 피아노와 함께 녹음한 대부분의 음반에서 스토트는 파트너였다. 한국 무대에 설 때도 늘 함께했다. 스토트는 93년·2008년·2012년 요요마 내한 독주회의 피아니스트였다.



 둘의 30주년을 기념하는 음반이 18일 나왔다. 요요마는 “내가 피아니스트를 선택하는 기준은 유명함이 아니다”라며 “그의 머리에 무엇이 들었는가, 상상력의 수준은 어떤가, 다른 이들에게 얼마나 관대한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함께할 연주자를 선택하는 독특한 기준이다. 스토트는 우선 상상력 면에서 이 기준을 통과했다. “스토트의 음반 녹음 이력을 보라. 모든 장르를 탐험한다. 탱고, 현대음악, 대중음악을 가리지 않는다. 대중가수인 다이애나 크롤과 함께 작업하라고 내게 추천한 것도 스토트였다.” 요요마는 스토트의 무대 밖 활동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스토트가 에이즈·암 환자 돕는 활동을 보라. 그는 아주 관대한 사람이다.”



 전세계 각국의 문화에 대한 관심도 둘을 묶는 끈이다. 요요마는 98년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아프리카부터 중국까지 민속음악을 토대로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각국의 악기와 함께 연주한다. 요요마는 “스토트의 여권에 찍힌 나라의 도장이 나보다 많을 것”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티베트·짐바브웨·네팔을 다니며 그 나라 문화를 탐구하는 피아니스트”라고 소개했다. “이렇게 우리의 행성(지구)을 사랑하는 피아니스트와 어떻게 함께 연주하지 않을 수 있겠나”라고도 했다.



 이처럼 생각이 통해 30년을 온 듀오다. “둘의 음악적 해석이 충돌하면 어떻게 해결하나”고 묻자 요요마는 “절대 논쟁하지 않는다. 언제나 캐시(스토트의 애칭)가 옳다”며 웃었다. 이어 “우리는 이제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어떻게 호흡하고 음악을 해석할지 알 수 있다”며 “연습할 때 내가 말을 많이 하면 캐시는 늘 말리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둘은 30주년 기념 음반에 인생을 담았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들려줬던 노래부터 죽음을 주제로 한 음악까지, 삶 전체를 은유하는 곡들을 골랐다. 음반 제목이 ‘인생 궤적의 노래(Songs from the arc of life)’다. 요요마는 “스토트와 나는 20대 때 만나 인생을 함께했다. 그 시절을 돌아볼 수 있는 곡들이다”라며 “듣는 이들도 자신의 인생을 떠올릴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스토트와의 30년에는 요요마의 철학이 들어있다. “나는 우선 사람이고, 둘째로 음악가이며, 셋째로 첼리스트다.” 요요마의 소신이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요요마=1955년 파리에서 태어난 중국계 미국인 첼리스트. 4세에 뉴욕으로 이주, 5세 첫 무대, 7세 존 F 케네디 대통령 앞에서 연주. 줄리아드 스쿨, 하버드대(인류학 전공) 졸업. 유엔 평화대사, 미국 대통령 직속 예술인문학위원회 위원.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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