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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풀영상] 강풀 "일본 만화계도 한국 웹툰 배우고 있다"

[앵커]

"'무빙', 체력·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작품"
"항상 30회만 연재…다시는 45화 안하겠다"
"연재중 부친상, 그릴수록 아버지 생각났다"
"만화 볼 때만이라도 재미 느끼고 쉴 수 있었으면"

매주 목요일, 저희들이 가능하면 반가운 대중·문화 주인공을 좀 모시고 있습니다. 한 장 한 장 손에 침을 묻혀가며 책으로 읽었던 만화, 저희 땐 물론 그랬죠. 이젠 마우스를 가지고 화면을 죽 내려가면서 읽는 시대가 됐습니다. 웹툰 얘기입니다. 오늘(17일) 모신 분이 바로, '한국 웹툰의 효시'라 불리는 분입니다.

강풀 작가입니다.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오랜만입니다.

[강풀/만화가 : 안녕하세요]

[앵커]

여전하십니다. 지난 화요일에 그러니까 반년 동안 연재한 무빙을 45회로 마쳤다고 들었습니다.

[강풀/만화가 : 이틀 전에 끝냈습니다.]

[앵커]

그런데 마치시기가 굉장히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언제 마치느냐, 마지막 회가 언제 올라오느냐로 실시간 검색어까지 올라갔다고 하는데.

[강풀/만화가 : 제가 마감이 좀 늦춰지는 병이 있어서 하루가 더 늦춰져서 되게 많이들 뭐라고 하시더라고요.]

[앵커]

그 무빙은 물론 강풀 작가의 팬 여러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 테니까 어떤 내용인가요?

[강풀/만화가 : 한국형이라는 말이 이상하기는 한데요. 한국형 히어로물. 그래서 고등학생이 능력이 있고 그것이 유전되고, 부모 세대의 이야기부터 지금까지 내려오는 이야기입니다.]

[앵커]

너무 간단하게 말씀해 주시면 잘 모르실 수도 있습니다.

[강풀/만화가 : 되게 재미있습니다, 그냥. 보셔야 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제가 잠깐 좀 더 덧붙이자면 안기부라는 우리나라의 현대사를 모티브로 삼아서 초능력을 가진 부모와 그들의 자녀에게서 벌어지는 이야기.

[강풀/만화가 : 맞습니다.]

[앵커]

45회면 좀 긴 편 아닌가요, 웹툰으로 치자면.

[강풀/만화가 : 저는 여태까지 늘 30회만 고집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좀 이야기가 15화씩 나눠서 학생들 얘기, 부모 세대 이야기, 마지막에 합쳐지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30회로는 안 되겠어서 45화로 해 봤거든요. 그런데 다시는 45화 안 하려고요.]

[앵커]

그거 힘드시던가요?

[강풀/만화가 : 너무 힘들더라고요. 30회만 해도 한 4.5개월 정도인데 이거 7개월을 하다 보니까 중간에 개인적인 일도 있고 해서 많이 좀 지쳤었어요.]

[앵커]

그건 제가 알기로는 강풀 씨는 스토리를 다 만들어놓고 그다음에 그리시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강풀/만화가 : 네, 맞습니다.]

[앵커]

그럼 애초에 45회로 시작을 하셨기 때문에 처음부터?

[강풀/만화가 : 처음부터 정했습니다.]

[앵커]

그래도 하여간 힘들더라? (네) 그런데 대개 다른 분들은 어떻게 하시는지 제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예를 들면 웹툰을 연재해 가면서 웹툰의 가장 큰 장점은 또 바로바로 들어오는 피드백이잖아요. 그 피드백에 의해서 스토리가 조금 또 바뀔 수도 있고 그런 거 아닌가요? 그런데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이른바 전작을 해 놓고 시작한다는 얘기인가요?

[강풀/만화가 : 모든 작가들이 그러지 않는데요, 저 같은 경우는 연재 일정 들어가기 전에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대사부터 결말까지 지문까지 다 써놓고 들어갑니다. 그런데 웹툰이라는 것이 사실 좀 흔들리기가 쉬워요, 댓글로 인해서. 그래서 작가가 써놓은 것이 있는데 중간에 지루하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사람이기 때문에 자꾸 뒤에 있는 부분을 앞으로 끌어오는 경우가 있을 수가 있거든요. 그러면서 이야기 구조가 변화될 수가 있기 때문에 저는 거의 13편을 했는데 항상 그 방법을 고수했습니다.]

[앵커]

장편만 13편 하셨죠? (네, 장편만) 장편도 그렇게 많이 하신 웹툰 작가는 많이 없으신 것 같습니다.

[강풀/만화가 : 제가 제일 많이 한 것 같아요.]

[앵커]

그 스토리를 세우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일 텐데 보면 장르가 굉장히 다양하게 여태까지 나왔기 때문에 그 스토리는 어디서 다 나오나 싶기도 합니다.

[강풀/만화가 : 그냥 직업이니까 하는 것 같아요. 그냥 내 직업이니까 열심히 해야지 하다 보면 하게 되더라고요.]

[앵커]

사실 이런 질문이 굉장히 좀 난감한 질문일 때가 많이 있습니다.

[강풀/만화가 : 소재는 어디서 나오느냐. 저도 정말 알고 싶거든요. 그냥 열심히 일이니까 합니다.]

[앵커]

그 질문은 바로 취소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마지막 회에 이 만화를 사랑하는 내 아버지께 바칩니다라고 쓰셨습니다. 특별히 이렇게 넣으신 이유는?

[강풀/만화가 : 연재 중간에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요. 사실은 저희 아버지가 암이셨는데 저는 연재 끝나고 내년까지는 살아계실 거라고 생각을 했고요. 이미 시한부를 받으셨고 그런데 중간에 돌아가셔서 장기 휴재가 되는 상황이 벌어졌었고 좀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더라고요. 처음부터 의도하면서 아버지를 생각해서 그린 건 아니었는데 그리면 그릴수록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서 그렇게 됐습니다.]

[앵커]

마지막 회 마지막 장면에 아버님의 발자국을 넣으신 것 같습니다. 그렇죠? 저 장면이죠? (네) 이 작품은 도저히 잊을 수가 없는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강풀 씨에게는.

[강풀/만화가 : 제가 작품을 꽤 많이 한 편인데 이번처럼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 힘들게 했던 건 거의 처음인 것 같아요. 그래서 끝나고 나서는 진짜 만감이 교차하더라고요.]

[앵커]

아버님은 어떤 분이셨습니까? 제가 잠깐 다른 만화 컷을 봤더니… 누님이 있습니까?

[강풀/만화가 : 저희 누나 1명 있고요. 저희 남매입니다.]

[앵커]

회초리를 가끔 드셨다고?

[강풀/만화가 : 어렸을 때 그랬죠.]

[앵커]

그러나 그때마다 회초리를 드신 다음에는 꼭 통 아이스크림을 사주셨다고.

[강풀/만화가 : 네. 그러니까 저도 애아빠가 되다 보니까 아이를 혼내고 나서 마음이 아프셨나 봐요. 그래서 만화에 나왔는데 맞으면 맛있는 거 먹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앵커]

화면에 저희가 잠깐 띄워드리고 있습니다. 가까이 잡아주시겠습니까? 종아리 제대로 대. 저렇게 때리셨군요. 누구나 다 저렇게 맞았습니다, 사실.

[강풀/만화가 : 저희 어릴 때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앵커]

울고 있는 남매에게 아이스크림 먹을래? 아마 모든 세상의 아버지들이 다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스크림은 저희가 제목을 지웠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옛날 통 아이스크림. 저희가 만화 보면서 조금 가볍게 얘기하고 있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아버지의 존재이기도 하시죠?

[강풀/만화가 : 네. 요즘 가끔 감당이 안 되더라고요. 좀 괜찮다가도 가끔 생각이 나면 좀 많이 힘들더라고요.]

[앵커]

웹툰 얘기로 다시 돌아가 보죠. 웹툰계의 1세대십니다. 웹툰계의 삼엽충.

[강풀/만화가 : 너무 오래 해서요. (화석으로 남은) 네, 약간 좀 그렇게 불리더라고요.]

[앵커]

화석은 아니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하시니까. 제3의 한류라는 얘기도 요즘 나오고 있습니다. 웹툰은 워낙 인기가 있어서요.

[강풀/만화가 : 그런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앵커]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웹툰에 대해서 조명을 하더군요. 다시 말하면 웹툰작가들이 주류로 떠올랐다는 얘기가 되는데 혹시 공감하십니까? 다른 웹툰 작가들도?

[강풀/만화가 : 지금 한국의 만화는 결국은 웹툰이 주류가 된 건 맞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게 문화가 변동이 있으면서 우리나라가 제일 먼저 그런 현상을 맞이하게 됐고요. 그래서 쉽게 말하자면 저희 어렸을 때 만화방이나 당구장 갔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10년 전부터 PC방으로 가기 시작했잖아요. 그러면서 독자들이 전부 다 모니터로 옮겨가게 됐고 만화가들도 모니터로 옮겨오게 된 상황이 된 거고요, 독자들이 있는 곳으로. 저 같은 경우는 되게 운 좋게 그때 제일 처음에 그 흐름을 타게 된 거고요. 다른 나라들도 이제 웹툰이 들어서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저희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그걸 이미 10년 전에 경험을 했었고 그러다 보니까 다른 나라에서 한국의 웹툰을 많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해외로 진출…]

[앵커]

일본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만화에 관한 한 일본에 대한 그게 좀 있어서.

[강풀/만화가 : 제가 섣불리 얘기하는 것들이 있는데요. 일본의 문화도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아침에 지하철을 타면 다들 만화책을 들고 있었는데, 이제는 다 폰만 들여다본다고 하더라고요.]

[앵커]

실제로 그렇더군요.

[강풀/만화가 : 스마트폰이 생기면서 더 웹툰이 좀 더 활성화가 된 거죠. 그래서 저는 실제로 일본 가서 만화가들 앞에서 웹툰에 대한 강연을 한 적도 있거든요. 일본 만화판도 지금 한국 웹툰을 배우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적어도 웹툰은 우리가 앞서간다?

[강풀/만화가 : 그런 것 같습니다.]

[앵커]

그 선두주자가 강풀 씨이시고요. 스타 웹툰작가들이 사실 강풀 씨 이후에 많이 나왔습니다. 예를 들면 윤태호 씨도 마찬가지고. 이 자리에도 나오셨습니다마는. 미생은 100만부가 팔렸다고 하니까요. 저희 JTBC에서도 잠시 후에 송곳이라는 웹툰을 드라마화해서 내기로 돼 있고요. 글쎄요, 강풀만의 무기는 뭘까요? 그 많은 스타 웹툰 작가들 가운데… 스토리?

[강풀/만화가 : 그런 것 같습니다.]

[앵커]

다른 분들도 스토리는 잘 세우시던데.

[강풀/만화가 : 저는 더 잘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답이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타고난 이야기꾼으로 불린다. 그건 누구든 부정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영화, 뮤지컬, 연극 등 다 만화가 이렇게 퍼져나갔었고요. 강동구에서만 40년 사신다면서요?

[강풀/만화가 : 네, 지금 어떻게 하다 보니까 거의 40년 채운 것 같습니다.]

[앵커]

강동구에 가면 강풀 거리가 있다면서요?

[강풀/만화가 : 네, 강풀 만화거리가 한 3년 전에 강동구청에서 요청을 해서. 처음에는 좀 싫더라고요. 이게 부끄럽고 그랬는데, 누가 오나 싶었는데, 정말 많이들 와주시더라고요.]

[앵커]

본인은 안 가십니까?

[강풀/만화가 : 저도 몇 번 가고 같이 그림을 그렸죠. 그런데 그게 그렇게 잘 될 줄은 몰랐어요, 솔직히. 저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까 부모님들이 아이 데리고 어디 갈 데가 없나 봐요. 되게들 많이 오시더라고요.]

[앵커]

그나저나 다른 곳으로 이사를 못 가시겠네요, 그러면?

[강풀/만화가 : 못 갈 것 같아요. 지금 그렇게 일이 많이 벌어지고 계속 강동구에 사는 사람이라고 얘기했는데 그냥 계속 살아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만화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뭐라고 보십니까? 마지막 질문입니다.

[강풀/만화가 :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좀 많이 사는 것도 힘들고 각박하잖아요. 그런데 만화를 볼 때만이라도 재미를 느끼게 했으면 좋겠고 좀 쉴 수 있는 매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자주 재미있게 잘 보겠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강풀/만화가 : 감사합니다.]

[앵커]

강풀 작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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