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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회 안팎서 “안보법안 결사 반대”

일본 야당 의원들이 16일 ‘분노하는 여성 의원 모임’이라고 쓴 분홍색 머리띠를 두르고 참의원 상임위 회의실 앞에서 안보법안 처리에 반대하고 있다. [AP=뉴시스]

일본 자위대의 역할과 활동 반경을 대폭 확대하는 안보 관련 11개 법안 성립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연립여당인 자민·공명당은 16일 참의원 특별위원회(상임위)에서 법안을 표결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연립 여당은 18일까지는 참의원 본회의에서 법안을 통과시켜 성립시킬 방침이다. 법안이 성립되면 일본의 전후 안보 체제는 획기적으로 바뀐다. 일본이 공격당하지 않더라도 자위대가 해외에서 무력을 행사하는 길이 열린다. 일본의 적극적 안보 태세로 미·일 동맹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법안 성립이 가시권에 접어들면서 이날 일본 정국은 하루 종일 긴박하게 돌아갔다. 자민·공명당은 차세대당 등 3개 군소 야당의 지지를 확보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5개 정당이 합의한 것은 정말로 잘됐다”며 “이를 통해 자위대가 원활히 활동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도 “법안 처리의 전제조건이 갖춰졌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과 유신당 등 다른 5개 야당은 오후에 당수회담을 하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법안 성립을 저지한다는 데 합의했다. 5개 야당은 여당이 특별위원회에서 표결을 강행하면 내각 불신임안 결의안과 아베 총리와 각료들 문책 결의안을 제출해 법안의 본회의 가결을 막기로 했다. 내각 불신임 결의안과 총리 문책 결의안이 제출되면 다른 법안보다 우선적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법안 통과를 지연시킬 수 있다.

 참의원 특별위원회는 당초 이날 오후 6시30분 열릴 예정이었으나 야당이 위원회실 앞에 몰려들어 여당 의원과 몸싸움을 벌이면서 개회가 늦춰졌다. 국회 앞에는 4만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법안 반대 집회를 가졌다. 참석자들은 ‘강행 처리 절대 반대’ ‘헌법 9조를 부수지 말라’ 등의 글씨가 쓰인 피켓을 들고 “전쟁법안 즉시 폐안” 등을 외쳤다. 30대 회사원인 후쿠시마(福島)씨는 “아베 정권이 헌법해석으로 전쟁을 시작하려는 것이 두려워 시위에 참가하게 됐다”며 “강행 처리는 그만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사라고 밝힌 60대 여성은 NHK와의 인터뷰에서 “제자와 아이들, 손자를 전쟁에 보내고 싶지 않다”며 “(국회 내) 공청회를 열고 바로 법안을 처리하는 것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법안에 대해선 전직 판사들도 반대하고 나섰다. 하마다 구니오(濱田邦夫) 전 최고재판소 재판관은 15일 참의원 공청회에 나와 법안이 위헌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전직 판사 75명은 법안이 위헌이라고 지적하는 의견서를 참의원 의장에게 제출했다. 의견서는 “헌법의 평화주의를 정착시키는 것이 국민의 바람”이라며 “법안은 국민이 의지할 곳으로 삼는 가치를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다무라 요조(田村洋三) 전 나고야(名古屋)고등재판소 재판장은 “헌법을 지키는 입장에 있는 판사 경험자로서 지금의 움직임은 도저히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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