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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조립, 과자 만들기 …‘틈새 학교’로 수업 공백 없앴죠

지난 14일 오후 3시 충청남도 서산시 운산면 운산초등학교. 정규수업은 끝났지만 교실과 교정 곳곳에서 아이들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수업이 끝나는 오후 1~2시부터 스쿨버스가 출발하는 오후 5시까지 요리교실, 로봇과학교실, 벨리댄스, 중국어 회화 등 방과후 프로그램이 운영되기 때문이다.

 로봇과학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2층 교실에선 1, 2학년 아이들 11명이 조립한 로봇에 고무줄을 감고 있었다. 김용산(7)군은 “고무줄을 겹치지 않게 감아야 로봇이 오래 움직인다”며 친구들에게 설명했다. 아이들은 조금 전 탄성과 탄성력에 대해 배웠다. 로봇의 동력이 되는 태엽 부분을 확인하며 고무줄의 힘으로 로봇이 굴러가는 것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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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나무가 우거진 교정 한쪽에서는 아이들 12명이 우쿨렐레로 ‘데이드림 빌리버(Daydream believer)’를 연주했다. 권은혜(12)양은 “우리 동네에는 음악학원이 없는데 학교에서 악기를 배울 수 있어 다행”이라며 “서너 달 열심히 연습해 시 대회에 나가 금상도 탔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체육관에서는 아이들 14명이 음악에 맞춰 s보드를 타고 안무를 연습 중이었다. 김태현(9)군에게 잘 타는 요령을 묻자 “중심을 잘 잡는 것”이라며 “집에 가서도 넘어지지 않도록 매일 연습했다”고 답했다.

 교육부와 본지, 삼성꿈장학재단, 한국교육개발원이 공동 주관한 제7회 방과후학교 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운산초등학교는 1921년에 개교한 7학급, 학생 139명의 소규모 학교다. 하지만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총 36개가 운영돼 프로그램 수만 비교하면 큰 학교 못지않다. 이선희(54·여) 교장은 “가까운 대학, 마을, 공장 등 지역 인프라를 총동원해 제과공장 실습, 벼 베기, 목장 체험 등 도시가 아니라서 할 수 있는 이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산초등학교의 자랑은 무엇보다 방과후교실 사이사이를 메우는 ‘틈새 학교’다. 틈새 학교는 농사·맞벌이 등으로 부모님의 퇴근시간이 늦은 자녀들을 위해 고안됐다. 박희량(49·여) 교사는 “예전에는 방과후학교가 없는 시간에는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동네를 배회하기도 했고, 놀다 맨홀에 빠져 다리를 다치는 일도 있었다. 올 초부터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 안에서 놀 수 있도록 선생님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 ‘틈새 학교’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방과후학교가 없는 시간이면 독서실, 자작나무 놀이교실, 돌봄교실로 간다. 이곳에서 친구들과 그림을 그리거나 민속놀이, 운동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세 교실의 벽면에는 아이들의 이름과 타임테이블이 적혀 있다. 이 교장은 “학기 초에 방과후수업을 정하고 나면 담임선생님이 아이들과 수업이 없는 시간에 어디 있을지를 정해 1인 1시간표를 만들게 된다. 아이들의 동선을 빠짐없이 챙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독서실 돌봄교실에서 만난 조윤희(10)양은 “오늘은 방과후수업이 없어 스쿨버스가 오기 전까지 친구들과 나눗셈 놀이를 하기로 했다”며 나눗셈 문제가 적힌 종이를 흔들었다. 돌봄교사인 박채령(29·여)씨는 “아이들이 방과후에 친구들과 놀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공부와 놀이의 경계가 옅어져 공부도 즐겁게 한다”고 했다.

 이 같은 촘촘한 안전망에는 학부모들과 지역사회의 도움이 필수다. 3학년 학부모인 정해선(36·여)씨는 “시골이다 보니 돌봄교사를 구하기 어려워 학부모들이 자원한다. 아침에는 돌아가면서 아침을 못 먹는 아이들의 식사를 챙겨준다”고 했다. 김지혜(28·여)씨는 “직접 와 보니 수업의 질도 좋고 아이들도 안전해 크게 만족한다”고 했다. 올해 이 학교 안전사고 발생률은 12% 감소한 반면 학부모 만족도는 틈새 학교를 운영하기 전인 지난해 88%에서 올해 96%로 올랐다.

서산=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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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