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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뉴스 인 뉴스 <282> 영화 ‘베테랑’ 계기로 본 경찰 수사조직

박병현 기자
영화 ‘베테랑’의 누적 관객 수가 12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에 맞서 싸운 광역수사대 소속 서도철(황정민) 형사의 모습에 통쾌함을 느꼈다는 영화 평이 많습니다. 경찰에는 광역수사대를 비롯해 지능범죄수사대, 마약범죄수사대 등 일반인들에게는 익숙지 않은 명칭의 조직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어떤 곳인지, 무슨 역할을 담당하는지 알아봤습니다.

광역수사대 ‘광역(廣域)’이라는 글자처럼 ‘넓은 구역’, 즉 전국을 누비며 활동하는 경찰 내 수사조직이다. 현재 16개 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470여 명의 형사가 근무하고 있다. 광역수사대 이전에도 비슷한 역할의 부서가 있었다. 1986년 창설된 형사기동대다. 형사기동대는 80년대 조직폭력배 소탕을 위해 만들어졌다. 그 당시 유명한 폭력조직으로는 조양은의 ‘양은이파’, 이동재의 ‘OB파’, 김태촌의 ‘서방파’ 등이 있었다. 이후 경찰은 형사기동대, 강력수사대 등으로 나뉘어 있던 수사조직을 ‘기동수사대’로 1999년 통합했다. 그게 현재 광역수사대의 토대가 됐다.

 ‘베테랑’에 나오는 형사 서도철(황정민)이 소속된 광역수사대는 지난 2004년에 만들어진 조직이다.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유영철 연쇄살인사건’이 광역수사대 출범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유영철이 서울 곳곳을 누비며 살인을 저질렀지만 21명이 살해되기까지 경찰은 유영철 검거에 실패했다. 같은 해 7월 유영철을 잡았지만 그 과정에서 일선 경찰서를 중심으로 한 수사 시스템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영화 ‘베테랑’에 그려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형사들의 모습. 영화 속에서 이들은 재벌 3세(유아인)의 범죄를 집요하게 파헤쳐 수갑을 채우는 모습을 보여준다. 왼쪽부터 오대환(왕 형사), 장윤주(미스 봉), 황정민(서도철), 김시후(윤 형사). [중앙포토]

 결국 경찰은 같은 해 10월 기동수사대의 이름을 광역수사대로 바꾸고 광역수사대 운영규칙을 만들었다. 2013년 개정된 광역수사대 운영규칙 개정안에 따른 임무를 보면 ‘지방경찰청장이 지시한 중요한 광역사건(2개 이상의 경찰서에 걸쳐 발생한 동종 또는 유사사건)과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사건’ ‘강력·폭력·지능 등 수사팀별 중요사건의 첩보수집 및 인지수사’ 등이다.

 실제로 광역수사대는 임무 개편 뒤 굵직굵직한 사건을 담당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광역수사대는 2009년 11월 서울 강남 유흥업소들로부터 보호비를 받은 혐의로 당시 부산 최대 폭력 조직이던 ‘칠성파’의 부두목 김모(48)씨 등 조직원 61명을 검거했다. 이는 김태촌의 ‘범서방파’ 와해를 가져온 결정적 사건으로 꼽힌다.

 하지만 ‘흑역사’도 있다. 2007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 폭행’ 사건 당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조사했지만, ‘단순 폭행’이라며 남대문경찰서로 넘겼다. 이후 당시 한화건설 고문이던 최기문 전 경찰청장이 사건을 축소·은폐하도록 외압을 행사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최 전 청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사건을 담당하다 보니 영화의 단골 소재로도 자주 쓰였다. 영화 ‘무방비도시’에서는 배우 김명민이 광역수사대 소속 형사로 나와 소매치기 조직과 싸움을 벌인다. 영화 ‘부당거래’에서도 배우 황정민이 광역수사대 팀장으로 등장했다.

 
국제범죄수사대 지난 2010년 2월 16일 창설된 부서다. 현재 서울지방경찰청 내 총 5개 수사대 산하 18개 수사팀에서 약 110명이 근무 중이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외국인 강력범죄가 늘어나자 창설했다.

 경찰청이 집계한 ‘최근 5년간 외국인 범죄 현황’에 따르면 2010년 2만2543명이던 외국인 범죄자 수는 2014년 3만684명으로 36% 증가했다. 국제범죄수사대는 불법 입·출국, 해외 성매매, 보이스 피싱 등 국제 범죄와 외국인 강력·폭력 범죄 등을 전문적으로 수사한다. 국제범죄수사1대는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 있다. 주로 산업기술 유출과 방첩수사를 담당한다. 지난 5월에는 탄창을 불법 수출한 전·현직 군 간부 및 군수품 생산·판매업자 7명을 검거했다.

 국제범죄수사2대는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 있으며 해외 불법 도박·환치기 등 금융범죄수사를 주로 담당한다. 지난 8월 무등록 불법 국제결혼 중개업체 72곳과 관련자 111명을 적발했다.

 국제범죄수사3대 또한 국제범죄수사2대와 같은 곳에 있다. 주로 외국인 마약사범과 해외로 도피한 피의자 추적(인터폴 추적)을 담당한다. 지난 2월 중국에서 1억2000만원 상당의 오토바이를 훔친 뒤 우리나라에 들어와 8년간 도피 생활을 한 중국인 J(35)를 검거했다. 당시 J는 인터폴 적색 수배자로 190여 개 인터폴 가입 회원국이 체포·강제송환 대상으로 지정한 피의자였다. 국제범죄수사4대와 5대는 각각 강남구 역삼동과 영등포구 대림동에 있다. 주로 외국인 살인·폭력 등 강력범죄를 담당한다.

 
마약수사대 전국의 16개 지방경찰청(경기지방경찰청은 1청·2청으로 분리)마다 마약수사대가 설치돼 있다. 마약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서울·경기·전남·경남·부산 등 5개 지역 내 17개 경찰서에 마약수사전담팀을 두고 마약 공급·판매책을 단속한다. 경찰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109명이던 마약 판매책은 7년 만인 2014년 442명으로 4배가량 증가했다. 경찰에 따르면 해외 여행객과 유학생이 증가하고 국내 체류 외국인이 점차 많아지면서 다양한 마약류가 밀반입되고 있다고 한다. 2010~2014년 경찰의 마약류 사범 단속 건수는 2만1000여 건에 달한다.

 일반 국민들에게 마약수사대가 알려진 것은 지난해 10월 부산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소속 권성구·황원기 경사의 마약사범 검거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가 공개되면서다. 공개된 화면에는 부산시 사상구의 한 모텔 주차장에서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며 저항하는 마약사범을 권 경사가 손으로 막고 황 경사가 발차기로 제압하는 모습이 잡혔다. 필로폰 5g을 유통시키려던 마약 사범을 검거하는 순간이었다. 당시 검거 영상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시민들 사이에서 경찰의 활약을 응원하는 분위기가 자발적으로 형성되기도 했다.

 
지능범죄수사대 지난 2월 창경 70주년을 맞아 전국 16개 지방경찰청에 있던 기존 지능팀에 일부 수사 부서까지 통합해 창설한 수사 조직이다. 4개 팀으로 구성돼 공무원 관련 범죄·보험사기·대출사기 등 반부패 범죄와 민생범죄를 단속한다.

 1팀은 전화금융대출 사기 등 생활경제, 2팀은 주가조작이나 보험사기 등 금융 및 조세 관련 범죄를 다룬다. 3팀은 공무원과 보조금 부정 수급 문제, 4팀은 식품·환경·총기 관련 범죄를 맡고 있다. 다만 서울지방경찰청의 경우 기존 경제범죄수사대를 지능범죄수사대로 이름을 바꿨다. 1계·2계로 나눠 편성돼 있다.

 지난 10일 이동통신 3사(SKT·KT·LG유플러스)가 지난해 10~11월 ‘아이폰6 보조금 대란’에 개입한 사실을 적발한 곳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다. 이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불법 지원금 지원 정황이 적발된 첫 사례였다.

 
경찰청 특수수사과 경찰청에 꾸려진 특수 수사 조직이다. 1972년 6월 당시 ‘미국의 연방수사국(FBI)과 같은 조직을 만들겠다’는 계획에 따라 치안본부(현 경찰청) 내에 만든 특별수사대가 전신이다.

 1976년 청와대 특명 사건을 담당한 특수1대와 치안본부 자체 수사를 주로 해결한 특수2대로 분리돼 수사 업무를 담당했다. 80년대 말 치안본부가 경찰청으로 바뀌며 특수 2대도 ‘특수수사과’로 이름을 바꿨다. 현재는 주로 사회적 관심도가 높고 사회이익에 반하는 중대 범죄 첩보수집과 수사를 담당한다. 정부기관이 고발하는 사건을 맡아 수사하기도 한다. 직제상 경찰청 수사국 내 수사기획관의 지휘를 받아 특수수사과장을 필두로 해서 움직인다.

 지난 2013년 7월 김학의(59) 전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 의혹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당시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4개월에 걸친 수사를 통해 김 전 차관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같은 해 3월부터 건설업자 윤모(52)씨와 관련한 16곳을 압수수색하고 90여 점의 압수물 분석, 관련자 144명을 조사하면서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특수수사과는 2014년 입법로비 청탁을 한 한국전력 자회사 한전KDN의 조직적인 비리를 발견하고 김모(58) 전 대표 등 38명을 조사하기도 했다. 당시 특수수사과는 6개월에 걸쳐 한전KDN의 운영 비리에 대해 집중 수사했다. 그 결과 임직원 358명이 11억2000만원 상당의 출장비를 받은 정황을 포착하는 등 기업비리 수사에 성공을 거뒀다는 평을 받았다.

박병현 기자 park.b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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