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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나파밸리의 ‘한국 포도밭’ 10년 … “현지 생산자에게 와인 인정받아 뿌듯”

와인에 있어서 ‘10년’은 사람으로 치면 첫 돌에 해당한다. 밭을 일궈 씨를 심고 포도를 수확해 와인을 담근 뒤 숙성·안정화시키기 까지 최소 10년은 걸리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표 와인 생산지인 나파밸리에 있는 유일한 ‘한국 포도밭’이 10주년을 맞았다. 동아원그룹의 ‘다나 에스테이트(Dana Estates)’가 그 주인공이다. 와인 애호가인 동아원 이희상(70) 회장은 2005년 폐허나 다름없던 헬름스 가문의 포도밭을 인수해 이름을 바꾸고 새로운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 나파밸리에선 ‘한국인이 제대로 와인을 만들 수 있겠나’라는 의구심과 경계심이 가득했다.

 하지만 불과 4년 만에 이변이 일어났다. 2009년 ‘다나’(로터스 빈야드) 2007년산이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로부터 100점 만점을 받은 것이다. 신생 와이너리가 ‘와인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로버트 파커 만점을 받은 건 처음이었다. 로터스 빈야드 2010년산은 2012년에도 두 번째 로버트 파커 만점을 받았다. 다나 와인은 2012년과 2013년, 미국 양대 와인 경매인 ‘프리미어 나파밸리 옥션’에서 최고가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희상 회장은 16일 “처음엔 탐탁지 않아 했던 현지 와인 생산자들도 이제 우리를 뚜렷한 비전과 철학을 지닌 진정한 동료로 인정하게 됐다”며 “구슬땀을 흘렸던 10년 세월이 헛되지 않았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그가 꼽은 성공의 비결은 한국인 특유의 장인정신이다. 생산량은 줄더라도 품질 만큼은 완벽을 추구했다. 실제 다나에선 일반적인 와이너리와는 달리 통을 올리고 내리는 과정에서 와인이 상할 수 있다는 이유로 와인을 숙성하는 오크통을 쌓아두지 않는다.

 한국 시장만을 위해 ‘온다도로’(황금의 물결·사진)와 ‘바소’(항아리)라는 와인도 생산한다. 모두 한국인의 취향을 고려해 카베르네 쇼비뇽의 풍미가 강하면서도 입에서는 부드러워 동양 고기 요리와 잘 어울린다. 이 회장은 지금도 두 달에 한번 꼴로 와이너리를 찾는다. 아직 시중에 출시되진 않았지만 화이트 와인을 만들어 시험중이다. 이 회장은 “레드 와인과 마찬가지로 미국 최고의 화이트 와인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와이너리에는 뜻깊은 해이지만 올해 동아원은 내우에 시달리고 있다. 그룹의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와인 유통 자회사인 나라셀라를 매물로 내 놓은 상태다. 그러나 이 회장은 와인사업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는 “나라셀라 매각 여부와 관계없이 다나의 존재 이유와 비전은 뚜렷하다”며 “한국인의 강한 장인정신으로 반짝 스타가 아닌 최고의 와인을 목표로 누구보다 긴 호흡으로 한보 한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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