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논쟁] 국가 채무 GDP 대비 40%대, 재정 대책 어떻게 세워야 하나



논쟁의 초점 우리나라 국가 채무가 GDP 대비 40%를 넘었다. OECD 국가의 평균 수준에 비해 나쁜 편은 아니지만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 이에 한편에선 경제성장을 견인하지 못하는 복지부터 구조조정하는 등으로 재정 안정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런가 하면 성장 잠재력을 키우기 위해 재정을 축소해선 안 되고 확대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양측 의견을 들어봤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성장 잠재력 확충이 관건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
재정의 첫째 역할은 경기가 안 좋아 추세선 밑으로 축 처져 있을 때 경기를 다시 성장 추세선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경기 침체에 빠지면 아까운 공장이 멈추고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며, 특히 중산층·서민에게 고통이 집중된다. 한국 경제가 또다시 침체기로 접어든다면 일본처럼 디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어떻게든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성장 잠재력 확충이라는 재정의 둘째 역할도 중요하다. 다른 나라보다 더 좋은 제품,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야 치열한 세계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처럼 유효수요 부족으로 세계 경제가 장기 저성장에 빠져들 때는 제품 경쟁력이 더욱 중요하다. 성장 잠재력이 뒷받침돼야만 삶의 질을 개선하고 미래 세대에게 더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재정의 셋째 기능은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소득재분배다. 고소득층에게 세금을 조금 더 거둬 저소득층이 중산층으로 올라설 수 있도록 복지를 확대하는 것이 그 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결코 ‘소비성’ 복지가 되어선 안 되고 필히 ‘일하는’ 복지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은 일을 하면서 복지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성장과 복지, 고용을 한꺼번에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경기 회복과 성장 잠재력 확충, 일하는 복지가 한 몸처럼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경기 침체를 방치하면 성장 잠재력마저 훼손되고, 성장 잠재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기 회복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경제성장이 뒷받침돼야 복지가 지속 가능하며 일하는 복지가 아닌 선심성 복지는 성장과 상충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돈이다. 세금을 덜 걷고 재정을 더 풀어 경기 회복과 성장, 복지를 모두 얻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면 나중에 더 큰 화를 자초하게 된다. 지금 우리나라가 그 유혹에 빠져 있다. 눈앞의 경기 회복을 위해 대규모 적자재정을 지속적으로 편성하면서 국가 채무가 급증하고 있다. 2015년 우리나라의 국가 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0%를 돌파할 전망이다. 지금의 증가 속도가 몇 년 더 지속된다면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임계치를 넘어설지도 모를 일이다.



 재원이 부족하다면 경기 회복과 성장 잠재력 확충, 일하는 복지라는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분야에 재정을 집중 투입하는 것이 정답이다. 연구개발(R&D) 분야와 산업 분야, 일자리 분야, 교육 분야가 그것이다. 연구개발 지출은 당장 GDP에 잡혀 경기 회복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미래에 더 좋은 제품,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기반이기도 하며, 특히 연구직이라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 고학력 청년층을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산업 분야 지출은 현 정부가 표방하는 ‘제조업 3.0’ 시대를 열어가는 기반이 될 것이다. 다만 지금처럼 수많은 중소기업에 소액으로 쪼개 나눠주는 식의 방식은 지양돼야 하며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강소기업, R&D로 무장한 강소기업 1000개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방향으로 정부 정책을 선회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출은 인적자원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과 더불어 가계소득 증대 및 민간 소비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꼭 필요하다. 공교육을 확충하는 교육 지출은 인적자원을 키우는 것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마지막으로 재정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재원 확대 방안을 제시해야만 한다. 예산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는 것도 꼭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증가하는 예산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페이고 원칙, 즉 의무지출이 발생할 때 재원 조달 방안까지 함께 제시하는 것을 법제화하고, 필요하다면 증세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





재정 안정 위해 복지개혁해야



김원식
건국대 교수·경제학
정부가 최근 발표한 387조원 규모의 내년 예산에서 약 13%에 이르는 50조원이 빚으로 조달될 것 같다. 중앙정부가 직접적으로 책임져야 할 국가 채무가 2009년 GDP 대비 31.2%에서 6년 만에 10%포인트 상승한 40.1%가 되는 것이다. OECD 국가의 평균에 비해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하지만 정부가 실질적으로 책임져야 할 부채는 관리가 허술한 공공기관 부채와 공적연금의 평균수명 증가에 따른 충당부채도 포함된다.



 특히 보건·복지·노동 부문을 포함한 복지예산은 2009년 75조원에서 2016년 123조원으로 70% 가까이 증가한다. 이 기간 기초연금을 중심으로 한 보편적 복지 지출이 통제 없이 증가해 48조원이 늘었는데 이는 적자 규모인 50조원에 가깝다. 아직도 보편적 복지 논쟁이 끝나지 않았고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지출해야 할 예산이 태산같이 대기하고 있다. 복지개혁 없이 재정 안정, 특히 채무 억제는 불가능하다.



 경제가 나아지면 세수가 더 걷힐 것이고, 이에 따라 국가 채무 비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우리 경제가 그다지 낙관적이지 못하다. 적자재정이 소비지출을 늘릴 수도 있지만 반드시 경기활성화로 이어지는 게 아니다. 과거에는 재정적자가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투자로 인해 발생함으로써 기업 생산성 제고에 기여하면서 실질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내년 예산에서 SOC는 증액은커녕 절대액도 줄었다. 대표적인 소비성 적자예산이고 적자가 커지면서 이에 따른 이자도 함께 커지는 눈덩이 굴리기(snowball game)를 하고 있다. 예정된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각국 간에 금리 경쟁이 번지면 정부 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은 더 커질 것이다.



 또한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크게 위협하고 있는 고령화와 저출산에 대한 복지 지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비용을 부담할 근로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조세 부담 능력에도 한계가 있어 재정적자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2009년 이후 보편적 복지 관련 지출이 급증하면서 우리나라 빈곤율은 하락하지 않았고 오히려 비빈곤층에 대한 혜택만 더 늘었다. 따라서 우리의 복지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노인복지체제를 비용절감형으로 바꾸어야 한다. 평균수명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고 노인들이 더 건강해지고 있다. 60세 정년 의무화를 실천하면서 노인 기준 연령을 선진국보다 더 선진적으로 70세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 노인들의 건강 여부, 일할 의사, 개인들의 직무능력까지 고려해 체계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둘째, 복지지출은 빈곤층에 집중시키되 보다 체계적으로 빈곤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자녀에게 빈곤이 세습되지 않도록 공교육을 질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복지 부문의 혁신을 통한 효율화를 꾀해야 한다. 복지산업을 노동집약적에서 최신의 정보통신 및 원격진료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비용 대비 효과를 높여야 한다.



 셋째, 그동안 양적 팽창에 머물렀던 사회보험을 개혁해야 한다. 수지균형 원리에 의해 운영되는 국민건강보험은 올해 16조원의 누적 흑자임에도 불구하고 수입보험료의 20%에 해당하는 정부 지원이 매년 들어간다. 고용보험도 실업급여나 기업에 대한 고용 지원에 대해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 2060년대에 기금이 고갈되는 국민연금의 수익비는 1.8이다. 1이면 국민이 낸 것만큼의 원리합계를 가져가는 것이다. 나머지 0.8은 세금으로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보험재정이 정부에서 독립되도록 하고 사회보험을 보완할 수 있는 민간보험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



 지금은 효과 없는 복지지출을 위한 재정적자를 늘려 경제성장을 이끌어야 할 때가 아니다. 복지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적자를 줄이고 노동·금융·공공 부문 등의 구조조정을 통해 산업생산성을 높이는 성장정책을 서둘러야 한다.



김원식 건국대 교수·경제학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