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힘 빠진 글로벌 성장 엔진, 무역 … “올 증가율 1%”

종종 눈으로 보면서도 믿지 않으려는 일이 있다. 그사이 손 쓸 수 있는 골든타임(Golden time)을 놓치고 만다. 한국 경제 성장의 전제조건이었던 세계 무역에 적신호가 켜졌다.



최근 3년간 연평균 3%대, 중국·유럽 부진 영향 커
금융위기 전엔 평균 6% 증가
한국 GDP 무역의존도 99.5% … 경제 체질 못 바꿔 위기 자초

 권위 있는 국제무역 전망기관인 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연구소(CPB)는 올해 세계 무역 성장률이 1% 정도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추정치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지난 4월 전망치(3.3%)보다 현저하게 낮다. 그러나 현실은 불행하게도 WTO 전망과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CPB에 따르면 올 2분기 세계 무역은 전분기보다 0.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분기(-1.5%)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다. 상반기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최악을 기록했다. 로버트 쿠프먼 WTO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치 글로벌 성장 엔진의 타이밍 벨트가 끊어지거나 엔진 실린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유럽의 미약한 회복이 일차적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중국 경제의 성장전략 전환이 더해진다.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은 내수 주도 경제로 방향을 틀면서 수출입이 빠르게 줄고 있다. 그 유탄을 맞은 자원 부국들 역시 수출은 감소하고 수입은 위축됐다. 금융위기 이후 많은 나라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무역장벽을 높인 점도 작용한다. 반면 최근 10여 년 동안 세계 무역 자유화에서는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다. 세계화(Globalization)와 함께 해외로 생산 거점을 옮겼던 많은 기업이 자국으로 돌아가는 것도 무역에는 마이너스 요소다. 문제는 이런 요인 상당수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쿠프먼은 “글로벌 경제에 일종의 조정이 일어나고 있고, 무역이야말로 그런 조정이 두드러진 분야”라고 말했다.



 사실 글로벌 무역 부진은 최근 몇 년간 계속돼 왔다. 금융위기 직후 급반등했던 세계 무역규모 증가율은 2010년 약 13%를 기록한 뒤 2011년 6.8%로 뚝 떨어졌다. 그 뒤론 3년 연속으로 3% 안팎에 머물렀다. 그동안 한국 경제는 서서히 뜨거워지는 냄비 속 개구리 신세였는지 모른다. ‘차이나 쇼크’로 8월 수출이 14.7% 감소한 것이 현실을 절감하는 계기가 됐다. 2008년 금융위기 전만 해도 무역은 세계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1983년부터 20년 이상 연평균 6% 증가하며 경제 성장에 기여했다. 그러나 이제 몇 년째 무역 증가율은 경제 성장률을 밑돌고 있다. 무역이 질주하면서 성장을 잡아 끄는 시대는 일단 막을 내리고 있는 듯이 보인다.



 정작 이 문제가 위기로 다가오는 곳은 한국 같은 무역의존형 국가다. 한국의 수출은 전 세계에서 7위, 수입은 9위다. 국내총생산(GDP)의 무역의존도는 2014년 말 현재 99.5%나 된다. 한마디로 한국 경제는 세계무역과 공동운명체다.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주 단위로 수출 실적을 점검하는 중이다. 7월 9일 수출 경쟁력 강화 대책회의, 8월 12일 수출 촉진을 위한 민관 합동 회의에 이어 이달 들어선 수출 부진 주요 업종 동향 긴급 점검회의(7일), 긴급 수출 점검회의(9일) 등 잇따라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그러나 세계 무역량 급감이란 큰 파고를 헤쳐 나가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회의는 거듭되지만 뾰족한 수는 나오지 않고 있다. 정부 대응은 수출 산업 현장이 얼마나 나쁜지 점검하고 기존 지원책을 확대해 나가는 정도다. 이인호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단기적으로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마케팅 지원과 무역금융을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수출 상품 경쟁력 강화와 시장 다변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수출에만 목을 매는 경제구조와 체질을 수십 년째 바꾸지 못한 결과가 한국 경제의 목을 조여오고 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세종=조현숙 기자 isang@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태그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