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서현정의 High-End Europe]
위대한 부르고뉴 와인 - 그랑 크뤼 길 (상)


 
 
 
 
 
 
 
 


하늘은 푸르고 햇살은 따뜻한 9월이다. 오곡이 익어가는 계절이지만 유럽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때 특별히 주목하게 되는 과일이 있다. 바로 와인을 만드는 포도. 와인 투어는 연중 어느 때나 가능하지만 나무마다 달린 실한 포도 열매를 감상하고 수확의 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이 9월이 와인 여행에는 최고의 계절이다.
 

경사진 면에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


와인 여행을 할 수 있는 곳 중에서도 와인의 수준, 자연의 아름다움, 지역의 문화와 역사 등을 고려할 때 첫 손을 꼽게 되는 여행지는 역시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이다. 와인 생산량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 보르도(Bordeux)와 함께 프랑스 최고, 세계 최고의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이다.
 
부르고뉴는 파리에서 동남쪽으로 150km 정도 떨어진 지역으로, 크게 5곳으로 나누어진다. 북쪽에서부터 시작하면 욘(Yonne), 코트 드 뉘(Cote de Nuit), 코트 드 본(Cote de Beaune), 코트 살로네즈(Cote Chalonnaise), 마코네(Maconnais)로 불리는 곳들이다. 욘은 인기 화이트 와인인 샤블리(Chablis)가 생산되는 곳이다. 마코네는 비교적 가볍고 부드러운 보졸레(Beaujolais)가 생산되는 지역이다. 이 두 곳은 프랑스 와인으로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그랑 크뤼(Grand Crus)와인을 마셔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랑 크뤼란 특급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 혹은 특급 와인에게 부여되는 프랑스의 와인 등급을 말한다.
 
다섯 지역 모두 최고의 와인을 생산하며 각 지역의 특성과 매력을 자랑하는 곳들이지만 부르고뉴의 중심이라고 한다면 특히 코트 드 뉘와 코트 드 본 두 지역을 말한다. ‘그랑 크뤼의 길’도 이 지역의 와인투어 루트를 일컫는다.
 

그림으로 꾸며진 앤티크 와인 저장통.

 
코트 드 뉘는 부르고뉴의 중심 도시인 디종(Dijon)에서 시작되어 남쪽으로 이어진다. 샹베르땅(Chambertin), 로마네콩티(Romanee-Conti), 에세조(Echezeaux) 등의 위대한 와인들이 생산되는 곳이다. 코트 드 본은 코트 드 뉘의 남쪽에서 ‘부르고뉴의 와인 수도’라고 불리는 본(Beaune)까지 이어진다. 코르통 샤를르마뉴(Corton-Charlemagne), 몽라쉐(Montrachet) 등 샤도네이(Chardonnay) 품종으로 만들어진 화이트 와인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 사이로 이어지는 그랑 크뤼의 길에는, 그 가격만으로도 놀랄 세계적인 와인이 생산되는 포도밭들이 연이어 등장한다. 와인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곳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터질 만큼 감동스런,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부르고뉴 와인을 이해하는데 있어 특히 중요한 개념으로 ‘테루아루(terroir)’라는 말이 있다. 기후, 토양 등 자연환경을 말한다. 와인을 만드는데 있어 사람의 노력도 매우 중요하지만 이곳에서는 테루아르를 빼놓고는 와인 이야기를 할 수 없다. 부르고뉴 와인의 다양성은 퍼즐 조각처럼 작게 나누어진 서로 다른 특성의 포도밭들에서 나온다. 코트 드 뉘 지역에만 59가지 토양이 있다고 하며, 테루아르에 대한 연구는 와인을 만드는 오랜 역사 속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다. 차이는 작은 밭들에 자기 만의 특별한 이름을 부여하였고 그 이름은 밭의 이름이며 동시에 와인의 이름이 된다. 와인을 만드는 와이너리 이름을 중요시하는 보르도와는 다른 특성이다.
 

그랑크뤼의 길. 포도밭 이름을 알리는 표지판.


그랑 크뤼의 길을 따라 걷다보면 햇빛을 받기 좋은 경사면에 가지런히 정돈된 포도밭들이 소박한 돌담으로 경계를 삼으며 이어져있다. 그 아름다운 모습은 ‘신이 만든 팔레트’라는 이야기로 표현되기도 한다.
 
렌터카를 이용하여 돌아보아도 좋고, 현지에서 운영되는 전문 가이드 투어에 참여해도 좋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여유롭다면 총 20km 정도에 이르는 이 길을 와인을 사랑하는 일행들과 함께 천천히 걸으며 돌아보는 것이 가장 좋다. 유명한 와이너리들은 방문이 어렵지만 작은 양조장 중에는 언제든 편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문이 열려있는 곳들도 많다. 운이 좋으면 그날 수확한 포도로 막 짜낸 최고의 포도즙을 마셔볼 수도 있고 유명한 와이너리에서 잘 익은 포도를 얻을 수도 있다. 와인을 마시고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고 아름다운 자연 속을 걷고,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는 가을 여행이 될 것이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