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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전업주부·맞벌이 갈등 부른 '보육예산 졸라매기'

[앵커]

그동안 만 5세 이하 자녀라면 누구든 하루종일 어린이집에 무상으로 아이를 맡길 수 있었는데, '내년부터는 선별적으로 하겠다, 특히 전업주부에게 가던 혜택을 줄이겠다'는 내용의 정부 방침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비판의 불똥이 지금 주로 전업주부들에게 튀면서 논란이 더 커지고 있는데, 오늘(14일) 팩트체크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이게 주말 동안 나온 소식인데 반응들이 굉장히 뜨거웠던 모양이죠?

[기자]

먼저 어떤 내용인지 간단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현재 만 5세 이하의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낼 경우 소득수준이나 엄마의 직업 유무에 상관없이 종일반 보육비를 정부가 대줍니다.

다만 0~2세, 어린아이의 경우 어린이집 안 보내고 집에서 키우면 10만~20만 원의 양육수당을 주는데, 그래도 어린이집 보내겠다는 경우가 계속 늘면서 보육예산도 점차 불어난 겁니다.

그러자 내년부터는 전업주부의 유아라면 어린이집에 보내도 하루 7시간까지만 지원해주기로 하고 대신 현금으로 주는 양육수당을 늘리겠다고 했는데, 이렇게 해 절감할 수 있는 예산이 400억 원 정도입니다. 이걸로 보육교사 처우개선이나 종일반 보육단가를 올리는 데 쓴다는 계획입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 기사엔 댓글이 1만 개 가까이 붙었는데 상당수가 전업주부들을 비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앵커]

전업주부 입장에서 보자면, 오히려 있던 혜택이 줄어든 건데 왜 우리를 야단치느냐고 얘기할 수도 있겠는데. 아마 기본적으로 사회적 인식이 '전업주부가 왜 어린이집에 맡기느냐'라는 인식들이 있는 모양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번 조치와 직접 상관은 없는 반응들이기도 했는데요.

몇 가지 살펴보면 '전업주부가 왜 어린이집에 애를 맡기느냐?' '어린이집에 애 맡기고 커피숍에 있는 전업주부들 많더라', 심지어 '일하기는 싫고 그렇다고 애 보기도 싫은 것 아니냐'는 다소 원색적인 내용이 많았습니다. 추천도 상당히 받았습니다.

그러자 육아 카페를 중심으로 전업주부들은 '누가 보육비 먼저 달라고 했느냐, 어이없다'는 반응이 나왔고 '왜 나라가 전업맘과 워킹맘 편 가르기를 하느냐' '애 낳으면 손해 보는 느낌이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앵커]

전업주부를 비판하는 글을 꼭 맞벌이 여성이 쓴 거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죠?

[기자]

네, 저도 하나하나 읽어봤더니 그렇지 않은 경우도 상당히 있었던 것 같은데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마치 맞벌이 주부 대 전업주부의 갈등 구도가 된 모습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정책이 처음에 어떻게 시작됐느냐 하는 것입니다.

2011년 황우여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출산율 문제를 언급하면서 "소득 상위 30%를 포함해 영유아 교육·보육을 국가 책임하에 둬야 한다."라며 "0세에 대한 전면 무상 보육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는데, 이듬해 총선과 대선 철이 되면서 이야기가 본격화됐습니다.

사실 당시 당 내부적으로 반발하는 목소리가 있었고, 기획재정부 장관이던 박재완 장관도 "우물물을 뒷사람 생각해 적당히 떠 마셔야지 자기 차례 왔다고 해서 탐욕스럽게 다 퍼마시면 뒷사람에게 돌아갈 게 없다"는 경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당에서 열심히 추진했지만, 실질적으로 집행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선 이건 아니라고 봤다는 거군요?

[기자]

그래도 여당에서 밀어붙이자 정부에서는 '지방정부로 가던 돈을 줄이면 재원 마련이 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고, 결국 이렇게 여당의 핵심공약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물론 당시 문재인, 안철수 대선 후보도 모두 5세 이하 영유아 무상보육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서영숙 교수/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 : (선거를 앞두고) 표를 원하니까. 아무튼 무상보육이라는 건 표가 되는 소리잖아요. 그러니까 앞으로 돈이 얼마나 더 써져야 할지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키우는 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검토하지 않고 한 거 아니냐.]

실제 선거 직전 양 후보의 공약 중 어떤 걸 선호하는지 유권자들에게 물었더니 30대에선 보육정책에 대해 큰 호감을 보였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습니다.

[앵커]

결국, 당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내세웠던 공약, 이것이 지금 일정 부분 초래되면서 생기는 파열음, 이렇게 봐야 할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 파열음의 불똥이 전업주부들에게 가 있는 모습인데요.

게다가 정책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만 0세 아이의 겨우 어린이집 비용이 월 78만 원입니다. 그런데 집에서 키울 경우 나오는 양육수당이 20만 원이거든요. 물론 20만 원은 손에 쥐는 돈이지만 그래도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으면 손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죠.

상당수 전문가가 "이번에 바뀐 방향은 틀리지 않다, 하지만 기존에 너무 무상이다, 국가가 다 책임진다는 식으로 먼저 정책을 짜 놓은 뒤에 고치려고 하니 무리가 많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앵커]

수고했습니다. 팩트체크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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