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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아일란’ 768명, 난민 인정은 3명뿐

13일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재한 시리아 난민 27명이 터키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아일란의 사진을 들고 시리아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조문규 기자]


“11살 된 둘째딸 파트마가 올해 초 시리아 국경을 넘어 터키 난민캠프로 향하던 중 자동차에 치여 크게 다쳤다고 합니다. 아픈 딸 곁을 지키지 못해 죄스럽습니다. 아이들을 다시 만날 수 있게 제발 도와주세요.”

 시리아인 오마르 알나다스(42)는 13일 서울 무교동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인도적 체류 난민 재결합’ 촉구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호소했다. 알나다스는 3년 전 일자리를 찾아 혼자 한국에 왔 고 아내와 네 명의 아이들은 시리아에 남았다. 이후 내전 이 악화되면서 큰아들 무함마드(17)가 언제 ‘이슬람국가(IS)’로 끌려갈지 알 수 없게 되자 올 초 가족이 전부 고국을 떠났다. 국경을 넘어 난민캠프로 향하는 위험 한 여행길에서 파트마가 다쳤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는 것이다.

 국제난민지원단체인 ‘피난처’가 주최한 이 자리엔 알나다스를 비롯해 27명의 재한 시리아인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한국에도 시리아 난민이 있습니다’ ‘시리아를 도와주세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이나 가족사진 등을 들고 나왔다. 피난처에 따르면 한국에는 현재 768명의 시리아 난민이 있다. 대부분 취업비자를 받아 입국했다가 내전이 격화되자 난민 지위를 신청했다. 그러나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3명뿐이다. 618명은 취업은 가능하지만 가족을 초청할 수 없고 건강보험 등 혜택도 받을 수 없는 ‘인도적 체류자’ 신분이다.

 이날 집회에서 대표 발언한 라에드(28)는 “가족과 생이별한 시리아인들이 다시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사회에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자페르(45)는 “지난 2일 터키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 살짜리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을 보고 난민캠프에 있는 내 아이들 5명이 떠올라 너무나 화가 나고 마음이 아팠다” 고 말했다.

 피난처는 1999년부터 서울 상도동에 난민보호소인 ‘라이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엔 정치적 망명을 한 에티오피아인 요나스와 예멘인 이마드 등 6명이 살고 있다. 라이트하우스에 온 지 3년이 됐다는 이집트인 아흐메드는 종교적 박해를 피해 한국으로 망명을 온 경우다. 그의 팔목엔 무슬림들이 강제로 낙인찍듯이 새겼다는 동전 크기의 십자가 문신이 있었다. 그는 “이 문신조차 ‘박해를 당했다’는 입증 증거가 될 수 없을 정도로 한국의 난민 심사가 까다롭다”고 말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4년간 한국으로 난민 신청을 한 외국인은 2011년 1011명에서 지난해 2896명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유엔난민협약국들의 평균 난민 인정률(38%, 2010년 기준)에 비해 우리나라의 인정률은 2011년부터 지난 7월까지 평균 3.3%다.

글=조혜경 기자 wiselie@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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