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맛있는 월요일] 디올의 디저트, 에르메스의 커피 … 명품 맛 좀 볼래?

“패션은 단순한 옷의 문제가 아니다. 패션은 바람에 깃들어 공기 중에 존재한다. 사람들은 그것을 느끼고 또 들이마신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을 만든 가브리엘 샤넬(1883~1971)은 반세기 전, 패션은 살면서 접하는 모든 것이라고 정의했다. 최근 유명 패션 브랜드들이 가방과 의류 중심에서 벗어나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미리 예견한 듯하다.

 일본 명품 거리인 긴자에는 샤넬·에르메스·불가리 등 명품 브랜드 레스토랑과 카페가 즐비하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는 지난 7월 처음으로 중국 상하이에 레스토랑을 열었다. 지난해 가을 미국 뉴욕에는 랄프로렌의 ‘폴로 바’가 생겼다.

 이 같은 흐름에서 서울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6월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이 서울 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세우면서 카페를 열었다. 지난해 신세계는 편집매장 분더샵을 재개관하면서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일식당을 새로 배치했다. ‘패션 매장 옆 레스토랑’ 현상은 왜 생겨난 걸까. 이들은 일반 레스토랑과는 어떻게 다를까. 서울에서 가장 활발한 네 곳을 가봤다.


10꼬르소꼬모 안 ‘10꼬르소꼬모 카페’

① 서울 청담동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10꼬르소꼬모 건물 외관과 ② 내부. 1층 카페에서 밀라노식 이탈리안 요리와 와인을 판다.

 패션 출판인 출신인 카를라 소차니 여사가 이탈리아 밀라노에 연 패션·문화 복합공간이다. 1998년 패션업계 최초로 레스토랑과 카페가 결합한 형태를 선보였다. 2008년 국내에 처음으로 ‘패션매장 옆 카페’를 소개했다.

 밀라노식 이탈리안 요리와 와인을 판다. 파스타와 샐러드, 고기·생선류, 디저트까지 구비했다. 피자는 팔지 않는다. 연간 네 차례 메뉴의 절반가량을 교체한다. 이를 위해 안세영 셰프가 매년 이탈리아로 메뉴 개발 여행을 간다.

③ 어란 파스타 ‘보따르가’와 ④ 바닐라 젤라토 위에 올려진 솜사탕에 에스프레소를 부어 먹는 아포가토. [임현동 기자, 각 브랜드]

 날씨 좋은 날, 작은 분수가 있는 정원에 앉아 식사를 하면 밀라노에 있는 것같이 느껴진다. 사전 예약해야 하는 특별 메뉴 ‘피오렌티나 티본 스테이크’는 고객을 피렌체로 순간이동해 데려다 준다. 덴마크 디자이너 아르네 야콥센(1902~71)의 ‘에그 체어’와 ‘스완 체어’ 진품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실 수 있다. 통가죽으로 만들어져 한 개 가격이 수천만원을 넘는다. 포크·나이프는 은 세공 브랜드 조지 젠슨 제품을 쓴다. 김환중 팀장은 “카페는 고객을 매장 안으로 불러들이고 오래 머물게 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사르데냐산 숭어 어란과 한치로 맛을 낸 카펠리니면 파스타 ‘보따르가’(2만9000원), 퀴노아(곡물)·렌틸콩·콜리플라워를 넣은 ‘수퍼푸드 샐러드’(2만9000원)가 인기 메뉴. 오후 11시(금·토요일은 자정)까지 연다.


분더샵 안 ‘루브리카’

⑤ 서울 청담동에 있는 패션 편집매장 분더샵 건물. ⑤ 1~3층은 쇼핑 공간이고 4층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 피터 마리노가 설계한 럭셔리 편집매장이다. 1~3층은 디자이너 컬렉션·핸드백·주얼리·모피를 쇼핑하는 공간이다. 4층에 뉴욕 스타일 이탈리안 레스토랑 루브리카가 있다. 매장 곳곳에 배치한 예술작품과 서적, 전문가들이 편집한 음악이 한데 어우러져 색다른 분위기를 낸다. 해학이 넘치는 사진으로 유명한 사진작가인 엘리엇 에르윗의 작품 22점이 레스토랑 안에 걸려 있다. 흰색과 검은색을 기본으로 한 현대적인 감각의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건축과 패션에 심미안을 가진 미식가들이 주로 찾는다.

⑥ 레드 와인에 졸인 양파 마멀레이드를 얹은 ‘오븐 로스트 채끝 등심 스테이크’와 ⑦ 크랩 케이크 위에 수란을 얹은 ‘루브리카 베네딕트’.

 정통 이탈리안 요리와 다양한 칵테일, 가벼운 샌드위치와 브런치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직접 만든 라비올리(이탈리아식 만두)에 블랙 트뤼플(송로버섯)과 샴페인을 넣은 크림 소스를 얹은 ‘포시니 라비올리’(3만6000원), 크랩 케이크 위에 수란을 얹은 ‘루브리카 베네딕트’(3만2000원)가 맛있다. 신지영 파트너는 “비행기로 반나절 걸리는 뉴욕을 서울에서도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서비스가 인상적이다. 새 음식이 나올 때마다 포크와 나이프를 바꿔준다. 각각의 음식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동그란 테이블은 옆 사람과 대화하기 편리하다. 10~12인이 들어갈 수 있는 별실이 있는 것도 장점. 와인은 초보자용부터 고가의 그랑크뤼, 컬트 와인까지 110여 종을 보유하고 있다. 잔으로 파는 와인 9종, ‘하프 보틀(375ml)’은 8종이 있다. 오후 10시에 문을 닫는 점은 아쉽다.

 
‘하우스 오브 디올’ 안 ‘카페 디올’

⑧ 세계적인 건축가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이 설계한 서울 청담동 ‘하우스 오브 디올’. ⑨ 핸드백을 파는 매장을 지나면 5층에 ‘디올 카페 바이 피에르 에르메’가 있다.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프랑스 건축가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이 설계하고 피터 마리노가 인테리어를 맡았다. 열두 개의 돛을 펼친 모양의 건물 자체만으로도 가볼 만하다. 액세서리·시계·여성복·남성복·슈즈·파인 주얼리 등 브랜드의 모든 것을 1층부터 4층까지 담았다. 사람들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공간은 5층 카페다. ‘페이스트리계의 피카소’로 불리는 피에르 에르메가 이름을 걸고 디저트 카페를 열었다. 가장 프랑스적이라고 평가받는 브랜드 디올과 명품 파티시에의 만남은 오감(五感)으로 프랑스 문화를 느껴보라는 초대장이다. 디올이 부티크 안에 카페를 연 것은 서울이 처음이다.

⑩ 베스트셀러인 프랑스 과자 마카롱과 ⑪ 장미 향 셔벗이 들어간 ‘이스파한 아이스크림’.

  프랑스 과자인 마카롱이 일품이다. 특히 푸아그라(거위 간)·트뤼플·토마토·아스파라거스 같은 재료로 만든 창작 마카롱이 인상적이다. 디올이 보여주는 오트 쿠튀르(최고급 맞춤복)와 같이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디저트도 개발했다. 장미를 모티브로 한 ‘이스파한 아이스크림’(2만2000원)은 라즈베리와 크런치 조각, 장미 향 셔벗과 크림을 섞어 즉석에서 만들어낸다. 샴페인과 차, 무알코올 칵테일도 있다. 구름정원 같은 분위기의 테라스가 하이라이트. 오후 8시(일요일은 7시)까지.

 
‘에르메스 도산파크’ 안 ‘카페 마당’

서울 신사동에 있는 에르메스 부티크. 카페에서는 에르메스 접시와 잔에 음식을 낸다.
 샐러드와 샌드위치, 카레라이스,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카페. 에르메스 인기 색상인 에토프(회색빛)·베이지·블랙 등을 적절히 섞은 인테리어가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조명도 은은해서 프라이빗 클럽 분위기가 난다.

 음식을 담아내는 접시와 커피잔, 포크·나이프가 모두 에르메스 제품이다. 값비싼 제품을 사지 않더라도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장치다. 식기류는 부티크 3층에 있는 홈컬렉션 매장에서 살 수 있다. 에르메스 로고인 ‘H’ 모양의 초콜릿으로 장식한 디저트도 재미난 경험이다. 샐러드를 곁들인 구운 치즈 샌드위치 랩(2만5000원), 사과 타르트 타탱(1만4000원)이 맛있다. 프랑스의 여느 카페처럼 남녀노소가 고루 섞여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메리카노·에스프레소 가격은 9000원. 에르메스에서 살 수 있는 가장 싼 제품이다. 맛도 좋다. 매장과 함께 오후 7시에 문을 닫는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