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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색종이만 있으면 자유자재로 비행기·로켓·주머니 완성

평면을 입체로, 입체를 평면으로 만들 수 있는 종이접기 체험에 도전한 이수아·오혜성 학생기자(왼쪽부터).


중국 후한의 환관 채륜이 105년경 발명한 종이는 우리 삶에 많은 혜택을 가져다 줬습니다. 여러분이 보는 소년중앙만 해도 종이에 인쇄된 신문이지요. 주로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데 사용되지만 예술작품이 될 수도 있어요. 한 장의 종이를 접고 자르고 붙이는 몇 번의 손동작만으로도 훌륭한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죠. 평면과 입체를 오가는 도형의 원리도 배울 수 있어 일석이조입니다. 손재주가 좋은 소중 학생기자들이 직접 종이접기에 도전해 봤습니다.

종이접기의 세계는 참 신기합니다. 조금만 깊이 들어가도 상상을 초월하는 작품들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단순한 놀이로 즐기는 것 이상으로 수학·과학의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쉽게 접을 수 있는 비행기부터 자동차·인공위성·나무 등에 이르기까지 불가능한 것은 없습니다. 종이접기 레시피를 컴퓨터로 설계하거나, 수학적으로 종이접기를 분석한 논문도 있다고 해요. 2008년에는 물리학자 로버트 J 랭이 종이접기에 수학과 공학 이론을 적용하는 내용의 TED 강연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종이접기의 활용 가능성은 그만큼 무한한 것이죠.

지난 9일, 서울 성현동 관악종이문화교육원에 소중 학생기자 2명이 설레는 표정으로 나타났습니다. 나름대로 종이접기를 잘한다는 친구들인데 입구에 들어서자 박미자 관악종이문화교육원 원장이 만든 종이접기 작품들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죠. 화려한 작품들 외에도 공간을 메우고 있는 가구들 역시 종이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나무나 금속 재질로 만들어졌을 법한 의자나 서랍장이 모두 종이접기로 탄생했지요.

“종이접기는 매력 있는 활동입니다. 어디서나 값싼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장점도 있고, 조금만 손보면 뭐든지 만들 수 있으니까요. 과학자들도 종이접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신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어요.”

학생기자들은 초급·중급·고급의 종이접기에 각각 도전했습니다. 처음 만들 것은 초급에 속하는 비행기입니다. 재료는 색종이 한 장. 정사각형을 직사각형 모양으로 바꿔주는 ‘문접기’ 기법을 활용하죠. 정사각형을 반으로 접어 중심선을 표시한 후 윗변을 삼각형으로 2번 접어 기본 형태를 만듭니다. 좀 더 날렵한 모습을 내려면 날개 부분을 얇게 접으면 됩니다. 이 과정을 왼쪽과 오른쪽 2번 반복하면 완성되죠.

순식간에 만들어진 비행기를 들어 보인 학생기자들이 너무 쉽다며 조금 더 어려운 종이접기를 찾습니다. 박 원장이 미소를 지으며 중급에 해당하는 ‘로켓’ 만들기의 비법을 전수하기 시작합니다. 로켓은 복주머니 접기 방식을 응용합니다. 정사각형을 이등변삼각형의 모양으로 바꾸는 ‘삼각접기’의 기법을 활용해 만들죠. 비행기와 달리 로켓은 아무 생각 없이 쓱쓱 접어 나가기엔 조금 까다로운 구석이 많습니다. 접어가는 단계에서 조금이라도 비뚤게 접거나 꽉 눌러 접지 않는다면 다음 단계에서 모양을 제대로 잡을 수 없기 때문이랍니다.

삼각접기를 2번 하면 종이 한가운데에 중심점이 나타납니다. 이 중심점을 기준으로 모서리를 모아주면 원래 크기의 반으로 줄어들죠. 이 상태에서 종이의 끝 변을 삼각형 모양으로 접으면 어느 정도 로켓 모양이 나옵니다. 튀어나온 양 끝을 세워 올리면 평면의 종이가 입체로 변신하며 통통한 로켓의 형태가 갖춰집니다. 날개 부분을 뾰족하게 접은 후 밑면을 벌려 세워주면 완성됩니다. 글로 보면 간단해 보이지만 막상 접기에는 어려운 탓에 학생기자들이 진땀을 흘립니다. 완성된 로켓의 모양이 조금씩 뒤틀렸거나 제대로 세워지지 않는 것이 그 증거죠.

1㎜의 간격도 꼼꼼히 확인하며 접어야

박미자 원장(오른쪽)이 태양 전지 패널에 사용되는 종이접기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만들 것은 ‘주머니’입니다. 고급에 해당하는 종이접기인데, 종이의 면적을 계속 줄여나가는 방식이라 어려워요. 실제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개발 중인 태양전지 패널에 사용되는 원리와 비슷하기도 합니다. 초대형 태양전지 패널을 우주로 쏘아 올리려면 많은 비용이 드는데, 주머니 접기의 원리를 활용하면 작게 접었다가 우주에 보낸 후 펼칠 수 있기 때문이죠.

“접을 때 1㎜라도 밀려 접게 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힘들어져요. 각 변이 접히는 폭의 정확도가 떨어져서 그래요. 침착하게 다시 편 후 접는 것이 좋습니다.”

박미자 관악종이문화교육원 원장
박 원장의 말에 따라 학생기자들이 신중한 표정으로 주머니 접기에 도전합니다. 기본 원리는 사각형의 종이를 팔각형 모양으로 접어나가며 크기를 줄이는 것입니다. 사각접기와 세모접기를 반복해 접는 선을 표시한 후, 아이스크림 콘의 모양처럼 윗부분을 뾰족하게 접습니다. 각 변을 동일한 과정으로 접고 원래대로 종이를 펼치면 정사각형 색종이에 수많은 선들이 그어지게 됩니다. 그 다음 각 변의 끝 부분을 접어 팔각형 모양으로 만든 후 문접기를 사용해 선을 따라 회오리모양을 주는 느낌으로 안을 향해 접어가면 됩니다.

완성된 주머니는 태풍이 휘몰아치는 듯 복잡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납작하게 접어 들고 다니다가도 가운데에 틈이 있어 여기를 벌리게 되면 물건을 넣을 수 있는 입체 주머니가 되는 것이죠. 처음엔 종이접기가 쉽다고 말한 학생기자들은 감탄한 표정으로 완성된 주머니를 감상했습니다. 만들기에 따라 쉬울 수도, 어려울 수도 있지만 평면이 입체가 되는 종이접기 과정 자체는 흥미진진하기만 합니다. 박 원장은 “큰 종이를 들고 다니기 힘들 경우 이렇게 주머니 접기의 방식을 사용하면 작게 축소해 휴대할 수 있어요”라며 “뭐든지 손으로 접어서 완성된 형태로 증명해 보일 수 있는 것이 종이접기의 장점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김영만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장 인터뷰

종이접기는 다양한 즐거움을 안겨 줍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놀이이자 과학이죠. 최근 TV 프로그램에서 종이접기로 인기를 끌고 있는 김영만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장에게 종이접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김영만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장
―종이접기의 효과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색종이 한 장만 있으면 돼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만들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또 섬세하고 정교한 접기를 하면 손과 손가락을 사용하는 소근육의 발달에도 도움을 줘요. 접기 순서를 생각하고, 실행하고, 완성하는 과정에서 인지·이해력이 높아지기도 하죠. 특히 접기의 각 단계에서 집중력·인내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차분한 성품을 기르는 데도 좋습니다.”

―서양에서는 일본의 ‘오리가미’라는 말로 종이접기가 알려져 있어요. 우리나라 종이접기는 언제부터 시작됐나요.

“1960~70년대에 일본의 종이접기 언어인 ‘오리가미’가 국제사전에 올라왔어요. 쓰나미(해일)나 사케(술)처럼 일본어가 세계표준으로 알려진 경우죠. 우리나라는 당시 먹고 살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미처 등록을 못했는데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80년대에 소득수준이 높아지며 우리나라에서도 종이접기가 활성화되기 시작했죠. 저도 뜻있는 분들과 함께 종이접기라는 우리말을 세계에 알리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몽골·필리핀 등지에서 종이접기 재능기부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종이접기가 수학·과학에도 사용될 수 있나요.

“종이접기는 사실 수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사각형이 삼각형으로, 삼각형이 반원으로 접히며 변하는 과정이 모두 수학의 원리 중 하나죠. 태양 전지 패널을 종이접기의 원리대로 접거나 하는 것이 좋은 예입니다. 또 종이문화재단에서는 매년 서울 청계천에서 종이로 만든 거북선을 띄우고 있어요.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종이접기랍니다.”

―종이접기를 제대로 배워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종이접기를 하고 싶다면 가까운 문구점이나 서점에서 기초적인 종이접기 입문서를 구입해서 보는 것이 좋아요. 간단한 원리를 공부하며 스스로 접거나 주변에서 종이접기 교육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공부를 하거나 인성을 기르는 것 역시 중요해요. 우리 친구들도 모두 힘내세요.”



글=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동행취재=오혜성(서울 신기초 5)·이수아(서울 문현초 4) 학생기자 도움말=박미자 관악종이문화교육원 원장·김영만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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