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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IS에 전쟁 선포

알카에다가 이슬람국가(IS)를 향해 사실상 ‘전쟁’을 선포했다. IS가 강해지면서 극렬해진 일종의 ‘원조’ 경쟁이다. 알카에다와 IS는 같은 뿌리에서 나왔지만 각자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의 본류를 자처하고 있다.

 알카에다 지도자인 아이만 알자와히리는 9일(현지시간) 45분간 음성메시지에서 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선동가’라고 비판했다. 알바그다디가 ‘칼리파’(이슬람 초기의 신정일치 지도자)를 자칭한 데 대해서도 “우리 모두 놀랐다. 전 세계 무슬림의 인정을 받지 않았으며 예언자 무함마드의 가르침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알자와히리는 “무슬림은 알바그다디나 IS에 충성을 맹세하지 않았다”며 “그간 지하디스트(이슬람 전사)의 내부 분열을 우려해 알바그다디와 그 동료들의 폐해를 참아왔지만 IS가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았다. 이제 강력히 대응해야 할 때가 됐다”는 말도 했다.

 4년 전 오사마 빈 라덴에 이어 알카에다 지도자가 된 이집트 의사 출신의 알자와히리는 그간 공개적으로 알바그다디를 비판한 적이 없었다. 게다가 알카에다로선 의미 있는 날인 9·11 테러 14주기를 앞둔 시점에 나온 발언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이 “선전포고”라고 해석하는 이유다. 테러 전문가인 매슈 올슨은 “두 조직이 화해할 수 없는 수준이란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IS는 사실 알카에다의 이라크 지부였다. 한때 절멸 위기였으나 2년 전 알카에다에서 독립했다. 이후 급신장하는 과정에서 알카에다 세력권을 잠식했고 아프가니스탄에서 북아프리카까지 광대한 영역을 구축했다. 알카에다가 폭탄 테러 공격에 집중하는 사이 IS는 땅을 차지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알카에다 연계 조직을 포섭했거나 포섭하려 했다. 그게 안 되면 전쟁을 치렀다. IS가 시리아에서 평화를 중재하려는 알자와히리의 특사를 살해했다는 설도 있다. 알카에다의 시리아 지부인 알누스라 전선과 IS는 전쟁 중이기도 하다. 미국의 대테러 요원이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서로 간의 다툼이 우리에게 도움이 됐다”고 말할 정도다.

 알자와히리가 직접 소말리아의 테러 조직인 알샤바브 케이스를 거론했다. 지난해 9월 미군의 공습으로 숨진 알샤바브의 지도자 아흐메드 압디 고다네에 대해 조의를 표하면서 “고다네가 IS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편지를 나에게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새 지도자 아부 아바이다 아흐메드 우마르의 충성맹세를 받아들이겠다고도 했다.

 알자와히리는 그러나 여지를 남기긴 했다. “IS의 큰 실수에도 불구하고, 또 내가 IS의 적법성을 인정하지 않지만 내가 이라크 또는 시리아에 있다면 십자군(서방)과 시아파, 이라크 정부에 함께 맞설 것”이라며 “지하디스트의 이익은 IS가 추구하는 칼리파 국가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을 했다. 알카에다는 IS와는 달리 더 큰 명분을 위해 움직이는 조직이란 주장을 하면서 동시에 연대 가능성도 살려둔 것이란 게 테러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미 브루킹스연구소의 알카에다 전문가인 윌 매컨츠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IS가 칼리프 국가도, 알바그다디가 칼리파도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함께 싸우겠다는 건 올리브 가지(평화의 제스처)를 내민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알카에다는 지난 7일 알자와히리의 그간 연설을 순차 공개한다고 밝혔었다. 이번이 첫 번째로, 녹음 시기는 올 초로 추정될 뿐이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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