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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처음 열리는 UFC…한국계 추성훈·벤 헨더슨도 출격

종합격투기 대회 UFC가 오는 11월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다. 한국에서 UFC가 열리는 건 처음이다. 이번 대회의 메인 이벤트는 웰터급 벤 헨더슨(32·미국)과 티아고 알베스(32·브라질)의 대전이다. 추성훈(40·아키야마 요시히로)과 알베르토 미나(33·홍콩)의 대결도 관심을 끈다. 재일동포 4세인 추성훈, 그리고 어머니가 한국인인 벤은 부모의 나라에서 일전을 앞두고 있다. 둘을 8일 서울 반얀트리 호텔에서 만났다.





<마흔살 추성훈의 무한도전>

-올해로 마흔살이다. 은퇴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직 문제없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거나 눈이 안보일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웃음). 격투기는 여전히 매력적이고 늘 싸우고 싶은 욕심이 든다. 오십대에도 링 위에 오르는 선수도 있다.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서 욕심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결국에는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은퇴를 한다는 건 결국 나 자신한테 지는 거다."



-운동과 방송을 병행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방송 나가서 UFC 홍보도 많이 하고 있다. 힘들기도 하지만 UFC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 한명의 팬이라도 나 때문에 UFC를 알 수 있기 때문에 방송을 하고 있다."



-사랑이가 아버지가 격투기 선수라는 것을 알고 있나.

"조금 알고 있지만, 아직 어려서 정확히는 모를 거다. 요즘에는 누가 물어보면 '펀치펀치'한다고 표현한다. 훈련장이랑 유도장에 데려갔는데 아직 정확하게 모른다."



-빨리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

"기억도 금방 사라질 거다. 내가 격투기 선수였다는 것은 크면 알아서 찾을 거 같다. 지금부터 미리 오버하면 안될 거 같다(웃음)."



-경기를 마치고 돌아온 추 선수를 아내(야노 시호)가 꼭 껴안아 준 방송을 본 적이 있다.

"아내는 내가 하고 싶다면 무조건 지지해주는 스타일이다. 그만두라는 말은 절대 안한다. 그래서 너무 고맙다."



-어머니는 어떤가.

"어머니는 그만두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아들이 열심히 하니까 같이 무조건 도와준다."



-사랑이가 격투기를 한다면.

"운동을 시키고 싶은 생각이 있다. 여자아이라서 격투기는 좀 그렇다. 여러가지 해봐서 자기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아들을 낳기 위해 둘째를 가질 계획은 없다."



-체조를 잘 하던데.

"아직 5살이라서…움직이고 뛰는 건 잘한다. 와이프가 최근에 이야기 한 게 격투기를 그만두면 사랑이를 운동선수로 키우면 어떻겠냐였다. 한국 선수들을 보면 부모들이 정말 열심히 뒷바라지 한다. 우리 어머니가 끝까지 날 밀어준 것 처럼 은퇴하면 사랑이를 운동선수로 키우는 걸 목표로 하고 싶다."



-최근에 한국에도 집을 마련했다던데.

"가족들이 왔는데 너무 좋아한다. 한달 정도 있으면서 사랑이는 일본에 가기 싫다며 울더라. 아내도 너무 좋아한다."



-사랑이한테 한국은 어떤 존재였으면 좋겠나.

"이번에 한달간 한국에 있으면서 한국 유치원을 보냈다. 확실히 한국말이 많이 늘었고 한국 문화를 많이 알게 됐다. 한국어 공부를 의식적으로 시킨다. 뿌릴 찾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이번 대회에 한국 선수들이 많이 참가한다. 책임감도 생기나.

"내가 한국 선수 중에 나이가 가장 많다. 다른 선수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주장이라는 생각을 한다(웃음). 한국팀이라고 생각하고 움직이려고 한다."



- 한국에서 세 번째 종합 격투기 시합이다. 두번 모두 이겼는데.

"한국에서 시합을 하면 운이 좋은 것 같다. 한국 사람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된다. 고향에서 하는 경기인만큼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자존심 같은 거다."



재일동포 4세인 추성훈은 아버지 추계이씨의 뜻에 따라 한국 유도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1998년 부산시청에 입단했다. 그러나 한국 유도계의 텃세에 밀려 2001년 10월 일본에 귀화했고, 일본 대표로 참가한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난 2004년 도복을 벗고 종합격투기로 전향, K-1 히어로즈와 드림 등에서 뛰다 2009년부터 미국 UFC에서 활약하고 있다.



-재일동포 3세 유도선수 안창림에 대해서 알고 있나.

"정확히는 모르겠다. 교포 중에서 그런 후배가 나왔다니 기쁘다. 일본에서 유도선수를 하는 건 쉽지 않다. 교포가 한국에서 운동하는 것도 힘든 일이다. 그런 상황에서 메달을 딴 거는 정말 대단하다. 본인이 남들보다 2~3배는 더 노력한 거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용기가 많이 생긴다."



-일본에서는 링 위의 악역이지만, 한국에서는 다정한 아빠다. 실제 모습은 어디에 더 가깝나.

"일본에서도 지금은 악역 이미지가 많이 없어졌다(웃음). 격투기는 옛날부터 했으니까 내 자리라는 생각이 든다. TV에 나와서 사랑이 아빠라고 사람들이 많이 알게 됐지만 사랑이 아빠 말고 격투기 선수 추성훈이라는 이름을 더 알리고 싶다."



-패션 감각이 남다르다.

"코디를 해주는 친구랑 다르게 입어보자고 미리 이야기 했다. 다른 선수들이 동현이가 입은 것처럼 그레이 슈트를 입을 거라 생각했다. 예쁘고 티나게 옷을 잘 입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번에는 이탈리아풍으로 맞춰봤다."



-이번에도 유니폼에 태극기와 일장기를 같이 붙일 건가.

"원래는 태극기와 일장기 문신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문신에는 하얀색을 쓸 수 없다고 하더라. 유니폼에라도 하고 싶다. 스폰서 마크가 들어가야 해서 아직 확신할 수는 없다."



- 이유는.

"나는 한국과 일본을 모두 사랑하기 때문이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챔피언 지낸 밴 핸더슨>

-한국팬들이 김치파이터라고 부른다. 맘에 드나.

"김치파이터라는 말을 많이 들어봤다. 난 김치를 사랑한다. 당연히 그 별명도 맘에 든다."



-김치의 맛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맛있다?(웃음) 김치는 깍두기, 오이소박이 등 종류를 안 가리고 다 좋아한다."



-한글로 문신을 새긴 이유는. (벤은 몸통에 '힘' '명예' 그리고 양 팔에 '전사' '헨더슨'이라는 한글 문신을 새겨넣었다.)

"집에서 한국어도 계속 쓰고 그래서 원래부터 한국어로 문신을 새기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가 많이 반대하셨다. 그런데 고등학교 2,3학년 때 시합에서 이기고 난 후 허락하셔서 문신을 새기게 됐다. 물론 어머니는 혼내실 지 모르지만 지금도 한국어 문신을 하나만 더 새기고 싶다.(웃음) "



-한국어는 어느 정도 하는지

"엄마라든지, 김치라든지 정말 기본적인 말만 할 줄 안다. 이해하는 건 조금 더 잘하는 편이지만, 음식 주문 같은 건 크게 어려움이 없다."



-여행할 때 한국음식은 어떤걸 많이 찾는지?

"어머니가 미국으로 오시면서 외가 가족들과 30년 정도 연락이 끊겼다. 8~9년 전에야 다시 연락이 닿았다. 그래서 한국에 오면 할머니나 이모와 만나고 그 분들이 해주시는 음식을 즐기곤 한다."



-한국의 피가 흐르는 것에 대한 자긍심이 있나.

"한국에서 한국음식을 먹는 것은 당연하지만, 미국에서 삼시세끼 한국음식을 먹는 것은 어색한 일이다. 난 6학년까지 내 속의 한국에 대해 깨닫지 못했다.그러나 이제는 자연스러운 것이 됐다. 어머니도 내가 자연스럽게 깨닫길 바라셨다."



-어머니의 고향 한국에서 메인이벤트를 치르는데.

"일단 기분 좋다. 한국에 꼭 오겠다고 한국 팬들에게 약속했고, 이 자리에 설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다. 그게 현실이 됐다."



-한국에서 UFC가 열리길 바랐나.

"나는 한국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에 자긍심을 갖고 있다. 한국 팬을 갖고 있다는 것에도 자부심을 갖는다. 그들이 날 응원해주는 것이 좋다. 또 내 아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부분도 있다. UFC가 처음 한국에 올 때 내가 도왔다고 말이다. 역사적으로 의미 깊은 첫 순간에 내가 함께하고 싶었다."



-예의바른 선수로 알려져 있다.

"어머니의 교육방식 때문이다. 내가 상대방을 때려서 경기를 진행하긴 하지만 나는 무례한 사람은 아니다. 최대한 친절하려고 노력한다."



-어머니가 미국에서 고생을 많이 하셨다고 들었다.

"전형적인 한국 엄마라는 생각이 든다. 다정하고 강하시다. 이번 경기에 대해서도 많이 기대하셨다. 처음에 소문으로 한국에서 경기한다 들으셨을 때 매일같이 내게 진짜냐고 물었다. 최종적으로 계약서에 사인했을 때 어머니께 가장 먼저 알려드렸다."



-한국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가 보기에도 한국의 어머니들은 훌륭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 계속 한국적인 어머니로 남아줬으면 한다. 한국선수들을 보면 의지와 열정이 남다르다. 그들의 모습에서 한국의 어머니를 엿보았다."



벤은 2009년 UFC 라이트급 5대 챔피언을 차지했고, 3차 방어까지 성공했다. 현재 라이트급 랭킹 6위다. 벤은 주한미군 병사였던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이혼한 뒤 휴일도 없이 허드렛일을 하며 아들을 키웠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충분히 공부했다고 생각하나.

"더 연습할 걸 하는 후회도 있지만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모든 걸 준비했다. 그 이상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A학점을 주고 싶을 정도다. 경기에서는 A+급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다."



-상대인 티아고 알베스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나.

"예전 경기모습을 보니 매우 터프하고 완성된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베스가 나에게 딱 붙지 않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또한 지속적으로 패턴을 바꿔가며 그가 나의 다음 액션을 예측하기 힘들게 하겠다."



-체급을 라이트급에서 웰터급으로 바꾸면서 적응에 어려운 점은 없었나.

"체급이 달라지면 장단점은 확실히 있다. 단점은 일단 원래 당 체급에서 뛰던 선수들보다는 힘이 달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들보다 훨씬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다. 이기는 것 자체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이겼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어렸을 때 태권도를 배웠는데.

"기본적으로 나는 오소독스 플레이 스타일을 추구한다. 돌려차기 같은 태권도의 기술은 예측하기 힘든 의외의 액션이다. 이런 부분이 내 플레이 스타일과 맞아 들어간다."



-격투기 선수를 하게 된 계기는.

"난 언제나 경찰이 되고 싶었다. 누구나 어려운 순간엔 경찰을 찾기 때문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어느 경찰서를 가야할 지 선택의 순간이 있었다. 그 때 레슬링 훈련이 있었다. 선수들이 나보고 소질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이 나는 성격이 너무 좋아 격투기는 할 수 없을거라 하더라. 그래서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당시에 몇 시간 뒤에 오마하에서 경기가 있었고 참가하게 됐다. 난 터프가이도 아니고 한번도 운동선수를 꿈꾼 적이 없었는데 정말 우연한 계기였다."



-여전히 격투기 선수를 하고 있다.

"일단 먹고 살 수 있는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양한 국가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난 승부욕이 강하다. 경쟁에서는 무조건 이기고 싶다. 심지어 가위바위보를 해도 질 수 없다."



-지난달 아들이 태어났다. 아이에게 한국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고 싶나.

"내 아이는 나보다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한국, 미국은 물론 라틴, 아프리카의 피도 있다. 그 모든 부분들에 대해 알아가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해줬으면 한다."



-아들이 만약 격투기 선수를 한다고 한다면.

"태어난 지 얼마 안됐지만 앉았다 일어섰다를 연습시키고 있다. 생각해보니 이미 훈련을 시키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격투기 선수는 안했으면 좋겠다."



-경기 중에 이쑤시개를 물고 있다.

"습관이다. 밥 먹고 항상 이쑤시개를 찾게 된다. 빨리 고쳐야한다. 혹시라도 삼키면 큰일이다.(웃음)"



김원 기자, 이성웅 인턴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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