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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석의 대동강 생생 토크] 보통강 넘치면 평양은 물바다 … 김정은‘큰물’ 대책 골몰

북한 나선특별시에 지난달 22~23일 25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려 40여 명이 사망하고 1070여 동, 5240여 세대가 파괴됐다. [사진 유튜브 캡처]


김정은이 지난해 6월 기상수문국을 방문해 장비 현대화를 강조했다. [사진 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이 지난달 22~23일 나선특별시에 내린 ‘큰물(홍수)’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6일 “큰물로 40여 명이 사망하고 1070여 동, 5240여 세대의 살림이 파괴됐다”며 “기관·기업소·학교·탁아소·유치원·병원·진료소 등 99동의 공공건물과 철다리를 포함한 철길 51개소가 파괴됐다”고 밝혔다. 농경지는 125정보(1정보=3000평)가 완전침수됐다고 한다.

지난달 나선서 폭우로 40명 숨져
부실한 배수 인프라가 피해 키워
상하수시설, 남북경협 동력 될 수도



 북한은 큰물만 쏟아지면 속수무책이다. 북한 속담에 ‘가물(가뭄) 끝은 있어도 장마 끝은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가뭄은 아무리 심해도 거둘 게 좀 있지만 장마가 지면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다는 뜻이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달 28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고 ‘나선시 피해 복구 전투지휘사령부’를 조직했다. 김 제1위원장은 “군 최고사령관의 명령”이라며 “군대를 중심으로 피해복구사업을 당 창건기념일(10월 10일)까지 끝내라”고 지시했다.



 북한이 큰물에 약한 이유는 상하수도 시설이 부족해서다. 생전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도시를 건설하면서 상하수도 시설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아파트만 많이 건설하다보니 비가 조금만 와도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고 도로에 물이 차서 주민들의 생활에 많은 지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보면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거의 해마다 큰물이 내리니 상하수도 시설을 제대로 건설하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지시대로 되지 않았다. 2007년 8월엔 보통강이 범람하면서 평양의 많은 도로가 물에 잠겼다. 당시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도 상하수도 시설을 제대로 하지 않은 ‘덕’을 본다”며 건설부문 사람들을 호되게 질책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북한은 지금 나선특별시 복구에 한창이다. 1000여 세대와 80여 동의 공공건물에 대한 부분보수가 완료됐다고 한다. 김 제1위원장은 피해주민에게 생선을 공급하는 등 필요한 물자를 보냈다.



 유럽연합(EU)과 유엔 산하 아동구호기관인 유니세프 등도 큰물 피해 지원에 나섰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산하 인도지원사무국 대변인실은 지난 3일 “최근 북한 홍수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15만 유로(약 2억원)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실은 “이번 지원은 국제적십자사(IFRC)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며 “수재민들에게 깨끗한 물과 위생용품을 제공하고 임시 거처 등을 마련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세프도 6만여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의료용품을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내년에 큰물이 발생하면 또 다시 올해와 같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평양시가 문제다. 올해는 운좋게 비껴갔지만 언제 나선특별시와 똑같은 상황이 될지 알 수 없다. 북한은 지난 2009년부터 평양시에 아파트 10만 호 건설을 추진해 3만 호 정도 완공한 상태다. 문제는 상하수도 시설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을 추진했다는 점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생전 “다른 건설은 당분간 하지 말고 상하수도 시설을 보수·정비하는 데 달라붙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도 말이다.



 남은 7만 호를 짓는 과정에서 이 문제까지 해결하려고 하니 최근엔 건설 속도가 떨어지고 있다. 그래서 요즘 북한에선 ‘평양 속도’란 구호가 다시 유행하고 있다. 원래 1958년 평양시를 재건할 때 나온 구호다. 6·25전쟁 이후 평양에서 ‘14분에 살림집 1대’를 건설하자는 식의, 노력경쟁을 위한 공식구호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평양속도였다. 그렇게 속도를 내다보면 부실·부작용도 따라오기 마련인데도 지금 다시 평양속도란 말이 나오고 있다.



 과거 북한은 한국 정부가 아닌 민간인들에게 여러 차례 상하수도 시설을 보내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 그래서 한국산 상하수도관 등이 북한에 전달되기도 했다. 북한은 통수성이 좋고, 시공하기도 좋은 데다, 유지보수가 필요 없을 정도로 반영구적이란 이유에서 중국산보다 한국산을 선호한다고 한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상하수도 시설 등을 포함해 북한의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은 한국엔 새로운 기회”라며 “최근 해외에서 고생하는 한국 건설회사들에게 평양은 제2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ko.soo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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