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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식의 야구노트] 박병호 빼고 4승1패 ‘염갈량’의 유비무환

염경엽 감독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주 박병호(29) 없이 5경기를 치렀다. 피로가 누적돼 오른손 중지가 부어 올랐다는 소식을 들은 염경엽(47) 넥센 감독은 박병호에게 일주일 휴식을 줬다. 이런 증상은 홈런타자들의 직업병이어서 하루이틀 쉬면 통증이 완화될 테지만 염 감독은 과감하게 그를 빼고 경기를 치렀다. 넥센은 여유있는 상황이 아니다. 내야수 윤석민(30)과 김민성(27)이 부상으로 빠져 지난 1일 LG전에는 1루수 박병호가 3루수로 나섰다.

가벼운 손가락 부상에 일주일 휴식
눈 앞의 승리보다 가을야구 승부수
시즌 전 주전·백업선수 미리 발표
최악 상황 대비해 각자 임무 부여



 박병호는 2012년부터 이어온 연속 경기 출장기록을 508경기에서 멈췄다. 시즌 예상 홈런수가 57개였다가 55개로 떨어졌다. 이승엽(39·삼성)의 한 시즌 최다 홈런(2003년 56개)을 넘어설 가능성도 작아졌다.



 그럼에도 염 감독은 박병호 없는 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4승1패. 6일 SK에 3-7로 지기 전까지 넥센은 창단 최다 타이인 8연승을 달렸다. 4위 넥센과 3위 두산은 1경기 차밖에 나지 않는다. 염 감독이 박병호를 제외한 건 가을야구를 위한 포석이었다. 손울림 증세가 심해질 경우 일주일 휴식으로도 모자란다. 당장 홈런 한두개를 포기하더라도 박병호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최고의 컨디션으로 돌아오길 기대한 것이다.





 염 감독 리더십의 핵심은 준비다. 치밀하게 계획하고, 여러 대안을 마련하는 게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감독의 역할이다.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만난 그는 올 시즌 라인업을 술술 말했다. “1번·2루수 서건창, 2번·중견수 이택근, 3번·우익수 유한준….” 스프링캠프에서 감독은 포지션을 놓고 무한 경쟁을 선언하는 게 미덕으로 통한다. 주전을 정했다 해도 후보 선수들의 사기를 생각해서 미리 말하지 않는다.



 염 감독은 달랐다. 그는 “2015년 선발 라인업은 2014년 11월 가을캠프 때 이미 정했다. 주전과 백업을 구분하는 건 주전은 그만큼의 책임감을 가지라는 의미이고, 백업은 자신의 역할을 잘 숙지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넥센은 트레이드와 FA(자유계약선수) 이적이 활발한 팀이다. 감독과 선수의 준비가 더욱 중요하다. 지난 겨울 넥센은 유격수 강정호(28·피츠버그)를 메이저리그에 보냈지만 김하성(20)이 빈자리를 잘 메우고 있다. 박병호가 없을 때 2안 윤석민, 3안 김민성도 부상 중이었다. 대신 전천후 내야수 서동욱(31)이 1루수를 봤고, 4번타자는 3번을 쳤던 유한준이 맡았다. 5경기에서 두 선수 모두 타율 0.316(19타수 6안타)를 기록했다.



 지난 3일 염 감독은 구위가 떨어진 마무리 투수 손승락(33)을 2군으로 보냈다. 대신 셋업맨 조상우(21)와 한현희(22)를 더블 스토퍼로 쓰고 있다. 염 감독은 2013년 넥센 지휘봉을 잡은 뒤 유망주 조상우를 1군에 데리고 다니며 관리했다. 1군 경기를 직접 보며 공부하라는 의미였다. 지난해부터 조상우는 불펜의 주축이 됐다. 한현희는 전반기 17경기에서 선발로 던진 뒤 불펜으로 돌아왔다. 힘에만 의존했던 그가 완급조절 능력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08년 현대 유니콘스가 해체하고 이를 인수한 넥센은 자금난에 시달렸다. 장원삼(32·삼성)·황재균(28·롯데) 등 주축선수를 내줬고, 넥센의 지명을 받은 신인 선수들은 불안한 미래를 걱정했다.



 불과 3~4년 만에 상황이 확 달라졌다. 넥센은 선수가 꿈을 갖고 실현하기에 최고의 구단이 됐다. 유망주가 백업 선수로 성장하고, 다시 주전 선수로 도약하는 시스템을 넥센 구단은 만들어냈다. 염 감독은 자원을 치밀하게 관리·육성하며 2013년부터 계속 4강 안에 들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나면 넥센은 고척 스카이돔으로 홈구장을 이전할 예정이다. 스카이돔 규모(가운데 122m, 좌·우 99m, 높이 4m)가 현재 목동구장(가운데 118m, 좌·우 98m, 높이 2.28m)보다 크다. 염 감독은 “홈 구장이 바뀌면 팀 컬러가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넥센이 더 이상 ‘한 방’에 의존하긴 어렵다. 염 감독은 또 준비하고 있다. 그의 2016년 전략은 스피드 야구가 될 것이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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