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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복귀와 노동개혁

중앙일보와 한겨레 사설을 비교·분석하는 두 언론사의 공동지면입니다. 신문은 세상을 보는 창(窓)입니다. 특히 사설은 그 신문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가장 잘 드러냅니다. 서로 다른 시각을 지닌 두 신문사의 사설을 비교해 읽으면 세상을 통찰하는 보다 폭넓은 시각을 키울 수 있을 겁니다.



<strong>중앙일보<2015년 8월 28일자 30면>

노사정위, 이번엔 노동개혁 끝장내라</strong>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한국노총이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에 복귀해 어제 첫 노사정대표자회의가 열렸다. 지난 4월 이후 중단돼 온 노동개혁 논의가 재개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허송한 140일이 너무 아깝다. 그동안 한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크게 악화했다. 그리스 사태와 중국 증시 불안 같은 외풍 속에서 수출 감소와 가계부채 급증으로 경제 체력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



 노사정위가 이번엔 노동개혁에 대한 합의를 반드시 이끌어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60세 정년을 의무화하는 법이 내년 시행된다. 노사 간 양보와 타협 없이 기업에만 부담을 지운다면 정년 연장의 효과를 보기는커녕 ‘고용절벽’을 맞기 쉽다. 독일과 스웨덴·캐나다·뉴질랜드 같은 선진국은 이미 10~20년 전 노동개혁을 마무리했다. 이들 나라의 꾸준한 성장세는 노동개혁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라는 점을 방증한다.



 노사는 서로를 믿지 못하는 ‘죄수의 딜레마’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미래세대를 위한다면서 청년을 볼모로 잡는다는 비난을 피할 수 있다. 특히 노동계를 대표하는 한국노총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노총은 노사정위에 복귀하면서도 임금피크제 확산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과 저성과자 해고 가이드라인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노동시장의 핵심 문제는 이게 아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기업과 하청기업 간 이중구조와 양극화 해소가 가장 시급하다. 고용 유연화, 근로시간 단축, 임금체계 개편 등도 중요하다. 그런데도 또다시 임금피크제와 해고 가이드라인을 내세워 노사정 대타협을 거부한다면 한국노총은 ‘상위 10% 근로자의 이해관계에 매몰돼 전체 근로자의 이익을 외면하는 귀족 노조’임을 스스로 입증하게 된다. 기업 역시 비용 절감이라는 단선적 시각에 매몰돼선 안 된다.



 정부는 공정한 중개자의 본분을 다하되 노사 양쪽에 명확한 시한을 제시해야 한다. 합의가 안 될 경우를 대비한 대책(플랜B)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노사정위를 통한 사회적 대타협이라는 명분에만 매달리기엔 시간이 없다. 정년 연장을 위해서라도 통상임금과 임금체계 개편, 근로 시간 단축 등은 하루빨리 손질해야 한다. 한국노총이 노사정위를 뛰쳐나가기 전에도 65개 개혁 과제 중 대부분은 이미 의견 접근이 이뤄진 상태였다.



 정치권도 참견이나 뒷다리 잡기를 자제해야 한다. 야당 일각에서 벌써 “노사정이 합의해도 통과시키지 못한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국익보다 정파의 이익을 우선시하겠다는 ‘정치적 알박기’에 다름 없다. 야당은 2004년 열린우리당 시절 노사정 합의로 만들어진 비정규직보호법 대신 원안보다 후퇴한 법안을 직권상정으로 통과시켰던 과오를 반복해선 안 된다. 그 이후 비정규직 문제와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급속히 악화된 것을 기억해야 한다. 정치권 모두 노동개혁을 치적 과시나 선명성 경쟁의 수단으로 삼지 않는 성숙함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strong>한겨레 <2015년 8월 27일자 31면>

‘노동개혁’ 기본방향과 원칙 다시 세워야</strong>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26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노사정위원회 복귀 결정을 내렸다. 지난 4월 노사정 대화 결렬을 선언한 지 4개월 만이다. 한국노총은 구체적인 복귀 시기와 방법은 김동만 위원장에게 맡기기로 했다. 4개월째 막혀 있던 노사정 대화의 물꼬도 다시 트이게 됐다.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시장 구조개편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이 절대 수용 불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일반해고 지침과 취업규칙 가이드라인 변경 등 두 가지 쟁점과 관련해 정부는 원칙엔 포함시키되 추후 논의의 여지를 열어두는 쪽으로 일단 대화의 불씨를 살려나가기로 했다. ‘노동계 합의’라는 명분을 섣불리 걷어차지 않기 위해서다.



 진통 끝에 노사정이 다시 머리를 맞대게 됐으나, 실타래처럼 얽힌 현안을 풀어낼 대타협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일차적인 걸림돌은 편향된 생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정부의 외골수 태도다. 정부는 노동개혁의 기본방향이 ‘과보호되고 있는’ 정규직의 특권을 없애는 것이란 기본인식 아래 ‘쉬운 해고’ 등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는 문제에 매달리고 있다. 임금피크제 도입이 곧장 청년 일자리를 가져온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는 데서도 잘 알 수 있다.



 기존 노사정 대화의 틀이 지닌 근본적 한계도 여전히 뚜렷하다. 노동계의 한 축인 민주노총은 아예 참여를 하지 않는 데다 그나마 한국노총 역시 대기업과 사무직 조합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국내 고용 인구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청년 등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공간과는 애초부터 거리가 멀었다. 노사정 대화의 틀을 넘는 사회적 대화기구의 필요성은 조금도 사라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제라도 노동개혁의 기본방향과 원칙부터 다시 세워야 할 때다. 국내 노동시장의 근본 문제는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으로 나뉜 이중구조에 있다. 단순히 노사관계를 손질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산업정책과 경제정책이 함께 보조를 맞춰 경제성장의 열매가 사회 전반에 고루 흐르도록 하는 데 개혁의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 설령 임금피크제 도입의 필요성을 인정한다 치더라도, 그것이 청년실업에 대한 진정한 해법이 될 수는 없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확대, 공정한 원-하청 관계, 사회안전망 확대 등이야말로 가라앉은 우리 경제를 되살려내고 노동계도 끌어안는 진짜 노동개혁이다. 생각을 바꾸면 해법은 보인다.





<strong>[논리 vs 논리] 한국노총에 유연한 자세 주문 vs 정부 편향된 시각 먼저 바꿔야



<단계1> 공통 주제의 의미</strong>



한국노총이 노사정 대화 결렬 선언 넉 달 만인 지난달 27일 노사정위원회에 복귀했다. 이날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4자 대표회의’에 참석한 박병원 한국경총 회장, 김대환 노사정 위원장,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왼쪽부터)은 9월 중순까지 매일 간사회의에서 노동현안을 논의키로 했다. [오종택 기자]


 한국노총이 8월 26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 복귀를 결정한 데 이어 다음날인 27일 첫 노사정대표자회의에 참석했다. 지난 4월 노사정 대화 결렬을 선언한 지 4개월 만이다. 정부가 강력한 노동개혁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는 시점이어서 일단 노사정 대화를 재개하게 되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많은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중앙>과 <한겨레>는 다소 엇갈린 진단과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중앙>은 한국노총의 복귀로 노동개혁 논의가 다시 시작된 것을 다행스러운 일로 평가하면서도 지난 4개월간의 대화 중단에 대한 아쉬움을 먼저 지적했다. 아울러 그동안 한국 경제를 둘러싼 국내외 환경이 크게 악화된 점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이런 환경 변화와 함께 내년에 시행될 60세 정년 연장 의무화 등을 노동개혁에 대한 합의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한겨레>는 한국노총의 복귀로 4개월째 막혀 있던 노사정 대화의 물꼬가 다시 트이게 되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로 인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시장 구조 개편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한국노총이 절대 수용 불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일반해고 지침과 취업규칙 가이드라인 변경 등 두 가지 쟁점과 관련해 원칙에는 포함시키되 추후 논의는 여지를 열어둬 대화의 불씨를 살려두는 등 정부의 대화 의지를 평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단계2>문제접근의 시각차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복귀를 계기로 노동개혁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는 두 신문이 모두 공감하지만 노동개혁에 대한 입장차는 뚜렷하다. <중앙>은 노동개혁을 위해 노사 간 양보와 타협 없이 기업에만 부담을 지우면 정년 연장의 효과를 보기는커녕 ‘고용절벽’을 맞기 쉽다는 입장이다. 노사가 서로 믿지 못하는 ‘죄수의 딜레마’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특히 노동계를 대표하는 한국노총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한국노총이 노사정위 복귀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운 임금피크제 확산을 위한 취업규칙 변경과 저성과자 해고 가이드라인 수용 불가 방침을 지적하고 있다. 이들 조건을 내세워 노사정 대타협을 거부한다면 스스로 귀족 노조임을 입증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경고까지 덧붙이고 있다. 반면 <한겨레>는 현재 실타래처럼 얽힌 현안을 풀어낼 대타협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일차적인 걸림돌은 편향된 생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정부의 외골수 태도라는 지적이다. 정부가 노동개혁의 기본 방향을 과보호되고 있는 정규직의 특권을 없애는 것이란 기본 인식 아래 ‘쉬운 해고’ 등 노동계가 반발할 수밖에 없는 문제에 매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이 곧 청년 일자리를 가져온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는 데서도 이를 잘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중앙>은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이번 노사정위에서 노동개혁을 끝내라는 주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한겨레>는 노동개혁의 기본 방향과 원칙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단계3> 시각차가 나온 배경



 현재 우리 사회의 노동개혁 논의는 그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추진 방향과 방법에는 이견이 많은 상황이다. 기존 정규직 노동자들의 이해와 양보를 주장하는 입장과 대기업을 비롯한 재벌개혁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은 노동시장의 핵심 문제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기업과 하청기업 간 이중구조 해소가 가장 시급하다는 주장과 함께 고용 유연화, 근로시간 단축, 임금체계 개편 등이 중요한 해결 과제라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한겨레>는 국내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 문제를 개혁 과제로 꼽고 있다. 그 해결책으로 단순히 노사관계를 손질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산업정책과 경제정책이 함께 보조를 맞춰 경제성장의 열매가 사회 전반에 고루 흐르도록 하는 데 개혁의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중앙>은 정부가 공정한 중재자의 역할을 다하되 노사 양측에 명확한 시한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합의가 안 될 경우를 대비한 이른바 플랜B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사정위를 통한 사회적 대타협이라는 명분에만 매달리기엔 시간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정치권에도 국익보다 정파를 앞세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로 지나친 참견이나 뒷다리 잡기를 자제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반면 <한겨레>는 기존 노사정 대화의 틀이 지닌 근본적 한계를 지적하면서 노동계의 한 축인 민주노총 불참으로 국내 고용 인구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청년 등의 목소리를 대변할 공간이 애초부터 적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현재와 같은 노사정 대화의 틀을 넘는 사회적 대화기구의 필요성이 조금도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다음 주 논점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



9월 15일자에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교과서화 논란에 대한 중앙일보·한겨레의 사설과 권희정 상명대학 부속여고 철학교사의 비교·분석 글이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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