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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 16회 풀영상] 박형준 "말 잘 듣는 여당 원하겠지만 그런 인식 넘어서야 한다"

 


“앞으로의 당청관계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수평적 관계로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 됐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5년 단임제가 짧다. 말 잘 듣는 여당을 원한다. 그런 인식도 넘어설 필요가 있다. 지금은 과거의 ‘힘의 논리’가 아닌 소통과 설득, 공감이 필요하다.”

박형준(55) 국회사무총장이 7일 중앙일보 인터넷방송 ‘직격인터뷰’에서 향후 당청관계에 대해 한 말이다. 이 밖에도 박 사무총장은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국회를 되돌아보며 ‘국회 개혁’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에 대해 말했다.
‘직격인터뷰’ 15회는 강찬호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진행했다.

박형준 사무총장은 ‘친이계’로 알려져 있다.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 임기시절, 대통령실 홍보기획관, 정무수석비서관을 거쳐 2011년에는 청와대 사회특별보좌관 자리를 맡았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스타일에 대해 묻는 강 논설위원의 질문에 박 사무총장은 “자신의 프로젝트를 관철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스타일은 실무중심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박 사무총장은 내년 총선 출마 의향에 대해 “구조적 변화에 기여하고 싶다”며 “총선에 출마하느냐 마느냐는 중심에 두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형준 국회사무총장과 강찬호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주요 문답.>



-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준공 40주년을 맞았다. 국회의 사무총장으로서의 소회는.
“작년 정의화 국회장 출마식 이후, ‘열린 국회’를 표방했다. 국회가 국민에게 신뢰를 받고 있지 못한데, 국회를 어떻게 하면 국민과 가깝게 소통하는 공간으로 바꿀 수 있을까와 국회 자체를 격조가 있는 문화 공간으로 바꿀 수 있을 지 고민하고 시행했다. 국회를 개방해 본관을 국민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국회 계단이나 2층 홀에는 백남준 선생의 대표작을 전시해 새로운 명물을 만들었다. 계단도 작은 미술관으로 꾸몄다. 국회 곳곳에 주말에 배움의 마당이 열린다. 최근에는 국회 분위기가 밝아졌다.”

-나라의 앞날을 구상하는 연구소를 세웠다. 전자의회도 구축했다. 간단히 이야기해 달라.
“전 세계 국회 중 지원시스템만을 비교해보면 한국이 최선진국에 속한다. 상임위원회나 본회의장에선 종이 없는 국회를 실현해 모든 것을 컴퓨터화면으로 처리할 수 있다. 외국 의회관계자들이 우리 국회를 견학하고, 도입하고 싶어한다.”

-나라 미래를 구상하는 연구원도 상당히 야심 차게 준비하신 것으로 안다.
“우리나라는 발전 수준에 비해서 미래전략을 연구하는 기능이 약하다. 1970년대에 태어난 사람이 100만, 80년대엔 80만, 90년엔 70만, 점점 줄어들더니 2005년부터는 40만 명이다. 2005년에 태어난 사람들이 어른이 되는 2023년쯤 되면 우리나라 모든 것이 바뀌어야 한다. 5년 단임제엔 한계가 분명하다. 국회 정당은 이에 비해 지속성이 있기에 국회가 미래연구에 대해서 눈을 떠야겠다고 생각했다. 국회는 다양한 곳에서 이뤄지는 연구를 조율하고 종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체적으로 연구를 하기보다는 연구를 조율하는 기능을 하고, 바깥의 전문가를 프로젝트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으려 한다. 미래연구원에서 내외부의 다양한 전문가를 모아서 보고서를 내고 여야가 국가 중장기 과제에 대해 합의할 수 있는 튼튼한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합의의 정치에 중요한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 올해에 법안을 통과하는 것이 목표다.”

-국민이 의원들 개개인의 정책생산성이 낮다는 지적이 있다 이런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이 있나.
“단순한 정책생산성의 문제보다 우리 정치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 문제다, 민주화 이후 사회가 다원화, 복합화되면서 다양한 집단과 이해 계층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기보다는 지역주의에 기초한 양당구조, 5년 단임제로 비롯되는 승자독식의 구조에 놓여있다. 또 선거도 너무 잦아서 매년 정국선거를 치르면서 선거의 논리가 정책의 논리를 압도하고 있다, 이런 것이 바로 정책의 생산성을 가로막는 구조적 요인이다.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들고자하는 정치권 내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바깥에서도 국회나 의회가 그렇게 움직이도록 지적인 압력을 놓고, 공론화해야 한다.”

-대통령은 이미 ‘개헌은 블랙홀’이라고 선언했다. 여야대표들도 큰 틀을 바꾸지 않은 채, 비례대표를 늘리느냐, 마느냐 정도로 다투고 있다. 내년에 어떤 식으로 총선에서 개혁을 모색할 수 있겠는가.
“정치개혁이 어렵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엊그제도 의장이 ‘우리 정치에 너무 용기가 없어졌다. 개혁의지도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현직 국회의원들이 내년 총선에서 어떻게 당선될 것이냐에만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총선이라는 중요한 정치적 계기를 통해 우리를 되돌아보는 노력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 전에 그런 문제를 해치워야한다는 생각을 하면 어렵지만, 총선 이후에라도 개헌문제 등을 제기하는 그룹이나 주체 같은 흐름을 키워가는 것이 중요하다.”

-포인트는 공천이다. 공천 문제를 미리 해결하고 그 다음에 이런 개혁을 뛰어들게 하는 방향은 어떨까.
“지금 공천문제도 양당이 공천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결정하지 못했다. 오픈 프라이머리 문제만하더라도 생각하는 방식들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논란이 계속 될 수밖에 없다. 공천 이전에 선거제도에 대한 문제가 근원적인 문제다.”

-‘공진국가를 향하여’라는 책을 쓰셨고 많은 정치권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공진’, 이는 ‘함께 진보해 나가자‘는 뜻인데, 야권의 대표적 인물과도 논의해보셨는지.
“민주정책연구원에 강의를 간 적이 있다. 그곳에서 야권의 많은 분들이 공감했다. 내 책에 있는 ‘포용적 성장’에 대한 논의가 나왔다.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 ‘포용적 성장’이다. 예를 들어 그리스 문제를 보면, 우리가 굉장히 잘못 해석하고 있다. 우파는 복지 때문에 그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하고, 좌파는 선진국들이 통화금융을 통해 압력을 가해서 그렇다고 분석하지만 아니다. 공공분야에 대한 여야 정치권의 포퓰리즘적 지원 때문이다. 포퓰리즘이 가난하고 약한 사람을 향해 있는 것이 아니다. 경제 활력이 없으니까 공공부문을 계속 늘린 것이다. 그리스의 공무원 연금에 지급되는 돈이 스페인의 두 배가 넘는다. 100조의 예산 중 50조 가까이 공공부분에 들어간다. 기득권층이기 때문이다. 경제 쪽에서도 이권구조에서 혁신과 성장을 위한 노력이 굉장히 부족하다. 여기에서 교훈은 혁신의 노력을 장려하고 그런 것을 가로막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것이 우파의 논리일 수도 있지만 좌파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 정치의 경우, 보수 진영 쪽에선 성장의 논리만 계속 반복한다. 좌측은 복지의 논리만 계속 강조한다. 각자 한쪽만 보고 있다. 내가 공진국가를 이야기한 것은 우리가 두 눈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우리는 동태적 균형 감각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공진국가’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새정치연합은 어느 정도 나아가고 있다고 보나.
“문제의식은 다 가지고 있다. 그러나 행동으로까지는 연결돼있진 않다.”

-여당과 청와대의 당청관계는 어떻게 보나.
“앞으로의 당청관계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국회의 기능이 강화되고 민주화되면서 말 그대로 수평적 관계로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 됐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5년 단임제가 짧다. 그러므로 말 잘 듣는 여당을 원한다. 그런 인식도 넘어설 필요가 있다. 지금은 과거의 ‘힘의 논리’가 아닌 소통과 설득, 공감이 필요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여당 원내 대표나 여당 지도부가 ‘야당의 반대에 대통령의 아젠다가 부딪힌다’고 이야기를 해오면 어떻게 반응을 했었나.
“그것도 아쉬운 점 중에 하나다. 이명박 전 대통령 자신은 야당과 대화하고 싶어 하고, 그런 기회를 가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사실 잘 되진 않았다. 여야가 선거를 앞두고 늘 대립적이었기 때문이다. 또,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프로젝트를 관철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어서 충돌이 있었다. 그때 대통령의 선택이 참 어려운 것인데, 대통령의 스타일과 일의 성격에 관련된다. 이 전 대통령의 스타일은 실무를 중심으로 일을 추진하는 것이었다. 그런 면에서 일을 성사시키는 것을 위에 두었다.”

-사무총장님의 앞으로의 거취에 대해 말해달라.
“지역구는 현재 떠나온 상황이다. 내년 총선 국회의원으로 출마하는 것은 내 생각의 중심이 아니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 열심히 하면서, 한국 정치의 구조적 변화를 만드는 것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으면 그 몫이 얼마나 될지가 중요하다. 총선에 출마하느냐, 마느냐를 중심에 두고 있지 않다.”



정리 김하온 기자·홍준영 인턴기자 kim.haon@joongang.co.kr
촬영 김세희·이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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