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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위안화 가치 떨어뜨리는 이유는] IMF “시장원리에 순응 하는 과정”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급작스런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인민은행은 지난 8월 11일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를 사상 최대폭인 1.9%로 떨어뜨렸고, 다음 날 1.6%, 13일엔 1.1% 각각 추가로 내리면서 사흘간 무려 4.6% 하락시켰다. 이런 조치에 투자자들이 당황하면서 세계 증시가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다우지수는 11일 212포인트(1.2% 하락) 떨어진 뒤 다음 날 정오 2015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아시아와 세계 경제 전체에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우려했다[관계 기사 54~55쪽].



[뉴스위크] 경기 부양보다 위안화 위상 높이려는 의도에 무게 ... 美 의원들은 “환율 조작” 비난

그러나 국제사회와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를 “시장의 힘이 환율 결정에 더 큰 역할을 하도록 허용하는 긍정적인 조치”라고 신중하게 환영하는 논평을 냈다. 이와 달리 미국 의원들은 중국의 조치를 미심쩍은 눈으로 본다. 척 슈머(민주당), 린지 그레이엄(공화당) 등의 중진 상원의원들은 오래 전부터 중국이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작해 세계 시장에서 부당한 이익을 취한다고 비난했다. 통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평가 절하하면 수출이 탄력을 받고 국내 시장을 보호할 수 있다. 슈머 상원의원은 뉴욕타임스에 “중국 정부는 통화운용 방식을 바꾸기보다 오히려 잘못된 방향으로 한걸음 더 나아갔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세계적인 파급효과를 일으키는 위안화 변동은 중국 정부가 엄격히 통제되는 통화 시스템에서 자유로운 세계 시장의 일원으로 나아가는 전환기라는 사실을 반영하는 듯하다.



◇위안화는 어떻게 움직이나= 중국은 수십년 동안 미국 달러에 위안화를 연동시키는 고정환율제를 실시했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서면서 무역을 증진할 목적으로 위안화를 대폭 평가 절하했다. 그 조치를 계기로 경제가 급팽창하자 위안화 가치는 다시 고정됐다. 그러다가 2005년 중국은 국제적인 압력에 굴복해 위안화 가치를 올렸다. 그 이후 위안화 가치는 20% 이상 상승했다. 인민은행의 이번 조치는 역사적 맥락에서 보면 미미한 변화다. 그러나 위안화 가치는 결코 자유롭게 변동하지 않는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 가치를 조절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한다. 공식 지침에 따르면 위안화의 환율 변동폭은 인민은행이 제시하는 기준 환율의 ±2%로 제한된다. 지난 11일 인민은행은 전일 마감 환율과 외환 수급, 다른 통화들의 환율 변동 상황 등을 감안해 기준 환율을 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요와 공급에 따른 시장 원리에 좀 더 가까워진다는 의미다. 인민은행은 3조7000억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언제든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 12일 인민은행은 위안화 급락을 막기 위해 상하이 외환 시장에서 위안화를 매수하고 달러를 매도하는 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국유 은행들에 달러화 매도 지시를 내려 위안화 가치를 떠받쳤다. 위안화를 달러화로 바꾸려던 투자자들을 겁먹게 만든 것이다.



◇중국은 무엇을 원하나=중국은 경제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위안화 평가 절하를 원할 만하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해외에서 중국 상품을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 수출이 늘어난다. 국내적으로 보면 수입 상품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중국 제조업체의 내수도 늘릴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니콜라스 라디 선임연구원은 “주의를 다른데로 돌리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수년째 둔화하는 상황에서 2% 정도의 위안화 변동폭 확대로는 침체된 시장을 활성화시키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더 설득력 있는 설명은 중국이 글로벌 통화를 지배하기 원한다는 사실일지 모른다. 중국은 위안화를 궁극적으로 세계적인 결제통화로 만들어 달러화에 도전하고 싶어한다. 그 목적을 위해 중국은 위안화를 IMF의 특별인출권(SDR, 국제 유동성 부족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고안된 일종의 국제준비통화) 바스켓에 편입시키려 한다. 현재 SDR 바스켓의 구성 통화는 미국 달러, 영국 파운드, 유로, 엔이다. 라디 연구원은 IMF가 오는 11월 위안화를 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시킬지를 결정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그 목표를 위해 위안화 환율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에게 위안화가 국제통화가 될 것이라고 설득하려는 의도다.” 그러나 SDR 통화 바스켓에 편입하려면 중국은 IMF에 과다한 시장 개입을 지양한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위안화 변동폭을 확대한 조치가 IMF의 환영을 받았고, 12일 위안화 급락을 막기 위한 막바지 시장 개입이 회의적인 평가를 부른 것도 그 때문이다.



◇다른 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가 통화와 시장에 깊숙이 개입하는 상황을 개탄해왔다. 따라서 일부 투자자는 위안화를 세계 금융의 파도를 좀 더 자유롭게 탈 수 있도록 허용한 인민은행의 최근 조치를 반긴다. IMF는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를 지지하면서 “앞으로 2∼3년 안에 중국이 실질적인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출에 의존하는 다른 나라들은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더 많은 나라가 중국 상품을 수입하려 하면서 자국의 제조 업체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는다.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라고 촉구하는 미국 의원들은 위안화 가치가 내려간 만큼 미국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주장한다. 라디 연구원은 그 주장이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위안화가 시장원리에 좀 더 부합하기를 바라면서 단지 평가 절상만 원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중국이 위안화의 자유 거래를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평가절하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외에서 자본시장 충격 등 위안화의 급격한 절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점진적으로 시장이 안정화 기조로 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추가적인 시장 개입을 삼가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다. 이제 중국은 통화정책에서 엄격한 통제 유지와 IMF의 요구 수용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



글=오웬 데이비스 아이비타임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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