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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편집국장 레터] 대통령의 ‘개자식’


VIP 독자 여러분, 중앙SUNDAY 편집국장 남윤호입니다. 곧 대통령 비서실장 인사가 발표된다 합니다. 과연 누가 김기춘 실장의 후임이 될지, 하마평이 무성합니다. 비서실장 인사에 이렇게 관심이 쏠렸던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비서실장의 임무는 대통령비서실 직제 제3조에 규정돼 있습니다. 찾아보니 딱 한 줄로 ‘대통령의 명을 받아 대통령비서실의 사무를 처리하고, 소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로 돼 있더군요. 이와 관계없이 대통령을 최지근 거리에서 모신다는 것 자체만으로 비서실장은 대단한 실세입니다. 권력의 크기란 대통령과의 거리에 따라 결정되는 게 정치현실 아닌가요. 비서실장이 대통령의 최측근 실력자로 각인된 건 박정희 정권 때 이후락이 국회와 내각을 손아귀에 갖고 놀던 데서 비롯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시 비서실장 이후락은 ‘날아가는 새도 떨어트린다’고 할 정도로 셌습니다. 그 외에도 강력한 비서실장으론 박정희 정권의 김정렴, 김대중 정부의 박지원이 꼽히곤 합니다. 그럼 대통령 비서실장의 덕목은 무엇일까요. 미국의 정치학자 제임스 피프너는 비서실장의 3대 역할을 정책결정의 관리자, 대통령의 대리자, 대통령의 보호자로 분석했습니다. 그가 특히 강조한 건 각료들을 중재·조정하는 기능, 대통령의 면담 및 접견권을 통제하는 기능, 대통령을 위한 악역을 담당하는 기능입니다. 대통령이 핵심 국정과제에 전념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흥미로운 건 비서실장이 대통령 대신 욕 먹을 일이나 악역을 맡아야 한다는 대목입니다.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H. R. 홀드먼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 대통령에게나 개자식 하나는 필요한데, 내가 바로 대통령의 개자식(the President's son-of-a-bitch)이요.” 실제 홀드먼은 워터게이트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받고 18개월 간 복역했습니다. 그가 잘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대통령을 위해 욕 먹어가며 일할 사람이 필요한 게 현실이고, 실제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입니다.우리는 사정이 좀 달라, 역대 청와대엔 꼭 비서실장이 아니더라도 ‘대통령의 개자식’을 자임하는 분들이 너무 많았다는 게 탈 아닙니까. 새 비서실장에겐 ‘개자식’ 같은 삐뚤어진 로열티보다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를 불식시켜줄 소통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여기에다 시중의 여론을 굴절 없이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 대통령과 인간적 교분이 가깝다면 금상첨화겠지요.지금까지 대통령에게 가장 부족하다고 지적돼온 게 무엇입니까. 바로 소통 아닙니까. 이를 메워주는 게 새 비서실장의 중요 과제입니다. 비서가 왜 소통 기능을 직접 담당하느냐고 반대하는 분도 더러 있습니다. 하지만 각 부처가 차질 없이 굴러가도록, 장관들이 책임있게 일하도록, 관리하고 중재하고 조정하는 게 다 비서실장의 소통 기능입니다. 불통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소통을 위한 기구도 별도로 생겨나지 않았습니까. 국회, 정부 부처, 그리고 청와대 사이에 둔 정책조정협의회 말입니다. 이름처럼 정책 협의와 조율을 강화하자는 취지입니다. 연말정산 파동, 건강보험료 개혁 백지화 등 잇따른 정책 혼선이 새 기구 설립의 계기가 됐습니다. 정책을 만들어 결정하고 집행하는 당·정·청이 뒤늦게나마 서로 만나 협의하는 게 다행입니다만, 그 정도로는 아직 한참 모자랍니다. 독자 여러분은 며칠 전 협의회의 첫 회의 장면에서 어떤 인상을 받으셨습니까. 참석자들이 먼 길 와서 반갑게 인사하는 것까진 좋았습니다. 서로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 마이크를 앞에 놓고 발언하는 모습, 무슨 큰 홍보거리라도 되는 듯 카메라 세례를 받는 모습이 영 어색하지 않던가요. 소통의 밀도, 집중도, 효율성 면에서 좋은 점수 받으려면 멀었습니다. 우리와는 껄끄러운 관계가 돼버렸지만, 일본의 아베 정부는 대조적입니다. 도쿄의 총리관저 5층 집무실에선 거의 매일 총리 주재의 정·부(正副)관방장관 회의란 게 열립니다. 참석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스기타 가즈히로(杉田和博) 등 3명의 관방부장관, 이마이 다카야(今井?哉) 수석비서관, 이렇게 6명입니다. 테이블에 마이크 켜놓고 딱딱하게 회의하는 게 아닙니다. 편하게 소파에 앉아 정부나 정국 돌아가는 얘기를 기탄없이 나눈다고 합니다. 비공개로 진행하는 이 회의 시간은 겨우 10~15분입니다. 특별한 안건이 없으면 잡담만 하고 끝나는 경우도 있다는군요. 일본 지지통신의 해설위원인 다자키 시로(田崎史?)는 『아베 관저의 정체』라는 책에서 이 회의를 일본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규정했습니다. 매일 얼굴을 맞대다 보니 6명의 참석자끼리는 척 하면 통한다고 합니다. 숨소리 하나, 표정 하나로 총리의 의중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 회의를 통해 총리의 지시는 명쾌하게 내각에게 전파되고, 내각의 의견도 총리에게 정확히 전달된다고 합니다. 이처럼 정치는 페이스 투 페이스입니다. 수시로 만나 얘기하는 과정에서 서로 교감하는 수준의 관계가 돼야 합니다. 서면보고만으로는 구현하기 어렵습니다. 일본에서 관방장관은 총리의 ‘정치적 마누라’로 불립니다. 그만큼 긴밀한 사이입니다. 우리의 대통령에겐 그런 존재가 있습니까. 비서실장이 그 역할을 좀 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대통령학 전문가인 함성득 고려대 교수는 『대통령 비서실장론』에서 ‘대통령의 바른 눈과 귀가 되면서도 국가비전과 정책대안을 함께 고민하는 국정 동반자’를 바람직한 비서실장으로 제시했습니다. 충성심 강한 가신보다는 전문역량을 갖춘 인물을 상정한 것이지요. 과연 누가 그에 부합할까요. 금주 중앙SUNDAY는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요구되는 덕목과 과제를 다뤄보겠습니다. 지난주 중앙SUNDAY에서 군 전력 증강사업에 대한 기사가 관심을 많이 끌었습니다. 육·해·공군끼리 거의 ‘내전’을 벌이고 있는 어이없는 현실을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한 기사였습니다. 하나의 국군이 이렇게 쪼개져 다투는 것을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겠습니까. 하기야 제국주의 시절의 일본 육군은 해군의 간섭을 배제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항공모함을 건조해 운영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그런 꼴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관련기사]무기 도입 사령탑 무력 … 육해공 아군끼리 '내전' 상황 [전문가 진단] 군전력 증강 사업, 왜 부패,실패했나중앙SUNDAY의 인기 연재물 중 하나인 ‘사진과 함께하는 김명호의 중국 근현대’에선 지난주 린뱌오가 마오쩌둥의 후계자 자리를 굳히고도 타이완의 장제스와 접촉했다는 사실을 다뤘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린뱌오를 아는 분들이 많은지라, 관심이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린뱌오가 장제스에게 어떤 내용의 편지를 보냈는지, 곧 궁금증을 풀어보십시오. [관련기사] ‘포스트 마오’ 굳힌 린뱌오, 황푸라인 통해 장제스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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