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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편집국장 레터] 무장하지 않은 예언자


VIP 독자 여러분, 중앙SUNDAY 편집국장 남윤호입니다. 정치권에서 4.29 재보선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패한 새정치민주연합은 뒤숭숭한 분위기입니다. 당내 인책론이 비등점 언저리를 아슬아슬하게 오르내리고 있다 합니다. 그 한 가운데 문재인 대표가 서 있습니다. 선거 전에는 나름 전략을 세웠을 것이고, 승리를 쟁취하려 했을 겁니다. 그러다 현실로 나타난 참담한 결과에 그의 리더십과 선거전략은 난타당하고 있습니다.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의 말이 생각나는군요. "누구나 얼굴에 강펀치를 한 방 얻어맞기 전까지는 나름 계획이란 걸 갖고 있다."전통적으로 야권이 우세하던 곳에서도 졌으니 충격이 더 클 겁니다. 경영계에선 성장성은 낮지만 시장 점유율이 높아 꾸준한 수익을 가져다주는 분야를 캐시 카우(cash cows)라 합니다. 이에 비해 점유율과 성장률이 모두 낮으면 개(dogs)라고 하지요. 둘 다 보스톤컨설팅그룹이 만든 용어입니다. 재보선 결과 새정치연합의 알토란 같던 캐시 카우는 개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기업이라면 당장 성난 주주들이 경영책임을 호되게 물을 겁니다. 사실 새정치연합의 패배는 어느 정도 예상됐었습니다. 무엇보다 야권의 분열 탓이 컸습니다. 야당에겐 호재로 비친 '성완종 사태'도 지역선거에선 큰 변수가 못 됐습니다. 게다가 선거 지형은 야당에게 결코 유리하지 않습니다. 급속한 고령화와 저조한 투표율 때문이지요. 야권 지지 성향의 젊은층은 SNS에선 부지런히 목소리를 토해내다가도 막상 투표소엔 잘 가지 않습니다. 고령층은 평소 종편 방송을 유심히 보다가 선거일엔 투표소에 열심히 나갑니다. 이게 큰 차이입니다.물론 양극화와 장기불황이 진보성향의 야당에게 유리한 여건이 될 수 있습니다. 툭 하면 불거지는 정부의 인사 파행이나 부패 스캔들도 야당의 화력 보강에 도움을 줍니다. 이 같은 선거 지형의 길항적 동력을 잘 타야 보수든, 진보든 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그에 성공했고,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실패했습니다.문 대표는 어제(4월 30일) 회견에서 사과 비슷한 입장 표명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권이 부정부패를 은폐하거나 세월호 진상규명을 막으려 한다면 더욱 강력하고 단호하게 맞서 싸우겠다고 했습니다. 그가 대표 취임 직후 선포한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의 연장선으로 보입니다. 선거 전문가들 얘기로는 그런 강경노선이 이번 재보선에 마이너스 효과를 줬다고 합니다. 하지만 항로를 변경하지 않는 걸 보면, 당사자 판단은 그와 다른 모양입니다.이를 보며 리더십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습니다. 선거철 당 대표의 리더십의 요체는 무엇입니까. 지지층을 확장하고 결속시켜 선거에 이기는 것 아니겠습니까.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든 문 대표의 리더십은 그런 면에서 시련기에 접어든 셈입니다.야당을 악의적으로 물고 늘어지려는 게 아닙니다. 독주하는 권력에 대한 견제, 원활한 대의정치의 구현을 위해선 야당의 건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야당이 마냥 죽을 쑤고 있으면 어찌 되겠습니까. 야당에 의해 대표돼야 할 집단이나 이해당사자들은 비제도권에서 뛰어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제도권 대의정치가 기능 부전에 빠진다는 것이지요. 그 탓에 불완전 연소된 정치 에너지는 비제도권으로 흘러들게 됩니다. 이 에너지가 쌓이고 쌓여 약해진 지반을 뚫고 분출하는 게 곧 운동의 정치, 거리의 정치 아닙니까.새정치연합이 여기에서 벗어나 수권정당의 입지를 확실히 다지려면 역량, 리더십, 전략의 재무장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에 실패하면 상당 기간 무기력 상태에 빠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마키아벨리는 종교개혁가 사보나롤라의 좌절을 두고 "모든 무장한 예언자들은 승리했고 무장하지 않은 예언자들은 파멸했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무장은 의지를 실현할 현실적 수단이나 역량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새정치연합은 선명한 투쟁의지를 실현시키기 위해 어떤 무장을 했습니까. 새정치연합을 이끄는 문재인 대표는 과연 무장한 예언자입니까. 금주 중앙SUNDAY는 4.29 재보선 이후의 정국 전망과 함께 여야 지도부의 리더십을 비교 분석합니다. 특히 이번에 전패의 쓴 잔을 받은 새정치연합이 내년 총선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전문가들과 야권 정치인에게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 의회에서 연설을 했습니다. 미국과 일본은 2차 대전 이후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된 듯합니다. 중국의 세력 확장을 의식한 미국의 선택에 따른 것이겠지요. 그 흐름 속에서 우리는 길을 헤매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일 관계는 어떻게 전개되고,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지난주에 이어 금주에도 우리 외교정책의 문제를 짚어보고, 대안을 찾아봅니다.[관련기사] “현 정부, 외교를 국내 정치처럼 다루다 국제 고립 자초”[전문가 진단] 박 대통령의 난제 해법은지난주 중앙SUNDAY는 남자 간호사 세계를 다뤘습니다.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등 전쟁터와도 같은 의료현장을 지키는 그들의 활약상을 소개했습니다. 간호사 하면 '백의의 천사'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저희 인턴기자의 현장 취재 결과 '백의의 전사'라고 하는 게 어울린다고 합니다. 중앙SUNDAY는 앞으로도 독자 여러분께 생생한 삶의 현장 스토리를 많이 전달해 드리겠습니다.[관련기사] 응급실은 전쟁터, 백의의 천사가 백의의 전사로 변했다 인턴기자가 체험한 남자 간호사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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