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신세돈의 시대공감] 역대 최악의 수출부진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정부, 국회, 언론 등 온 나라가 4대 개혁에 매달려 있는 동안 국가성장의 원동력인 수출에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올해 8월 수출실적은 393억3000만 달러로 전년에 비해 15%나 감소했을 뿐 아니라 1~8월 수출은 지난해에 비해 6% 이상 감소했다. 수출 감소는 어제오늘 시작된 게 아니다. 2011년 만해도 26%를 넘었던 전년 동기 대비 수출증가율이 2012년에는 2%대로 정체하더니 급기야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2013년부터 계속 떨어져 2014년 3분기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현재까지 4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9월 수출실적이 560억 달러(사상 최고 수준)를 넘지 않는 한 역대 최장기 수출 감소(5분기)를 기록할 것이 확실하다. 지난 4월 중앙SUNDAY 기고에서도 밝혔듯이 1980년 이후 35년 동안 수출이 5분기 연속 감소한 것은 IT버블이 붕괴한 2001년 1분기~2002년 1분기와 중남미 외채위기가 있었던 1982년 1분기~1983년 1분기, 딱 두 번 뿐이었다. 거기서 끝나면 그래도 다행이다. 만약 올해 연말까지 수출 감소가 이어진다면 최장기 수출부진의 신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8월 실적만 보면 6년 이래 최악의 부진이지만 그동안의 수출 감소로 보면 역대 최악의 수출부진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과거 수출이 부진했던 1982년과 2001년의 경제성장률은 각각 8.3%와 4.5%로 지금의 2.5%보다는 높았다. 당시 민간소비 증가율도 7.4%(1982년)와 5.7%(2002년)로 지금의 1.8%보다 높았다. 현재 국민과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 불경기는 그 당시보다 훨씬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다.

수출부진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정책당국의 위기의식 결핍이다. 수출부진에 대한 정부의 단골해명 원인은 ‘유가하락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이다. 월례 무역동향 보고서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유가하락과 수출단가 하락을 수출부진의 원인으로 지적해왔고 8월에는 톈진 폭발사건이나 선박 인도연기를 수출부진의 사유로 들기도 했다. 기록적인 수출부진이 지속하는 데도 수출물량은 늘어난다거나 다른 국가들보다 수출감소율 폭이 낮다고 자랑삼아 드러내고 있으며 한 술 더 떠 세계수출 순위에서 프랑스를 제치고 한 계단 상승(7위→6위) 했음을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2015년 7월 1일자 산업통상자원부 자료)

최근의 수출부진이 선박이나 유가하락만의 문제라면 자동차(-9.1%), 일반기계(-15.5%), 가전(-8.7%), 평판 디스플레이(-6.8%), 자동차부품(-15.9%), 섬유류(-21.4%), 철강제품(-17.4%) 등 거의 전 품목에서 나타나는 수출부진을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중국·유럽·일본·동남아 등 전방위적 수출 감소를 도대체 무엇으로 해명할 것인가?

정부당국의 안일한 현상인식은 안일한 해법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올해 초에 나온 '2015 업무계획. 해외진출 촉진 업무계획(3대 분야 6대 전략)'의 해외진출 다변화,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 촉진, 전자상거래 등 새로운 수출방식 활성화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틀에 박힌 계획이었다. 4월에 나온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활성화 대책이나 제8차 무역투자진흥회의(2015년7월9일)에서 발표된 산업통상자원부의 대책도 꼼꼼히 들여다보면 손에 잡히는 것이 별로 없다.

16조원 무역금융지원을 골자로 하는 단기대책과 중장기 산업경쟁력을 키우는 6조8000억원의 민관합동 R&D투자(2018년까지)와 91조원의 민간주도 설비투자대책이 골간인데 말하자면 민간 기업들이 2016년까지 주력품목 경쟁력 제고를 위해 91조원의 설비투자를 단행하면, 정부 차원에서 이런 투자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단기수출대책은 돈(무역금융)을 더 제공하겠다는 것이고 장기대책은 기업이 알아서 투자하면 봐서 뒤를 밀어주겠다는 것이다.

돈으로 치면 일본이나 중국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니 단기대책이라 할 것도 별로 없고 수출경쟁력 살리는 것은 원래가 기업의 몫이지만 어려워서 못하기 때문에 정부가 앞장서서 나서야 하는데도 불구 정부가 뒷짐지고 기업(특히 중견중소기업)의 등을 떠미는 격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답답한 것은 가장 확실한 수출대책인 환율정책에 대한 언급은 한 마디도 없다는 점이다. 이런 식이라면 올해 하반기와 내년 경제는 지금보다 ‘훨씬’ 어려울 것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