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사설] 세계의 양심 일깨운 세 살배기 난민의 주검

파도에 쓸려온 세 살배기 아이의 주검 앞에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2일 터키 남서부 해변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 말이다. 빨간 티셔츠에 청색 반바지 차림으로 모래밭에 얼굴을 묻은 채 숨져 있는 쿠르디의 마지막 모습이 소셜 미디어를 타고 전 세계로 퍼지면서 ‘파도에 휩쓸린 인도주의’를 한탄하는 양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쿠르디의 가족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점령하고 있는 시리아 북부에서 육로로 터키로 탈출한 뒤 지중해를 건너 그리스로 가려다 배가 전복돼 참변을 당했다. 사고로 쿠르디의 어머니와 두 살 위 형도 목숨을 잃었다. 배에 탔던 23명의 시리아 난민 중 12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다.

 국제이주기구(IOM)는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지중해를 통해 중동이나 북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건너간 난민 수를 35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매일 약 1500명이 내전과 박해, 기아를 피해 목숨을 건 오디세이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쿠르디처럼 지중해를 건너다 숨진 난민만 올 들어 약 2600명이다. 가까운 그리스나 이탈리아로 간 뒤 육로를 통해 유럽 각지로 흩어지는 과정에서 이들은 온갖 위험에 노출돼 있다. 불법 브로커에 속아 목숨을 잃는 사례도 많다. 얼마 전 오스트리아에서는 화물차에 탄 난민 71명이 질식사한 채로 고속도로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힘들더라도 유럽국들이 발벗고 나서는 수밖에 없다. 쿠르디의 죽음과 같은 인도주의적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구호와 긴급지원, 신속한 법적 처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유럽연합(EU) 차원에서 공동대응 지침을 마련하고, 난민 수용 규모를 적절히 배분해야 한다. 특히 독일의 리더십이 요구된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올해 난민 수용 규모를 80만 명까지 대폭 늘려잡은 것은 긍정적이다.

 난민 중 69%가 시리아인이고, 18%가 아프가니스탄인이라고 한다.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 하루속히 내전을 종식시키고, IS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다. 아울러 아프리카의 빈곤과 기아 퇴치에 세계가 함께 나서야 한다. 우리가 동참할 부분이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