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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진 수요일] 내 사랑은 항상 새드엔딩, 연애도 공부하면 달라질까요

200여 명의 청춘들이 지난달 22일 ‘연애 토크콘서트’를 찾았다. 참가자들은 각자의 연애 고민을 메모지에 써 냈다.

삼포세대.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세대. 그렇습니다. 요즘 20~30대를 지칭하는 우울한 별칭입니다. 최악의 취업난에 시달리는 요즘 청춘들은 연애를 시작할 엄두조차 못 냅니다. 하지만 청춘은 사랑의 계절. 악조건 속에서도 연애를 해보려는 청춘들이 각종 연애 강의에 몰려들고 있습니다. 청춘리포트는 지난달 2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연애 토크콘서트’를 취재했습니다. 그곳에서 연애를 공부하려는 청춘들을 만났습니다. 다음 기사는 ‘연애 토크콘서트’ 행사 내용과 참가자 인터뷰, 설문 결과 등을 ‘연애학개론’ 수업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20~30대 청춘 여러분, 초·중·고 12년 동안 국어·영어·수학 다 배웠죠? 그런데 왜 연애는 누구도 안 가르쳐 줬을까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인연을 만나는 게 연애잖아요. 당연히 공부해야죠.

 그래도 좀 창피하다고요? 연애하는 데 공부까지 해야 된다니 좀 한심하게 느껴지나요? 물론 비판할 수 있겠죠. “젊은 사람들이 너무 계산적으로 이성을 만난다”든지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연애 세태가 남녀관계를 왜곡시킨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여기 보세요.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20~30대 미혼 남녀 134명에게 물었더니 35.8%(48명)가 “요즘 가장 큰 고민은 연애”라고 답했어요. 두 번째는 뭘까요? ‘학업·취업·업무 스트레스’(33.6%)예요. 바늘구멍 뚫기보다 힘들다는 취업, 그만큼이나 어려운 게 연애라는 거죠.

 요즘 참 연애 공부하는 청춘들이 많더라고요. 지난달 22일 결혼정보업체 듀오와 마리끌레르웨딩이 주최한 ‘연애 토크콘서트’가 열렸어요. 연애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고 했더니 토요일 오후 5시에 200여 명이나 모였지요. 신청자는 400여 명이었죠. 경쟁률 2대 1을 뚫고서라도 연애를 공부하겠다는 청춘들이 많더라고요. 다 노총각이나 노처녀 아니냐고요? 절대 아니에요. 평균 연령이 29세에 불과했으니까요. 여성들의 경우 20대 초반이 대다수였고요.

 이런 상큼한 청춘들이 왜 주말 저녁에 연애 공부를 하려고 모였을까요? 자, 지금부터 22일 열렸던 ‘연애 토크콘서트’ 이야기를 토대로 ‘2030 연애학개론’ 강의를 시작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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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 행사에 참석한 200여 명의 남녀 청춘들에게 연애 고민을 말하라고 했더니 이런 물음들이 쏟아졌어요. “도대체 어딜 가야 남자를 만날 수 있나요?” “결혼은 사귀고 얼마가 지난 뒤에 해야 하나요?” “장기간 연애를 하고 싶은데 항상 짧게 끝나요” 등등. 어떤 젊은 여성은 “매번 연애가 새드엔딩으로 끝나는 것 같다. 이젠 더 이상 연애를 하기도 지친다. 상대방이 잘못한 건지 나한테 원인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며 울음을 터트렸어요. 얼마나 연애가 힘들면 그렇게 사람들 많은 데서 울음을 터뜨릴까…. 강의실이 순간 숙연해졌죠.

 그런데 요즘 청춘들이 연애에 어려움을 겪는 건 단순히 연애 자체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아요. 취업하기 힘들고 밥벌이가 불안정한 게 요즘 청춘들 아니던가요. 가장 기본적인 경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당연히 연애가 더 힘들어지는 거죠. 요즘 청춘들을 일컬어 연애·결혼·출산 다 포기한 ‘삼포세대’라고 부르잖아요. 최악의 취업난과 주택난 등을 떠올리면 ‘삼포’라는 말이 괜히 나온 건 아닌 것 같아요,

행사에 참석한 20~30대들은 자신의 연애와 관련한 고민을 털어놓으며 질문을 쏟아냈다.
 실제 행사에선 이런 고민도 나왔어요. “일 때문에 너무 바쁜 남친, 한 달에 한 번도 제대로 못 봐요” “결혼하고 싶은 남자친구가 신입사원이고 학자금 대출도 있는데… 어떻게 하죠?” 맞아요. 요즘 연애에 쓸 돈이나 시간이 없는 청춘들이 참 많죠. 또 겨우 연애를 하고 결혼하려고 하면 불안정한 직장, 월세조차 겨우 내고 있는 집 등이 걸림돌이죠. ‘연애하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23.1%가 경제적 여유가 없거나 학업·취업 때문에 연애에 쏟을 시간이 없다고 답했어요. 여러분이 연애하기가 힘든 게 꼭 여러분 탓만이 아닌 거죠.

 그렇다고 연애를 안 할 수도 없잖아요. 여러분은 말 그대로 청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사랑의 계절을 통과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런저런 공부와 아르바이트에 치여 여러 사람을 겪어볼 시간도 부족한 게 또 여러분의 현실이죠. 그러니 요즘 청춘들이 연애를 배워서라도 하려는 게 아닐까요.

 ‘무슨 연애를 수업까지 들어가면서 하느냐’고 못마땅해하는 어른들이 많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요즘 청춘 세대를 몰라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전문적인 연애 강의나 컨설팅을 통해 성공적인 연애를 할 수 있다면 지속적으로 참여할 의사가 있습니까’ 하고 물었더니 절반 이상(58.2%)이 ‘그렇다’고 답했어요. 20~30대 청춘 10명 가운데 6명은 연애에도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겁니다.

 연애에 대한 선입견을 버립시다. 연애가 잘 안 되는 게 정상이에요. 그럼 여러분의 고민을 들어보죠.

 “27세 박경철입니다. 대학 시절 내내 연애를 해 본 적이 없어요. 사실 고시 준비를 하느라 마음에 여유도 없었고, 사람들하고 제대로 어울려 놀았던 적도 없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난 도대체 뭐하고 살았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연애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이라도 이성과 대화하는 법을 배우고 싶거든요.”

 맞아요. 스스로 사랑을 찾으려면 시간과 돈, 노력, 열정을 투자하고 경험과 시행착오를 많이 겪어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죠. 학점·스펙에 치이는데 연애까지 할 여유가 없으니까요. 또 다른 분은요?

 “31세 김민철(가명)입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취업은 했는데 행복하지 않아요. 그래서 이제 여자친구도 만나고 사람답게 좀 살려고 보니까 막막하더라고요. 소개팅을 해도 실패하고, 관계를 좀 오래 이어 가고 싶은데 안 돼요. 연애를 전혀 모르니까요. 다른 건 다 배워도 연애는 평생 한 번도 배울 시간이 없었어요. 짚신도 짝이 있다는데, 짚신보다 못한 건지… 제가 답답해하니까 어머니도 요즘 연애하는 법 등을 함께 공부하고 계세요.”

 다른 공부와 마찬가지로 연애 역시 모르면 질 수밖에 없어요. 지금부터라도 배워야죠. 절대 힘들다고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요즘 청춘들이 보편적으로 힘들어하는 것, 그게 연애니까요.

정강현 청춘리포트팀장 foneo@joongang.co.kr
윤정민·박병현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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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