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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간 하고픈 일만 해라” 게임 1위 넥슨의 경쟁력

지난달 30일 게임업체 넥슨의 경기도 판교 본사 사무실에선 단편영화 ‘히어로’ 촬영이 한창이었다. 주연 배우도, 감독도, 촬영 스태프도 모두 넥슨 직원이다. 지난 1월 시작한 20주 과정의 단편영화 제작 프로그램 수강생들이다. 연출을 맡은 이미영(30) 시니어프로그래머는 “게임 개발자의 삶과 사랑을 그린 시나리오도 우리가 쓴 것”이라며 “하반기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연다”고 말했다. 2012년 도입한 유화·재즈밴드·도예·트레킹 등 45개의 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 ‘넥슨 포럼’의 일환이다.



[문화가 힘이다] 성과 독촉 기업문화는 한계
“창의적인 ID(Idea)기업 변신 … 퍼스트 무버 돼야 살아남아”

 지난해까지 넥슨의 대표작 ‘메이플스토리’ 개발을 총괄하던 고세준(35) 디렉터는 업무를 놓고 최근 5개월 동안 자신만의 게임 개발에 몰두했다. 넥슨은 지난해 3월부터 새 게임 개발을 하고 싶은 직원 누구에게나 "6개월간 하고 싶은 일만 하라”며 시간을 주는 ‘인큐베이션실’을 운영 중이다. 고 디렉터는 “개발 10년 차에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며 즐거워했다. 그처럼 ‘무한 자유’를 부여받은 30여 개발팀 중 10개 팀의 작품이 곧 제품화 될 예정이다.



 ‘한국식 기업문화’가 깨지고 있다. 성과를 독촉하며 업무만 강요하는 문화, 상명하달식 구조 등이 넥슨 같은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사라지고 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창의적인 기업문화를 통해 아이디어(Idea) 중심 기업으로의 정체성(Identity)을 확립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에서다. 김범열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국도 해외 기업을 따라 하는 ‘패스트 팔로어’에서 시장을 개척하는 ‘퍼스트 무버’로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전 구성원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공유하지 않으면 시장 변화에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IT 기업이 ‘ID(아이디어+아이덴티티) 기업’으로 전환을 서두르는 이유다. 넥슨은 2012년부터 게임 업계 1위다. 지난해 매출은 1조6000억원. 국내 게임 기업 중 유일하게 1조원을 넘겼다.



한국어도비시스템즈가 글로벌 대기업 300여 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창의적’이라고 평가된 기업은 시장 점유율, 매출 성장률, 직원 만족도 등에서 일반 기업의 1.5~3배로 앞섰다.



제조업에서도 기존의 벽을 깨고 창의적 변화를 시도하는 중소기업이 보인다. 경기도 화성의 반도체 세척장비 회사 PSK는 기술·영업·재무 등 저마다 다른 업무를 하는 이들이 경계를 허물고 함께 ‘모터 기술’ 등 관심 분야를 공부한 지 5년 만에 매출이 4배로 뛰었다. 신제품 개발 기간은 2년에서 6개월로 단축됐다. 광주광역시의 산업용 장비회사 무진서비스는 해마다 전 직원이 가족 동반 일주일 해외 연수를 간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20% 이상, 1인당 매출액은 7억원이 넘는다.



 대기업에서도 창의적인 업종에서는 ‘ID 기업’의 특성이 나타나고 있다. 제일기획은 ‘아이디어는 평등하다’는 가치관을 제도화해 2010년 직급 체계를 없애고 모든 호칭을 ‘프로’로 통일했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회의실 말석에서 침묵을 지키던 신입사원도 활발하게 아이디어를 내게 되면서 세계적인 칸 광고제에서 국내 업체 처음으로 대상을 받고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세우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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