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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만의 간사회의, 40분 만에 자리 박찬 한국노총

이병균 한국노총 사무총장, 최영기 노사정위원회 상임위원, 이동응 경총 전무, 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왼쪽부터)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노동시장구조개선특위 간사회의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협상이 4개월여 만에 개시되자마자 노사정이 ‘샅바 싸움’부터 벌이기 시작했다. 31일 열린 노사정 간사회의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의 반발로 파행했다. 같은 날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비롯한 경제5단체는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계를 압박했다. 정부는 예산을 앞세워 합의 시한을 못 박았다. 하루 동안 노사정의 화포가 제각기 불을 뿜으면서 향후 논의 과정이 험난할 것임을 예고했다.

노 측, 공공부문 임금피크제 반발
노사정위 험난한 논의과정 예고



 이날 경제단체 부회장단이 연 기자회견은 예정에 없었다. 휴일인 지난달 30일 경총 주도로 전격 결정됐다. 기자회견문도 당일 아침 부회장들이 모여 다듬었다. 급하게 회견을 연 이유에 대해 경제단체 관계자는 “기업에 대한 정부의 일자리 확충 압박이 너무 강하다. 그런데 선후(先後)가 바뀌어 있다”고 했다. 노동계 설득에 급급한 정부가 경영계에만 짐을 지우고 있다는 불만을 드러낸 셈이다.



 최근 대기업은 수천~수만 명의 채용 계획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다. 이는 경영계가 청년 일자리를 앞장서 확충할 테니 노동계는 기존 노동조합의 기득권 일부를 내려놓으라는 압박 카드이기도 하다. 그 뒤에는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노동계는 이 같은 경영계의 선조치에 꿈쩍도 않고 있다. 노동계가 양보하지 않으면 경영계로선 얻는 것 없이 채용 확대라는 부담만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박병원 경총 회장이 지난달 27일 노사정 대표자회의에서 “노동계는 얻을 것 다 얻었다. 이젠 노동계가 내놓으라”고 쏘아붙인 것도 이런 맥락이다. 모 대기업 인사담당 임원은 “청년 채용 확대는 노사정 협상 테이블에서 노동계를 움직일 카드로 써야 하는데, 이걸 아무 조건 없이 내놓아 협상의 여지를 좁히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노동개혁 없이도 일자리 확충이 가능하지 않으냐’는 잘못된 메시지를 노동계에 줄 수 있다는 우려다.



 31일 경총 긴급기자회견은 이런 기업 불만을 수용하고 노동계를 압박하자는 취지로 열렸다. 청년 일자리를 위해 경영계는 할 만큼 하고 있으니 이제 노동계도 성의를 표하라는 압박이다. 정부에도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정부가 제도개혁을 법 개정이 아니라 지침으로 추진하려고 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근본적인 노동개혁을 하라”고 요구했다.



 노동계는 이에 아랑곳없이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경제단체가 기자회견을 하던 시각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서 열린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노사정 간사회의는 40분 만에 파행으로 끝났다.



당초 쟁점 사항을 정리하고 7일 열리는 노사정 토론회 주제와 계획안을 확정하려 했다. 그러나 한국노총이 “공공부문 임금피크제 확산을 중단하고 이를 논의할 원포인트 협의체부터 만들라”고 반발해 논의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경제단체의 기자회견에 대해서는 “비용을 줄이려 비정규직을 늘리고 해고를 자유롭게 하면서 노동시장을 이 상황으로 몰고 온 건 경영계”라고 비난했다.



 정부는 예산을 무기로 노동계를 압박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언론사 경제부장과의 간담회에서 “내년 예산에 노사정 합의를 반영하자면 정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기 전날인 10일까지 합의를 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노사정이 합의에 실패하면 관련 예산도 최소한으로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못 박았다. 노동계가 요구한 실업급여 인상과 지급 기한 연장과 같은 전리품을 챙기고 싶다면 10일까지 대타협을 수용하라는 최후 통첩인 셈이다. 최 부총리는 “정규직은 너무 경직돼 있고, 비정규직은 너무 보호가 안 된다. 노동계는 시장 유연성에서, 경영계는 일자리 창출에서 각각 양보하고, 정부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삼각 축으로 대타협을 이뤄내야 한다”며 대타협 방향도 제시했다.



김기찬 선임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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