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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소 첫밤 뜬눈 지새워 … 소등이란 말 뜻도 몰랐다”

김무성, 지뢰 부상 김정원 하사 위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31일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북한의 목함지뢰 폭발로 부상당한 김정원 하사(오른쪽)를 위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보다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든든하다”며 쾌유를 빌었다. 왼쪽은 황진하 사무총장. [국회사진기자단]

북한이 목함지뢰 도발(8월 4일) 후 경기도 연천 일대에 포격(8월 20일)을 해오자 20대 현역 장병 80여 명이 전역을 연기했다. 30대 예비군들은 총을 잡겠다며 군복과 전투화를 준비했다. 병무청이 31일 발간한 자원입대자들의 수기집 『대한 사람, 대한으로 2015』에 담긴 사연을 보면 이런 2030 세대들의 안보관이 ‘반짝 현상’만은 아니었다. 수기집에는 병무청이 공모전을 거쳐 선정한 30명(육군 26명, 공군 1명, 해병대 3명)의 입대 사연이 담겼다.

 현재 17사단에서 복무하고 있는 육군 이우현 상병은 홍콩과 영국 등에서 15년 이상 살다가 지난해 8월 입대했다.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는 만 35세까지 한국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현역 입대를 피할 수 있었으나 스스로 문을 두드렸다. 이 상병은 “군 복무는 새로운 땅으로의 이륙인 동시에 익숙한 땅으로의 착륙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고 적었다. 그는 “진정한 ‘나’의 의미를 일깨워준 국방의 의무에 감사한다”고도 했다.

 천이준씨는 최근 61사단에서 병장으로 전역한 뒤 뉴욕에 거주하고 있다. 군대에 가려고 뉴욕에 살다 귀국해 육군(논산)훈련소에서 첫날 밤을 맞았을 때를 인생 중 가장 혼란스러웠던 밤으로 기억했다. “소등(消燈)이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 불이 꺼진 어두운 생활관의 딱딱한 침상에 누워 취침등을 쳐다보며 훈련소 첫날 밤을 뜬눈으로 지새운 게 생생하다”면서다. 천씨는 그러나 “자원입대는 내 정체성에 한 발 다가가 솔직해질 수 있는 기회, 대한민국의 건아라는 이름을 목에 걸고 태극기를 조금 더 뜨거운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였다” 고 했다.

 정원재 상병은 미국에서 영주권을 딴 뒤 3년 반가량 직장 생활을 하다 육군에 자원입대했다. 아버지에게 국방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해병대 유성현 상병 역시 해외(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생활하다 해병 1186기로 입대했다. “고통은 한순간이지만 자부심은 영원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수기에 실린 사연 중에는 평발이라 사회복무요원으로 편성됐다 현역으로 가기 위해 보정을 받거나(육군 최성원 상병) 후천성 백내장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뒤 의사에게 특수 렌즈를 주문해 신체검사를 통과하곤 복무하는 경우(육군 이승원 중사)도 있다. 육군 김기백 상병은 우울증과 과체중으로 현역 입대가 어려운 상황에서 네 차례 재검을 받은 뒤 현역 입대에 성공했다. 김 상병은 “힘든 현역을 선택한 내가 바보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내 인생을 바꾸기 위해 이런 바보 같은 짓이 분명히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며 “결국 해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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