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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이모 20억 재산 가로챈 조카 기소

치매에 걸린 이모에게서 수십억원대 부동산을 넘겨받은 40대 조카가 재판에 넘겨졌다.



설명도 않고 부동산 문서 도장 받아
변호인 “경미한 치매, 결정능력 있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전승수)는 치매를 앓고 있던 이모 A씨(지난해 작고 당시 80세) 모르게 A씨가 갖고 있던 부동산의 소유권을 자신의 명의로 이전한 혐의(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등)로 조카 고모(49)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슬하에 자녀가 없었던 A씨는 2003년 남편과 사별한 이후부터 또 다른 조카인 B씨 부부에게 재산 관리를 맡겼다. 병 간호와 살림살이도 B씨 부부가 해왔다고 한다. 그런데 A씨의 이종조카인 고씨가 지난해 3월 A씨가 입원한 병원에 나타났다. 이어 제대로 상황 설명도 해주지 않은 채 이모에게 소유권 이전 등기 문서에 위임 서명을 하고 도장을 찍게 했다는 것이다. 대상 부동산은 A씨가 소유 중이던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의 479㎡ 토지와 단독주택, 사당동의 3층짜리 건물 등으로 시가로 총 20억원 상당 규모였다.



 당시 A씨는 심부전증과 뇌경색 등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를 앓고 있었고 고혈압·당뇨병 후유증으로 거동조차 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수사 관계자는 “고씨가 담당 의사로부터 외출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몰래 사설 앰뷸런스를 불러 A씨를 태우고 관할 동사무소를 방문하기도 했다”며 “그때 A씨의 인감도장을 바꾸고 인감증명서를 발급받게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다만 A씨의 의사에 반해 소유권을 이전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사기 혐의를 적용하진 않았다.



 고씨에 대한 수사는 B씨 부부가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고 고소하면서 이뤄졌다. A씨도 숨지기 직전 “소유권 이전을 무효로 해 달라”는 민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이에 대해 고씨의 변호인은 “당시 A씨가 평소 자신에게 잘해줬던 고씨에게 증여한다는 의사가 분명히 있었다”며 “경미한 치매 증상이어서 스스로 의사 결정을 충분히 할 수 있었다는 병원 진단서도 확보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최근 치매 노인의 친척 등 주변 사람들이 재산을 증여받은 것처럼 꾸미는 사건이 늘고 있다. 2010년 청주지법은 치매를 앓는 고모의 양자로 허위 입양 등록을 한 뒤 13억원의 재산을 빼앗은 혐의(사기 등)로 기소된 조카 부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008년 서울동부지법은 미국 현지 요양원에서 치매 치료를 받고 있던 70대 노인의 위임장을 날조해 20억원대 국내 부동산을 매각한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임채웅 변호사는 “치매 노인 재산의 소유권이 이전됐을 경우 민사 소송을 통해 돌려받을 수는 있지만 당시 의사 판단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점을 증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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