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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시험 폐지냐 유지냐, 로스쿨·법학과 정면충돌

오수근(왼쪽에서 셋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등 25개 로스쿨 원장이 3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사법시험 폐지는 국민과 약속”이라고 주장했다. [뉴시스]


“사법시험 폐지는 국민과의 엄중한 약속.”(전국 로스쿨 원장단)

사시 존치론에 야당 가세하자 로스쿨 원장단 긴급 기자회견
“폐지 안 하면 소수 대학 합격 독점”
법학교수회도 성명전으로 맞불
“로스쿨, 부·권력 대물림 수단
사시는 계층 이동 희망 사다리”



 “2007년 로스쿨법은 정치적 빅딜.”(대한법학교수회)



 사법시험 폐지를 지지하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들과 존치를 주장하는 대한법학교수회가 31일 성명전으로 맞붙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 대(對) 사시 출신 변호사, 로스쿨 재학생 대 사법고시생에 이어 로스쿨 교수와 일반 법학과 교수들까지 이해당사자 전부가 ‘사법시험 존폐 논쟁’에 가세하는 모양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전국 25개 로스쿨로 구성된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법전협·이사장 오수근 이화여대 로스쿨원장)는 이날 오후 1시40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시존치론을 반박하기 위해서였다. 오 이사장을 비롯해 25개 로스쿨 원장이 전부 참석했다. 사시존치론은 2017년 사시 완전 폐지를 규정하고 있는 현행 변호사시험법 부칙을 고쳐 사시와 로스쿨의 이원적 법조인 양성 체계를 유지하자는 주장이다.





 법전협은 “왜곡된 정보로 로스쿨 제도를 음해하면서 사시를 존치시키려는 일련의 악의적이고 퇴행적 움직임을 개탄한다”며 “사시존치론은 변호사 배출 인원을 줄이려는 변호사단체의 시도와 법학과를 부활시키려는 일부 대학들의 의도가 결합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또 “사시가 존치되면 합격은 예전처럼 소수의 서울 소재 대형 대학 출신들이 독점하게 되고 학생들이 전공을 불문하고 사시 준비에 매달려 학부 교육이 황폐화되는 과거가 반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대한법학교수회(회장 백원기 인천대 교수)가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맞대응했다. 백원기 회장은 “로스쿨 제도가 갈수록 부와 권력의 대물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사시를 존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법학교수회는 로스쿨이 없는 110여 개 대학의 법학교수 800여 명으로 구성된 단체다. 교수회는 “사법시험은 지난 반세기 동안 국내에서 가장 공정하고 권위 있는 시험으로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등용문이었다”며 “반면 로스쿨은 고비용 구조와 입학 성적 비공개로 특혜를 조장하는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로스쿨 원장들이 이처럼 긴급 기자회견에 나선 건 최근 사법시험존치법안을 둘러싼 국회의 기류가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지난달까지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5개의 사법시험존치법안은 모두 새누리당 의원(김학용·노철래·함진규·김용남·오신환 의원)이 대표발의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조경태 의원이 같은 취지의 법안을 발의해 존치론에 가세했다.



 지난달 21일 새정치연합 박주선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박지원 의원은 “사법시험존치법안을 법사위에서 꼭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사시 존치의 찬반 논쟁이 ‘친노(친노무현계) 대 새누리당+비노(비노무현계)’ 구도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서울 지역의 한 로스쿨 원장은 “개정안 저지를 속단하기 어렵게 됐다”며 “로스쿨이 노무현 정부의 성과물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적 공세의 대상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법전협과 법학교수회의 국회 로비전도 치열하다. 법사위 관계자는 “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실에 로스쿨 교수들과 법대 교수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 존치론이 힘을 받게 된 건 로스쿨이 ‘현대판 음서제’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면서다. 지난달 새정치연합 윤후덕 의원이 지역구 소재 대기업에 딸의 취업 청탁을 한 사실이 드러나고, 경력법관에 임용된 한나라당 김태원 의원 아들의 정부법무공단 근무 이력을 두고 특혜 의혹이 불거진 게 논란에 불을 댕겼다. 두 의원의 자녀는 모두 로스쿨 출신 변호사다. 이에 대해 법전협은 “개인의 문제이지 로스쿨 제도 자체를 탓할 문제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하창우 변협 회장과 김한규 서울변호사회 회장 등 변호사단체 대표들은 “사시는 계층 간 이동을 가능케 하는 희망의 사다리”라고 연일 목소리를 높인다. 여기에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집단적으로 맞서고 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 500여 명은 오는 4일 한국법학전문대학원 법조인협의회(한법협)를 창립해 체계적으로 대응키로 했다. 이 단체 김정욱(로스쿨 2기) 회장은 “로스쿨이 음서제라는 말 자체가 악의적 왜곡”이라고 말했다.



 로스쿨 재학생과 사시 준비생들도 움직이고 있다.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 대표 권민식씨를 비롯한 4명은 지난달 27일 “사시 폐지를 규정한 변호사시험법이 평등권과 직업 선택의 자유, 헌법상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반면 전국 로스쿨 학생협의회 이철희 회장은 “로스쿨 출신 국회의원 자녀들에 대한 특혜 의혹 제기도 사시 출신 변호사들이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술수”라고 비난했다.



임장혁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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