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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길, 총장이 답하다│인하대 최순자 총장] 4학기제 도입하고 융합강좌 늘려 학과 간 거리 좁힐 것

최순자 총장은 31일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를 접하고 “위기 의식을 갖고 총체적으로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인하대는 B등급을 받았다. [신인섭 기자]

요즘 4년제 대학은 이공계 정원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취업이 잘되는 이공계엔 신입생이 몰린다. 게다가 정부가 ‘산업 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프라임·PRIME) 육성사업’ 계획을 이달 초 발표할 예정인데 대학이 이공계 정원을 늘려야 프라임 사업 지원금 수십억원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공계를 늘리려면 인문·사회계열은 정원을 줄여야 한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대학마다 정원 조정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한창이다. 최순자(63) 총장은 “(이공계 정원) 150명 늘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3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대학 내 전공과 학과 구조조정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 인하대는 원래 인하공대에서 출발했으니 이공계를 늘리는 게 어렵지 않겠다.

 “그렇지 않다. 최근 몇 년 사이 인문사회 계열 정원이 늘어났다. 현재 단과대학별 입학정원을 조정하고 있는 중이다. 이를 위해 각 단과대의 교수와 만나 설득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밟고 있다. 기존 전공·학과 등 학사의 유연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


학생들이 원하면 야간강좌 만들 계획

 - 학사의 유연성을 높인다는 건 무슨 말인가.

 “이미 있는 학과를 인위적으로 통폐합하는 건 쉽지 않다. 중앙대가 이를 시도하다가 교수들의 반발에 부딪히지 않았나. 이보다는 학생들의 선호를 바탕으로 유사한 학과들이 함께 융·복합 강의를 만들어 학생이 듣게 하는 방안이 있다. 예를 들어 생활과학대의 아동학과 강의와 행정학과의 사회복지 관련 강의가 있는데 함께 융·복합 강의를 만들어 행정학과와 생활과학대 학생이 같이 듣는 식이다.”

 - 학과 강의를 융합하면 학생들은 좋아하겠다.

 “맞다. 예를 들어 A와 B학과가 있는데 그걸 통폐합하려면 과 교수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런데 두 학과의 강의를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학생들이 듣게 한다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학과 통폐합도 가능해질 수 있다.”

 - 교수들이 안 하겠다고 하면.

 “올 상반기에만 학생들을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강의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했다. 이렇게 해서 철저히 수요자가 원하는 교육으로 가야 한다. 인위적으로 교수들을 강제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의 필요에 의해 가능케 하는 것이다.”

 - 학생들이 학기 중 각자 전공을 이수하면서 융·복합 강의를 듣는 건 쉽지 않겠다.

 “기존 여름과 겨울 계절학기를 이용해 4학기제를 운영하려 한다. 방학 중에도 최대 12학점까지 들을 수 있다. 그리고 학생들이 원할 경우 저녁에도 강의를 개설하는 방안도 추진할 생각이다. 학생 중심으로 가는 것이다.”


인문계엔 과학 강의, 이공계도 인문학

 - 유연성을 높이려면 교수들의 강의 부담이 커질 수 있을 텐데.

 “대학은 교수를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 대학은 학생을 위해 존재하고 수요자인 학생과 학생을 받아들이는 사회 때문에 존재한다. 과거 교수들은 수업을 학기 중에만 하고 방학엔 쉴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교수들도 여름·겨울 할 것 없이 강의를 많이 해야 한다. 올해부터 전임교수가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책임 강의시간이 매주 12시간에서 15시간으로 늘어났다. 전임교수들이 1학년 학생 수업을 좀 더 맡아야 한다.”

 - 신입생 교육이 중요한가.

 “가장 중요한 게 신입생 교육이다. 우리 대학의 목표는 학생 등 소비자가 만족하는 교육을 하는 대학, 사회가 요구하는 실무능력을 가르치는 대학인데 이를 위해선 신입생 교육이 내실화돼야 한다. 신입생 중엔 성적에 맞춰 온 학생들도 있고 전공이 안 맞아 고민하는 학생들도 있다. 그러다 보니 대학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학생이 많다.”

 - 어떻게 뿌리를 박게 하나.

 “우선 전공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려줘야 한다. 입학 후 4주간 전공에 대해 자세히 소개한다. 어떤 전공이 있고 각 전공의 미래 비전은 어떤지 알려준다. 그래서 신입생 시절 복수 전공, 연계 전공 등 계획을 세우도록 도와준다.”

산업 현장 연계된 실용 대학원 키울 것

 - 교양 교육은 어떻게 하나.

 “인문사회계열 신입생은 ‘자연의 탐색’ 강좌에서 기초과학과 수학을, 이공계열 학생은 ‘인간의 탐색’이란 강좌를 통해 인문학을 배운다. ‘사회의 탐색’ 강좌는 전체 학생이 공통적으로 배워야 한다. 이 과목에서는 계약서를 작성하고 읽는 법, 재무제표 읽는 법, 법적 소양, 경영학 등이 포함된다. 이를 위한 교과서를 만들고 있다.”

 - 계약서 작성하는 것도 가르치나.

 “그렇다. 학교 밖 산업현장에서 꼭 필요한 게 계약서를 정확하게 꾸미고 읽을 수 있는 능력이다. 계약서를 제대로 읽지 못해 손해 보는 일이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나. 기업에 가서도 마찬가지다.”

 - 수도권엔 대학이 많다. 대학 간 경쟁도 심하다. 어떻게 하면 명문대가 될 수 있나.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현 상황에선 대학에 들어오는 학생만으로 살길이 없다. 대학원 중심으로 이동해야 한다. 대학원도 실용 중심의 대학원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실용 중심의 대학원이란 산업현장의 총괄 실무자인 ‘프로젝트 매니저’나 전문 실무능력을 갖춘 인력을 길러내는 과정을 말한다. 대학의 연구개발 역시 산업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야 한다.”

 - 그렇다면 산업과 연계된 연구 실적 중 한 가지를 소개해 달라.

 “생명공학과 이철균 교수는 2009년부터 바다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미세조류를 가지고 차량용 바이오디젤을 뽑아냈다. 지난 5월엔 식물플랑크톤에서 추출한 바이오디젤 혼합유를 차량에 넣어 서울~부산 구간을 운행했다. 이 밖에 우리 대학 교수진이 개발한 신기술을 기업에 이전해 상품화하는 기술 이전 건수가 2014년 385건이었다. 저명한 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내는 것 이상으로 산업과 연계된 연구 결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

만난 사람=강홍준 사회1부장
정리=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최순자 총장=1971년 인하공대 입학(화학공학과) 당시 여자 신입생 두 명 중 한 명이었다. 인천 인일여고 재학 시절 신문에 난 유공(SK이노베이션 전신)의 여성 부장 기사를 읽고 엔지니어가 되려고 공대를 지원했다. 미국 남가주대에서 석·박사학위를 받고 87년부터 모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재단(정석인하학원)과 번번이 갈등했던 교수회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 지난 2월 총장으로 선임됐다. 1952년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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