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분수대] 디지털 사기꾼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안혜리
중앙SUNDAY 기획에디터
학벌은 물론이요 지식이나 경험의 깊이에 있어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원로학자인 이인호(79·서울대 명예교수) KBS 이사장이 손녀와의 일화를 언급하며 스스로를 ‘반(半)문맹’이라고 말하는 걸 사석에서 들은 적이 있다. 손녀가 네댓 살 무렵 ‘티처(teacher·선생님)’라는 영어 단어를 얘기하길래 “할머니도 티처인 걸 아느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갸웃하더란다. “어떻게 티처라면서 새로운 걸 하나도 모를 수 있느냐”면서 말이다. 어린 자신보다 스마트 기기 다루는 데 서툰 할머니가 다른 누구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라는 걸 그 당시 손녀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반문맹’이라는 표현은 물론 농 섞인 말이겠으나, 한편으론 익숙하지 않은 것에 노년층들이 필요 이상 주눅 들어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을 했다.



 이 이사장 같은 70대 후반 고령층에만 국한한 얘기가 아니다. 그보다 훨씬 젊더라도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에 오를 만큼 나이 먹은 사람은 대개 ‘디지털 네이티브(원주민) 세대’, 다시 말해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된 젊은 층에 비해 디지털에 익숙지 않다. 그래서 평소 근엄하게 무게 잡다가도 어린 자식·손자나 부하직원 앞에서 한없이 작아질 때가 있으니, 바로 스마트폰 사용법 물을 때다.



 사실 스마트폰 기능이야 눈 질끈 감고 타박 한 번 들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만약 업무와 관련한 중요 결정을 해야 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젊은 사기꾼들’에게 농락당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올 들어 온라인 관련 이런저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소위 온라인업계의 젊은 대표를 만날 일이 꽤 있었다. SNS컨설턴트, 온라인 마케터, 디지털 콘텐트 프로바이더 등 이름은 달랐지만 그들에게 당초 기대했던 업계 트렌드 정보나 통통 튀는 감각에 감탄하기보다 실망스러웠던 기억이 더 많다. ‘있어 보이는’ 업계 용어로 포장만 번지르르한, 전형적인 사기꾼 같은 사람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래 사기꾼이야 도처에 깔렸지만, 특히 요즘 온라인업계엔 크고 작은 사기꾼이 넘쳐난다.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이다. 아무리 학식 높고 지위가 높아도 ‘모바일’이니 ‘디지털’이니 하는 단어에 지레 주눅 들어서는, 아는 체하는 젊은이를 과도하게 높게 평가하다 보니 눈 뜨고 당하면서 당하는 줄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아날로그 시대엔 과욕만 부리지 않으면 사기당할 일은 없었다. 아마 디지털 시대엔 ‘디지털’이란 용어에 압도되지 않아야 사기당하지 않을 것 같다.



안혜리 중앙SUNDAY 기획에디터



▶ [분수대] 더 보기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